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응징 계획이 사면초가 상황에 빠졌다.
29일 속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아무런 성과없이 끝난데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의회의 시리아 제재 동의안 부결을 이유로 '군사행동' 포기를 선언했다. 이날 백악관은 상하원 지도부를 대상으로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정보를 브리핑했지만,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명령을 내렸다는 '스모킹 건( smoking gun·결정적 증거)'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과연 의회의 승인을 받을 수있을지 불확실해지고 있다. 지난 6월 "시리아 정부군이 사린가스를 사용한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미국을 압박했던 프랑스 정부는 "유엔 조사단의 보고서를 보고 결정하겠다" 며 크게 물러섰고, 총선이 코앞에 닥친 독일 정부는 관망자세만을 고수하고 있다. 결국, 현재 분위기로는 미국의 단독 군사행동으로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이다.
BBC 등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29일 정부가 제출한 시리아 제재 동의안을 반대 285표 , 찬성 272표로 부결시켰다.캐머런 총리는 침통한 표정으로 "의회의 결정을 존중하며, 시리아에 대한 공격명력은 없을 것"이라며 패배를 받아들였다. 필립 하몬드 국방장관 역시 "시리아에 대한 어떤 군사작전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영국 의회의 결정을 지켜봤으며,(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영국과 계속 (시리아 문제에 대해) 상의할 것"이라고 애써 담담한 반응을 나타냈다. 또 "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을 위한 최선의 이익을 근거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29일 저녁 존 베이너 하원 의장 등 양당 상하원 지도부를 상대로 시리아군의 화학무기 사용과 관련된 감청 정보를 공개했다. 휴가중인 의원들을 전화로 연결하는 형식으로 마련된 이날 회의에서는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이 브리핑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의 반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의회가 과연 오바마 대통령의 대시리아 군사행동을 승인해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팀 케인 상원의원(민주), 저스틴 어매시 하원의원( 공화) 등은 " 의회 동의없는 군사행동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양당 하원의원 100여명은 최근 오바마 대통령 앞으로 " 군사행동전 반드시 의회 승인을 받으라"는 경고장을 보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 자신도 대선후보였던 지난 2007년 " 어떤 대통령도 의회 동의없이 군사력을 사용할 수없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조 바이든 부통령 역시 상원의원 시절인 2007년,이란 폭격설이 제기되자 " 의회 동의없이 (폭격을)감행할 경우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며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압박했었다.
벤저민 로즈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29일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 2003년 이라크전과 달리 현 정부의 목표는 레짐체인지(정권교체)보다 화학무기 재사용을 막는데 있다"며 미국이 독자적으로라도 군사공격에 나설 의지가 있음을 강력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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