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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 때면 빠지지 않는 기사가 '올해의 인물'이다. 세계 각국의 매체들이 저마다 성격에 맞게 올해의 인물을 선정하게 마련이지만, 대부분은 엄청난 파워와 지위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이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되돌아보고 싶은 것은 세상이 변화하는데 '반 발짝 쯤'은 기여한 보통사람들, 보통 영웅들의 존재이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터키의 '빨간 원피스의 여인'과 '서 있는 사람'이다. 지난 5월 말부터 6월 중순까지 이어진 시위현장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을 온 몸으로 맞는 '빨간 원피스의 여인'과 탁심 광장에 홀로 서서 침묵시위를 벌이던 '서 있는 사람'은 터키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최초의 '빨간 원피스 여인' 제이다 순구르와 '서 있는 사람' 에르뎀 군두즈는 수많은 모방자들을 탄생시켰고, 변화를 요구하는 보통 사람들의 파워를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

 

 

 



두번째는 영국 런던 거리에서 발생한 극단 이슬람 테러범 앞에 홀로 나선 40대 두 아이의 엄마 잉그리드 로요 케네트이다. 버스를 타고 런던 동남부 울위치 지역을 지나던 그는 거리에서 남성 2명이 대형 칼로 군인을 살해하고 목을 자르는 엽기 테러를 벌이는 현장을 목격했다. 


버스에서 내린 그는 온 몸에 피를 뒤집어 쓴 범인들에게 다가가 차분하게 대화를 이어나감으로써 추가 범행을 막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테러범 앞에 홀로 나선 케네트는 광적인 이념과 폭력성이 난무하는 세상에 이성과 건전한 상식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전세계의 눈길을 끌었다.

 



세번째는 1100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간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사고의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나선  여성들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아즈마 아크테르. 11살 때부터 의류공장 근로자인 어머니 손에 이끌려 근로 현장에서 돈을 벌어야 했던 그는 지난 4월 사바르에서 의류공장 건물이 붕괴된 이후 방글라데시의 여성 근로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네번째는 일본의 한 역사학자 요시미 요시아키(吉見義明) 주오(中央)대 교수이다. 그는 1992년 1월 일본 방위청(현 방위성) 방위연구소 도서관에서 일본군이 위안부 문제에 직접 관여한 사실이 담긴 공문서 6점을 발견해 신문에 제보했고, 이후 정부는 진상 조사와 1993년 고노담화를 이끌어낸 주인공이다. 


지난 5월 일본의 군위안부 강제동원을 규명한 자신의 저서 '종군위안부'를 날조로 주장한 국회의원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낸 그는 "거짓 주장에 끝까지 맞서 싸우겠다"면서 일본의 많은 양심적 지식인들을 대변했다.


 

 

그밖에 전쟁 공포에 시달리는 팔레스타인 인들에게 오랫만에 환호를 안겨준 '아랍 아이돌' 무함마드 아사프, 종파 갈등이 극심한  레바논에서 최초로 '시민결혼'을 단행한 후 첫 아이 가디를 레바논 최초의 무종파 아기로 출생신고한용감한 젊은 부부, 다섯 살난 백혈병 소년을 위해 배트맨 가면 놀이를 자청한 샌프란시스코 시민들, 여성들에게도 운전할 수있는 권리를 허용하라며 수년 째 '운전시위'를 벌이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들도 올 한해 세상에 희망의 씨앗 한 알을 남긴 보통사람들이다. 


부디 내년에는 이런 사람들이 더 많기를 , 그래서 전쟁과 테러 대신 희망이 더 많아지는 지구촌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그리고...

 

1282년 만에 처음으로 탄생된 비유럽 출신의 교황 프란치스코가 지난 3월 즉위 이후 약 9개월 동안 국제사회에 미친 영향력은 예상보다 컸다.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파격적으로 사퇴하면서 치러진 콘클라베(교황 선출 추기경 회의)는  226대 교황으로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을 선출했다. 그는 교황명을 프란치스코로 택하면서 가톨릭 교회가 헐벗은 자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로 변신할 것임을 선언했고, 그 스스로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신자는 물론 비신자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교황은 동성애자, 미혼모를 포용하는 발언과 행보로 교단 내 보수파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는가 하면, '규제없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라며 탐욕과 물질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해 신선한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 특히 교황은 바티칸의 뿌리깊은 문제점인 아동 성추행 사제, 금융 비리, 관료주의 등을 타파하기 위해 구조적인 개혁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가톨릭 교회의 근본적인 개혁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교황 프란치스코 . 이 분이 올 한해 남긴 감동적인 언행은 수없이 많다.

처참한 모습의 환자에게 입맞추고, 어린이들을 사랑하는 교황이 보여준 가장 최근의 감동적인 모습은 바로 아래의 사진이다.

교황의 넘치는 사랑은 헐벗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동물에게도 미치고 있다. 하긴 성 프란치스코가 동물의 수호성인이기도 하니까 당연하겠지만..


기사에 따르면, 최근 교황이 바티칸 출입기자들을 따로 접견하는 행사를 가졌다고 한다. 사진의 오른쪽 남성은 이탈리아 라디오 방송사의 기자인데, 시각장애자라고 한다. 이 사람이 교황초대 행사에 참석하려고 검문대 앞을 지나려하는데, 보안요원들이 개는 교황 접견 자리에 들어올 수없다고 했던 모양이다. 시각장애자이니까 당연히 안내견인데도 말이다.  이 기자는 실망해 사무실로 돌아가던 중에 바티칸 고위 관계자로부터 급히 연락을 받았다. 교황께서 당신 사연을 전해듣고, 다시 들어오라고 하셨다는거다. 물론 당신의 개와 함께.


그리하여 이 기자는 사랑하는 안내견 '아시아'와 함께 접견장 안에 들어갔고, 맨 첫줄 좌석으로 안내됐다.

그리고 , 한명씩 교황에게 인사를 하는 순서가 되자 교황은 그를 특별히 축복해주면서 안내견 아시아도 쓰다듬고 축복해줬다.


이로써 아시아는 도그 계에서 최초로 교황으로부터 직접 축복받는 도그의 명예를 안게 됐다고..

교황이 아시아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참 착하구나. 너도 많이 힘들지?. 신의 가호를 받아라"라고 하지 않았을까...

 

 

 

교황은 자신의 생일잔치에 걸인의 애견도 초대했다.

바로 다음 사진. 교황은 생일을 '이웃'과 함께 보내고 싶다면서, 자신의 숙소 담벼락 바로 옆에서 지내는 홈리스들을 초대했다고 한다.


그 중 한명이 그 자리에 자신의 개를 데리고 왔다. 아마도 그에게는 유일한 친구이자, 가족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교황은 그 남성에게 그 개가 어떤 의미인지를 틀림없이 이해했을 것이다. '아시아'가 교황 접견장에  들어간 최초의 강아지라면, 이 강아지는 교황 생일잔치에 초대받은 최초의 강아지가 된 셈이다.

 


Posted by bluefox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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