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에볼라 발생 40년만에 첫 백신 실험한다지만...

bluefox61 2014. 8. 1. 11:10

 에볼라 바이러스가 무서운 이유는 최대 90%가 넘는 치사율 때문이기도 하지만 백신은 물론 치료제조차 없기 때문이다.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 리바비린은 에볼라에 효과가 없다.

 그나마 희망적인 사실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9월쯤 세계최초로 에볼라 백신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란 점이다. 앤서니 포시 NIH 앨러지·전염병연구소장은 31일 AP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수년간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을연구해오다가 최근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포시 소장에 따르면, 임상시험 결과는 내년 1월쯤 나올 예정이다. 결과가 고무적일 경우, 오는 2015년쯤에는 아프리카 국민 및 의료진이 백신접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지금 현재 서아프리카 3개국을 강타하고 있는 에볼라를 막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는 의미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에볼라가 맨 처음 발생·확산된 것은 지난 1976년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40여년동안 변변한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지 못한 것은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한 글로벌 거대 제약사들과 서방 선진국들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백신 연구 과정에 참여해 온 토머스 가이스버트 텍사스대 의대 교수는 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제약 회사들이 그간 에볼라 바이러스의 발병 예측이 불가능하고 감염 환자 수도 적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없다는 이유로 백신 연구 투자를 등한시하다가 최근 사태가 급변하면서 뒤늦게 백신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물론 현재 에볼라 치료제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제작사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 대중은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소규모 제약사들이다. 미 제약사 바이오크리스트가 대표적인 케이스. 이 회사의 연구진은 올해초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 정부 지원을 받아 개발한 BCX4430이 에볼라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마버그 바이러스에 효과를 나타냈다고 보고했다.

 논문에 따르면, 마버그에 감염된 원숭이에 BCX4430을 주사한 결과 효과가 있었다.하지만 마버그는 에볼라가 아니어서 한계가 있는데다가, 아직 인체세포 실험을 남겨둔 상태이다. 캐나다의 제약사 테크미라 역시 미 정부 지원을 받아 지난 1월부터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 전문가인 이언 존스 박사는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에볼라 연구에 있어 낙관론을 펼칠 증거가 많지 않다"며 "매우 적은 실험 백신이 진행 중에 있기는 하지만  생산단가를 건지기 힘든 백신 생산에 과연 제약사들이 나설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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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아프리카를 강타하고 있는 역대 최악의 에볼라 확산사태가 미국과 세계보건기구(WHO)의 본격적인 개입을 계기로 과연 고비를 맞을 수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보건부 산하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31일 애틀란타 본부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한 달 내  바이러스 감염 통제 전문가 50명을 서아프리카 3개국(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토머스 프리든 CDC 소장은 " 상황을 바꿔놓기 위한 노력에 매진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산불'처럼 확산되고 있는 추세가 "조기에 꺾일 것같지는 않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CDC는 이날 미국 국민들에 대해 서아프리카 3개국에 대한여행 자제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앞서 독일,프랑스, 호주 등도 자국 국민들에게 경보를 발령한 상태이다. 유럽연합(EU)은 에볼라가 환자의 혈액과 체액을 접촉했을 경우에만 감염되기 때문에 유럽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출입국 통제 및 검역강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HO는 1일 기니에서 3국 정상들과 긴급 회의를 갖고 , 총 1억달러(약 1031억 원) 규모의 '대응 프로그램'을 가동할 예정이다. 3국 정부는 31일 각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대를 동원한 감염지역 소독,국경통제, 대중집회 금지, 필수 요원을 제외한 공무원 30일간 휴가 등을 발표했다. 어니스트 바이 코로마 시에라리온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국가적 위기사태에 따라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고, 엘렌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 역시 " 상황이 매우 매우 심각해 재앙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내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에볼라 위기대응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WHO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31일 현재까지 에볼라 사망자는 729명을 기록했다. WHO에 따르면 7월24일부터 27일까지 4일 동안에만 122건의 에볼라 의심 신고가 새로 접수되면서 확진 및 추정 환자는 모두 1323명으로 늘어났다. 홍콩과 영국에서 보고됐던 의심환자는 에볼라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가 에볼라 사태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이유는 서아프리카 상황이 워낙 위중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 국적의 사망자와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이미 자국으로 불똥이 튀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25일 나이지리아에서 사망한 라이베리아 재무부 관리는 미국 국적자이다. 그런가하면  현지에서 환자들을 치료하던 미국인 의사 1명과 봉사원 1명도 감염돼 위중한 상태이다.  두 환자는 애틀랜타 소재 에모리 대학 병원으로 옮겨져 특별 격리병실에서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에볼라 환자가 미국에 입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평화봉사단, 사마리안펄스(사마리아인의 지갑), 서빙인미션 등 현지에서 활동하던 서방의 봉사단체들은 7월 30일 잇달아 철수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