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탄생됐다. 주인공은 오는 10월 27일 개관하는 '창조를 위한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이하 루이 비통 미술관).
파리 서쪽 불로뉴 숲 속의 아클리마타시옹 공원 안에 들어선 이 미술관은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디자인으로 유명한 미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85)의 작품으로, 유리와 강철로 이뤄진 거대한 돛단배나 구름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모습 때문에 벌써부터 파리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연건평 1만1700㎡ 규모에 11개의 전시장과 회의실, 공연장을 지닌 초대형 미술관 겸 문화센터이다. 지난 2006년 건축 프로젝트가 확정된지 8년, 2008년 첫 삽을 뜬지 6년만에 완공된 이 건물을 위해 건축주인 베르나르 아르노(65)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그룹 회장은 무려 1억 4300만달러(약1447억 원)를 쏟아부었다. 현지 문화계에서는 루이 비통 미술관이 지난 1977년 이탈리아 건축가 렌조 피아노와 영국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가 디자인한 퐁피두 센터, 1989년 미국 건축가 I M 페이가 디자인한 루브르박물관 유리피라미드 이후 프랑스에서 선보인 가장 획기적인 건축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루이 비통 미술관은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 게리의 작품답게 비정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앞에서 보면 바람을 한껏 받아 부풀어오른 돛같기도 하고, 위에서 보면 뭉게뭉게 피어나는 흰색 구름같기도 하다. 그런가하면 건물 전체를 감싼 차가운 유리 때문에 울퉁불퉁한 빙산의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한다. 게리는 최근 FT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 세가지 모두 맞다"고 말했다.
루이 비통 미술관 프로젝트의 역사는 13년 전인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이 세계적인 화제가 되자, 오래 전부터 개인 미술관 건립의 꿈을 간직하고 있던 아르노 회장이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건물을 보자마자 매료됐던 것. 이후 미국 뉴욕에서 아르노 회장과 게리의 만남이 이뤄졌고, 두 사람은 의기 투합해 루이 비통을 위한 미술관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아르노 회장 자신도 건축과 인연이 있다. 프랑스 엘리트의 산실인 그랑제콜(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 공학을 전공한 그는 ENA(국립행정학교)에서 수학한 후 1971년 아버지가 운영하는 건설회사 페레-사비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81년 아버지 후임으로 회사 대표직을 맡게 된 그는 3년 뒤 크리스티앙 디올 향수 부문을 인수하면서 패션업계에 뛰어들었다. 이어 파산 위기에 놓인 크리스찬 디올의 모기업 부삭을 인수하고, 마침내 1989년 경영난에 처한 루이비통을 인수해 지금의 LVMH 그룹을 탄생시켰다 . 현재 아르노 회장이 소유한 기업은 로에베, 지방시,마크 제이컵스, 겐조, 태그호이어, 펜디, 도나카란,모엣샹동, 헤네시 등 20여개에 이른다. 재산규모는 330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루이 비통 미술관은 음악과 미술에 대한 그의 오랜 열정의 결실이라고 할 수있다. 미술관에는 그의 개인 컬렉션뿐만 아니라 현대 미술 및 디자인 걸작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개막 전시는 건물을 디자인한 게리 특별전으로 꾸며진다. 아르노 회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창조정신"이라며, 자신의 경영철학을 밝혔다. 실제로 루이 비통 등 그가 경영하고 있는 많은 브랜드들이 예술가들과의 적극적인 콜라보레이션(협업)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게리 역시 직접 디자인한 루이 비통 핸드백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FT는 그가 인터뷰에서 " 디자인 안을 두번이나 퇴짜 당했다"며 웃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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