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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크라이나와 태국이 반정부 시위로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태국 경우 조금씩 안정을 찾아나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시위의 불길이 수그러드는 기미가 없다. 우크라이나에서도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사퇴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영하로 곤두박질치는 추위를 견뎌가며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태국의 시위는 역사적 배경과 직접적인 원인은 달라도 의외로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길게는 수십년, 짧게는 10년 넘게 치열한 정치갈등을 겪어왔고, 민의를 가볍게 여긴 지도자의 행보가 시위의 불씨 역할을 했으며,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나 정치세력을 용인하지 않는 독단성, 단기간 내에 정치변화를 이룩하고자하는 국민들의 조급증 때문에 조용한 날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두 나라는 마치 쌍동이처럼 닮았다.


 

 

우선, 우크라이나는 동서갈등이 치열한 국가이다. 수도 키예프를 통과하는 드네프르 강을 중심으로 동쪽은 전통적으로 '좌안', 서쪽은 '우안'으로 불린다(드네프르 강이 흘러가는 남쪽 흑해를 마주보고 서서 강 왼쪽이 좌안, 오른쪽이 우안. 헷갈리는 것을 막기 위해 그냥 동안, 서안이라고 하기도 한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 '좌안'은 정치,경제으로 러시아의 강력한 영향권 아래에 있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성인이 될 때까지 러시아어만 사용하는 바람에  정작 모국어인 우크라이나어는 한마디도 할 줄 몰랐을 정도다. 반면 폴란드와 국경을 이루고 있는 '우안'은 수년 동안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왕가의 통치를 받았으며, 2차세계대전 때에는 소련이 싫어서 독일 나치와 손을 잡았던 정도로 반러,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색채가 강하다.

 


 

태국 시위는 친탁신과 반탁신의 충돌로 단순히 규정하기 쉽지만, 사실 그 뿌리는 오랜 세월동안 경제, 정치, 교육,문화를 장악해온 중상류 기득권층과 소외돼온 서민층 간의 갈등에 있다. 소수 기득권층이 부를 독점하다시피하면서 왕실과 군부가 뒤에서 정치를 조종하고 있는 것이 태국의 현실이다. 


지금 잉락 퇴진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이끌고 있는 민주당은 2008년 왕실과 군부의 후원 속에서 정권을 잡았지만 급락하는 지지도와 시위로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결국 2011년 조기 총선에서 잉락 친나왓이 이끄는 '푸어 타이(태국을 위하여)' 당에게 쓰디쓴 패배를 당했다. 

 

두 나라의 시위 사태를 통해 실감하게 되는 것은 지도자와 국민 간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가이다. 야누코비치 대통령과 잉락 총리는 국민과의 '불통'면에서도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야누코비치는 악화되고 있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유럽연합(EU)과 협력해야한다는 여론을 무시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손을 덜컥 잡았고, 잉락은 총리 취임 전부터 '탁신의 아바타'가 될 것이란 의심을 입증이라도 하듯 해외도피 중인 오빠를 위해 성급히 사면법을 추진해 반정부 시위를 자초했다. 


논란의 여지가 많은 정책을 저항없이 진행할 수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지도자로서 판단력 부족이고, 아무리 강한 반대가 있어도 밀어부치겠다고 생각했다면 민의를 무시한 오만이다. 기나긴 갈등을 봉합하고, 공정한 자세로 국가발전을 이룩하는 지도자를 기대했던 국민들이 '역시나'라며 실망해 거리로 뛰쳐나오게 된 것이 바로 지금의 우크라이나와 태국이다. 갈등을 조정하는 능력이 없는 정부는 결국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게 마련이다.

Posted by bluefox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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