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서머스냐, 옐런이냐... 새 FRB 의장 지명 놓고 치열한 신경전

bluefox61 2013. 9. 10. 11:16

 "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래리 서머스의 깊이와 지적 예리함에 대해 예나 지금이나 한 점의 의심도 없이 확신하고 있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
 "서머스는 자본규제를 완화함으로서 금융위기를 초래한 인물이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콜럼비아대 교수 )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년 1월 31일로 임기가 끝나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후임으로 서머스(59)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곧 공식지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머스를 둘러싼 찬반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 교수는 7일자 뉴욕타임스(NYT) 오피니언면에  기고한 '래리 서머스가 아니라 재닛 옐런이 연준을 이끌어야하는 이유'란 제목의 장문의 글에서 서머스의 과거 이력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옐런(67) 현 연준 부의장이 차기 의장에 임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가장 열렬한 서머스 반대파로 꼽히는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 역시 " 서머스는 중산층을 위해 싸우지 않은 사람이며, 연준 의장이 될 만한 아이디어와 성품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연일 성토하고 있다. 반면 액설로드를 비롯해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램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 등 오바마 측근들은 한 목소리로 연일 서머스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 언론들의 예상대로 이번 주 중에 새 연준 의장을 지명할지는 미지수이다. 시리아 군사개입을 위한 의회 비준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새 연준 의장 지명으로 새로운 전선을 형성하는데 부담을 느낄 수있기 때문이다. FRB의 대표적인 비둘기파인 옐런과 달린 서머스는 의회는 물론 경제학계, 월스트리트에서도 극렬 반대파가 많은만큼,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예상대로 서머스를 지명할 경우 승인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서머스는 경제학자, 경제관료로서 화려하기 이를데없는 경력의 소유자이다. 경제학자 부모 밑에서 태어난 그는 16세때 매서추세츠공대(MIT)에 입학, 졸업후 하버드대에 진학해 28세때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지 1년후인 1983년 하버드대 역사상 최연소 종신교수가 됐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차관과 재무장관( 1995∼2001)을 지냈고, 하버드대 총장(2001∼2006)을 거쳐 오바마 1기 행정부의 NEC 위원장(2009∼2010)을 지냈다.

 서머스의 최대 장점은 강력한 추진력이다. 그는 2008년 뉴욕발 금융위기 이후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티머시 가이트너 당시 재무장관과 함께 은행안정화대책, 경기부양책, 자동차구제금융, 주택차압사태 대책 등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공황 이후 최대 경제위기 속에서 정권을 물려받은 오바마는 이 과정에서 서머스에 대한 깊은 신뢰를 갖게 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0년 초 1기 임기가 끝나는 버냉키의 후임으로 서머스를 고려했을만큼 그에 대한 신뢰는 깊고 오래됐다는 것이 백악관 안팎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머스는 금융위기의 씨앗을 뿌린 장본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재무장관 재직 당시 상업은행이 투자은행과 보험업을 겸업할 수 없도록 분리한 글래스-스티걸법 폐지를 주도하는 등 금융규제완화에 앞장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발생에 중대한 원인을 제공한 것이 사실이다. 월가 친화적 성향에 대한 의구심에 더해 그가 월가의 대형 금융기업 여러 곳에서 돈을 받고 고문 활동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으며, 하버드대 총장 시절에는 여성이 선천적으로 남성보다 과학과 수학을 못한다는 발언을 해 교수단으로부터 불신임을 당하는 등 공격적인 성격때문에 주변에 적이 많은 편이다.

 오바마 1기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역임한 크리스티나 로머 버클리대 교수는 최근 미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하버드대 총장과 NEC위원장 전력으로 볼때 서머스가 본질을 꿰뚫는 성찰과 조직운영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 확실치 않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FRB 의장 후보는 미 상하원의 인준을 받아야한다. 1차관문은 상원 금융위원회이다. 민주당이 다수당(민주 12명, 공화 10명)지만, 머클리 등 민주당 소속 의원 3명은 자타공인 반서머스파여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조지프 스티글리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크리스티나 로머 전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로라 타이슨 전 경제회복위원회 위원 등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약 350명이 11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앞으로 공동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내년 1월 31일로 임기를 끝내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후임으로 재닛 옐런(67·사진) FRB 부의장을 지명해달라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래리 서머스(59)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언론보도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저명한 경제학자들이 서머스 대신 옐런 지명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서명자들 중에는 친 오바마 성향의 학자들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로머와 타이슨은 뉴욕발 금융위기로 미국 경제가 휘청이고 있을 당시 오바마 1기 행정부의 각종 경제정책을 근거리에서 지원했던 학자들이다. 스티글리츠는 지난 7일자 뉴욕타임스 오피니언면에 '래리 서머스가 아니라 재닛 옐런이 FRB를 이끌어야하는 이유'란 장문의 글을 기고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번 서한에서 " 옐런은 FRB의 다른 이사들과 함께 일하는 능력을 통해  매우 유능한 리더임을 보여줬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 옐런 부의장이 통화정책과 경제성장 관계,노동시장 등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모든 견해를 경청하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서한에서 서머스를 언급한 부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여성운동가인 하이디 하트먼 여성정책연구소 소장과 로이스 제이컵슨 웰슬리언대 학장이 나서서 옐런을 지지하는 학자들의 의견을 모아 서한을 작성해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서한에 대한 백악관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옐런은 1946년생으로, 브라운대를 거쳐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하버드대 조교수, 버클리대 경영대학원 교수를 지내다가 빌 클린턴 행정부 때 CEA위원장을 역임했다. 1994년 FRB 이사가 된 그는 2004년부터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로 활동하다가, 오바마 1기 행정부 때인 2010년 FRB 부의장이 됐다. 지난 2001년 조지프 스티글리츠, 마이클 스펜스와 함께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조지 에컬로프 버클리대 교수가 남편이다.
 옐런은 양적완화를 지지하는 비둘기파이면서, 금융규제에 대해서는 강화를 주장하는 매파로 분류된다. 물가안정에만 매달리는 FRB의 다른 이사들과 달리 옐런은 물가안정 못지않게  실업타파 문제해결을 주장해온 인물로 알려져있다. 2004년 남편과 함께 쓴 논문에서 옐런은 " 장기실업의 심각한 비용을 감안해 정책당국자들은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면서 실업해결을 위해선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옐런이야말로 실업해소에 역점을 두고 있는 오바마 2기 행정부의 정책을 수행할 적임자란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반면 서머스 전 NEC 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호흡을 맞춰온데다가 강력한 리더십의 소유자란 점에서 FRB 차기 의장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과 주식겸업을 금지한 글래스-스티걸법의 폐기로 뉴욕발 금융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이란 비판을 받고 있으며,  취임 후 양적완화 출구전략 일정을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학계와 시장 일각의 반대론에 부딛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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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언론들의 예상대로 래리 서머스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새 의장이 된다면, 미 경제정책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게 될까.
 서머스가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최근들어 비판적인 발언을 해온만큼 , 시장에서는 그의 취임과 함께  FRB의 출구전략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재닛 옐런 FRB 부의장은 벤 버냉키 의장이 펴온 통화정책과의 연속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서머스는 버냉키 의장의 계획보다 출구전략에 더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머스는 지난 4월 한 콘퍼런스에서 "양적완화가 생각만큼 효과적이지 않다"고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낸 적이 있다.
 시장에서는 서머스 임명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해 미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둔화되고 국채수익률이 상승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BNP파리바는 최근 보고서에서 서머스 임명시 미 GDP성장률이 2년간 0.5∼0.75% 떨어지고, 35만∼50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바클레이즈 역시 서머스가 의장이 되면서 미 국채 10년물의 수익율이 급상승하고 모기지 금리도 뛸 것으로 우려했다. 진보파들은 서머스를 친월가 인사로 비판하지만 , 정작 월가에서는 '불확실성 증가'란 이유로 서머스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서머스가 의장이 되더라고 당장 급격한 정책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전문가들의 의견조사를 토대로 서머스가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초저금리를 더 유지하고, 출구전략도 버냉키가 이미 제시한 2014년 중반쯤 만료 일정에서 더 앞당기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서머스가 일자리 창출을 핵심과제로 여기고 있는 만큼, 실업률이 6.5%를 기록하는 한 물가압력(인플레이션율)을  2∼2.5%까지는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