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만의 이혼' 을 둘러싼 영국과 스코틀랜드 간의 신경전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제1장관(자치정부 총리격)은 10일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 예정대로 2014년 가을 독립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경제적,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가능한 조속히 18개월내(2013년 말까지) 하라"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전날 요구를 공개적으로 거부한 것이다.
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 영국 정부가 우리의 국가적 중대사를 뒤에서 줄로 조종하려하고 있다"고 맹비난하기까지 했다. 캐머런 총리가 지난 1998년 제정된 법을 근거로 " 스코틀랜드 의회는 독자적 국민투표를 실시할 권한이 없다"고 경고한 데 대해서도 "스코틀랜드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묻는게 왜 문제가 되냐"며 기존의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10일 BBC 법률전문가의 분석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의회는 영연방 전체에 영향을 미칠 중대사안을 제외한 역내 사안에 대해서만큼은 국민투표를 실시할 권한이 있다.
스코틀랜드의 독립 움직임은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스코틀랜드국가당(SNP)이 승리하면서 이미 예견됐던 사안이다. SNP는 당시 선거유세전에서 북해유전 등 영국 경제의 핵심 자원을 보유한 스코틀랜드가 정작 복지혜택 등에서 소외당한 데다가 연방정부의 일방적인 재정감축 등을 강요받고 있다고 주장해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캐머런 정부는 총선 승리 후 반년이 넘도록 SNP와 새먼드 제1장관이 독립문제를 꺼내지 않다가, 올해 들어 느닷없이 국민투표 일정을 들고 나온데 대해 발끈하고 있다. 반면, 새먼드 제1장관은 "총선 이전부터 정해놓았던 스케줄대로 할 뿐"이라며 영국 정부의 반응을 일축했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
<스캔들의 지존이었던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 >
<배넉번 전투 >
스코틀랜드 측이 2014년을 국민투표 실시 연도로 잡고 있는 것은 역사적,정치적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2014년은 스코틀랜드 독립투쟁사의 획을 그은 1314년 '배벅넌 전투' 700주년의 해이다.
비공식 국가 '스코틀랜드의 꽃'에도 등장하는 '배넉번전투 (Bannockburn)'는 스코틀랜드 왕 로버트 1세가 잉글랜드 왕 에드워드 2세의 침공을 막아낸 전투로, 14년뒤인 1328년 5월 1일 영국으로부터 완전 독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1603년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가 후사없이 사망하면서 스코틀랜드의 메리 1세의 아들 제임스 6세가 영국 국왕에 즉위하면서 두나라는 연합국가 형태를 취하게 됐으며, 결국 1707년 5월 1일 스코틀랜드는 영국에 완전 합병됐다.
2014년은 새먼드 제1장관이 이끄는 SNP 자치정부의 마지막 임기년도이다. 영국 정부가 독립추진을 2015년 총선을 겨냥한 집권당의 '정치적 쇼'로 보는 이유다.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가 합친 연합왕국인 영국으로서는 국토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스코틀랜드의 이탈을 절대 용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면적이 한반도보다 작은 16만6,000㎢로 줄고 경제 규모는 스페인 수준으로 축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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