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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칸국제영화제가 끝났지요. 그 이후에도 전해지는 수상작 뉴스 등을 보면서, 그곳에서 보냈던 두번의 5월이 자꾸 생각나는군요.

칸영화제를 동경하는 영화광들을 위해 제가 경험한 칸영화제의
이모저모를 문답형식으로 수다 떨어볼까합니다.
단, 오래전의 경험임을 미리 알려둡니다. 한 10여년전?^^

요즘 그 쪽 분위기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프랑스란 나라가 한국처럼 뭘 신속히 바꾸는 나라가 아니니만큼,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싶네요.

 

 


1.칸영화제에 가면 누구나 실컷 영화를 볼 수있다?

천만에 말씀, 만만에 콩떡입니다.
우선 영화제 기간동안 칸에 모이는 인간들은 크게 4종류입니다.
첫째 출품작과 관련된 제작진 및 배우,
두번째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 및 평론가
세번째 영화제와 동시에 열리는 마켓에 온 수입, 수출업자
네번째 일반 구경꾼들 등입니다.
이 순서는 칸 영화나라에서 그대로 사회적 계급으로 직결됩니다.
1등 시민이 감독과 배우라면 4등 시민이 구경꾼인 거죠.
문제는 두번째와 세번째의 순서인데, 기자 및 평론가를 앞에 놓은 것은
팔이 안으로 굽는 법칙(^^)탓도 있지만 , 영화 관람이란 측면만 놓고 보면
기자 평론가가 업자보다 조금 더 좋은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칸 영화나라는 철저한 계급사회입니다.
기자를 포함한 모든 참가자들은 아이디 패스를 받아서 늘 목에 걸고 다녀야 하는데
특히 기자용 아이디에는 흰색,분홍색, 노란색, 파란색 등의 작고 동그란
딱지가 하나씩 붙어있습니다. 바로 등급 표시인거죠. (요즘에도 이 시스템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높은 등급은 바로 흰색, 즉 ``카르트 블랑슈(백지수표)``쯤이라고 생각하면
정확합니다. 10년넘게 칸에 취재온 사람들에게만 주는 패스입니다.
그야말로 아무 시사나 1순위로 들어갈 수있답니다.

칸에서는 시사때마다 입장 전 줄을 서야하는데
흰딱지, 분홍딱지, 노란딱지 등등이 각각 따로 줄을 서야합니다.
흰딱지가 다 들어가고 자리가 남으면 분홍딱지, 또 남으면 노란딱지의 순서로
입장을 시키는거죠. 만약 자리가 300석 밖에 안되는데 흰딱지가 300명 왔다
그러면 분홍딱지들은 1시간넘게 줄을 섰어도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인기작인 경우는 그렇죠.
기자가 그렇게나 많냐고요? 전세계에서 오는 기자와 평론가만 수천명이랍니다.
뙤약볕 밑에서 흰딱지 우등시민들이 유유히 들어가는 것을 볼때마다
열등시민으로서 ″쟤들은 뭐냐?″는 생각이 자연히 들더군요.
참고로 제 경험상 한국 평론가 ,기자 중에는 흰딱지는 한명도 없었습니다.
칸에 정기적으로 취재가는 관례가 생긴지 일천하거나, 언론사 속성상 담당이 자주 바뀌기 때문일테고, 평론가들은 돈이 없어서 자주 못오기 때문이겠죠. ㅋㅋㅋ 

 

참! 단, 예외는 마켓 시사입니다. 이건 패스를 목에 건 사람은 무제한 들어가서 영화를 볼 수있습니다. 워낙 많은 영화들이 "우리꺼 사달라"고 틀어대기때문에, 업자들은 앞의 몇분보다가 재미없으면 인정사정없이 우르르 다 나가버리기도 합니다.

정식의 시사회에 못들어갔을 경우 마켓에서 영화를 보면 되긴하죠. 특히 평론가들은.

하지만, 기자 경우엔 시사회에서 박수가 얼마나 나왔나 , 기립박수가 몇분이나 이어졌나 등등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써야하기 때문에 , 우리 나라 영화 상영때는 꼭 시사회에 참석해서 봐야합니다.



2.표를 사서 들어가면 되지 않을까나?

이것도 언감생심 꿈도 꾸지 마십시오.
칸은 부산과 달라서 입장권을 파는 영화제가 아닙니다.
안타까운 것은 가끔 유럽 배낭여행족이나 유학생들이
칸에 가면 영화도 보고 유명배우도 보겠다는 야물딱진 계획으로
무조건 온 경우를 볼수 있는데,
표는 사는 것이 아니라 신청자에게 무료지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디도 , 연줄도 없는 사람은 표를 손에 넣기가
하늘에 별따기입니다. 물론 한국기자 비스무레하게 생긴
사람을 붙잡고 남는 표있으면 달라고 졸라 볼수는 있겠죠.
실제 많은 사람(한국 학생뿐 아니라 외국인도) 이
기자 아이디패스를 목에 건사람들에게
그런 제안을 해오기도 합니다.

경쟁작에 대한 기자 시사는 대개 아침 8시 30분에 이뤄집니다.
왜 이렇게 꼭두새벽에 하냐면 , 상영 스케줄이 워낙 빡빡하다보니
이때가 아니면 빈 극장이 없기 때문이죠.

물경 칸영화제에 왔다고, 쪽빛 꼬따쥐르 바다에 취해 밤새 부어라마셔라했을 경우엔

이 시간에 깨서 극장으로 달려가는게 결코 쉬운일은 아니랍니다.


극장 크기가 거의 세종문화회관에 육박하는데,(위 사진의 계단있는 건물이 바로 메인 상영관입니다. 경쟁작 시사회는 밤에 하고, 기자 및 평론가 시사회는 오전에 하는거죠)
화제작 경우는 빈자리를 찾기 힘듭니다. 3층 쯤의 객석은 각도가 거짓말 조금 보태
40도쯤 되는데 전날 술이라도 마셨을 경우엔
굴러떨어져 현지 신문 사건사고면을 장식하기 딱 좋을 만큼
아슬아슬하답니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이 , 화제작 경우는 미리 가서 줄을 서야하기때문에
서두르지 않으면 낭패보기 십상입니다.

3.기자는 세계적 스타들을 다 만날 수있나요?

사세 빵빵하고, 능력있다면 그럴 수도 있겠죠.
또는 길가다 우연히 스타 곁을 지나칠 수도 있고.
그러나 한국기자가 칸에서 스타와 단독 인터뷰를 갖는 예는 거의 없습니다.
그럼 조선,동아에 단독 인터뷰로 나는 건 뭐냐구요?
국내 수입사(대부분 미국의 메이저 영화사)가 현지에서 한정된 숫자의 프레스를
위해 마련한 인터뷰 행사에 참가한 경우가 100% 라고 보면 정확합니다.
이런 행사에 한국기자에게 할당된 자리는 많아야 2,3개임으로 ,
어떤 신문사들이 낙점을 받는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그 외는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스타배우와 감독을 만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든 경쟁작 스태프와 주요 특별 게스트들은 공동기자회견을 갖습니다.
스크린으로만 봤던 배우와 명장들이 직접 자기생각을 밝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기자로서뿐만 아니라 영화팬으로서 큰 기쁨이죠.
실제 코폴라가 ``지옥의 묵시록 리덕스``로 칸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을땐,
회견이 끝나고 기자들이 서로 코폴라에게 사인을 받겠다고 소동을 벌인 적도 있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기자임을 잊고 평범한 팬이 되는 거죠.
칸의 기자회견은 한국에서처럼 의례적이지 않고,
상당히 뜨거운 논쟁이 오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가 직접 본 몇몇 배우(예를 들어 니콜 키드만)들은
말솜씨가 정연하고 똑부러진 지적인 사람들이더군요.
그런 기자회견에 들어갔다나오면,
한국기자들끼리 모여서 맨날 ″열심히 했으니 재미있게 봐주세요″란 말밖에 못하는
한국배우들이 토론하는 연습 좀 해야한다고 한탄(?)을 하곤 한답니다.

(물론, 요즘엔 고학력 스펙에 청산유수, 자기 생각이 뚜렷한 배우들도 많지만요..^^)

Posted by bluefox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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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2.21 22: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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