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만델라 브랜드를 지켜라... 와인부터 치킨까지, 지나친 상업화 경고등

bluefox61 2013. 12. 9. 11:05

넬슨 만델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하나의 '브랜드'이다. 평화와 화해의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만델라의 얼굴과 이름만 박아넣으면 날개돋힌 듯 팔리는 '상표'로서의 브랜드이기도 하다. 만델라 브랜드의 지나친 상업화로 인해 그의 정신이 훼손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만델라 브랜드'는 이미 상업화 위기에 처해있다.일각에서는 코카콜라처럼 글로벌 브랜드화하는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터져나오고 있을 정도이다.


만델라재단이 공식 허가한 '만델라 브랜드'는 약 40개. 만델라가 로벤섬 교도소에 수감됐을 때 사용했던 죄수 번호 46664가 들어간 티셔츠, 팔찌 등을 제조하는 의류회사가 대표적인 예이다.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만델라기념관을 관리하고 있는 재단은 판권허가 수익과 기념관 입장료 등을 합쳐 지난해 2200만랜드(22억 4136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재단의 자산은 약 2억9000만랜드(295억4520만원)로 추산된다. 수입의 대부분은 각종 자선사업에 사용된다.

 

문제는 재단은 물론 유가족과 전혀 상관이 없는데도 만델라 또는 마디바(만델라 애칭) 란 호칭을 버젓이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남아공 내에만 최소 140개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에는 '만델라 트럭서비스'' 마디바 와인'을 비롯해 심지어 '마디바 치킨'까지 있다. 만델라를 내세운 가짜 재단도 부지기수여서, 최근 남아공 정부가 직접 주의 성명을 냈을 정도이다.

 

만델라 자손들도 상업화 대열에서 빠지지 않고 있다. 딸 마카지웨는 '하우스 오브 만델라(사진)'라는 이름의 와인회사를 만들어 '템부컬렉션' 등 다양한 와인들을 판매하고 있다.마카지웨는 여동생 제나니와 함께 지난 4월 만델라 신탁기금 운영권을 갖기 위해 아버지의 옛 동료 이사들과 법정싸움을 벌여 비판을 받기도 했다. 


몇몇 손자들은 할아버지의 자서전 제목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이 들어간 모자와 스웨터를 만들어 팔고 있으며, 손녀 두명은 올해초 TV리얼리티쇼 '만델라되기(Being Mandela) '에 출연하기도 했다. 남아공에서 만델라 가족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솔직히 보여주겠다는 것이 손녀들의 출연 의도였지만, " 만델라 정신을 진흙탕에 처넣은 상업주의" 란 비판이 쏟아지면서 프로그램은 흐지부지 종영됐다.


 

정당 또는 정치조직들도 '만델라 브랜드'를 제멋대로 이용하고있다.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만델라의'정치적 적자'임을 내세우며, 그의 유산을 사실상 독식하려하고 있는데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한 정치평론가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 ANC가 만델라를 남아공과 전세계의 것이 아니라 마치 자기네만의 소유물인 듯 여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런가하면 백인정당인 민주동맹(DA)등 다른 정당들도 만델라의 얼굴이 들어간 포스터를 내걸고 있다. 내년 대선 총선을 앞두고 이같은 현상은 더욱 극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남아공의 마케팅 전문가인 제레미 샘프슨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 어리석게도 돈을 위해 만델라를 상업적으로 브랜드화할 경우 그가 세상에 남긴 미덕과 메시지가 파괴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추모하는 영결식( 10일)과 장례식(15일)에 최소 70개국 이상의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전직 국가수반 10명을 포함해  전세계의 정치인 종교지도자 예술가 연예인들도 대거 참석할 예정이어서,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장례식 이후 최대규모의 '조문 열기'가 조성될 전망이다. 교황 장례식에는 세계 각국 지도자 약 70명, 국왕 5명을 포함해 약 200만명이 참석했다.
 

만델라 조문을 위해 남아공을 찾는 정상들의 숫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8일 CNN은 남아공 정부의 대외관계 담당자인 클레이슨 머니엘라 대변인을 인용해 70개국 이상의 정상들이 영결식과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마이테 은코아나-마샤바네 외교장관이 53개국 정상과 정부 지도급 인사들이 방문한다고 밝혔던 것에서 크게 늘어난 규모이다. 


머니엘라 대변인은 전직 국가 수반 10명도 조문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부부, 데이비드 캐머런 영 총리, 찰스왕세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토니 애벗 호주 총리,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전직 국가수반으로는 지미 카터,  조지 W 부시 ,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들이 부부동반으로  10일 요하네스버그 FNB 경기장에서 열리는 공식 영결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FNB 경기장의 수용인원은 약 9만5000명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등은 15일 만델라의 고향 쿠누에서 국장으로 치러지는 장례식에 참석한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 등이 포함돼있다. 한국에서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8일 총리실·외교부 관계자로 구성된 조문사절단을 이끌고 남아공으로 출국했다. 이밖에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등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하기 위해 남아공을 찾는다.

남아공 정부는 9일부터 각국 정상들이 속속 입국하면서 경호와 치안유지에 초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10일 추도식 장소인 FNB 경기장에 지나치게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을 우려해 국민들에게 가급적 거주지에서 고인을 추모해달라고 호소했다고 현지언론 메일앤드가디언 등은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 3명이 남아공을 방문하게 되자 비상상황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8일 '추모의 날'을 맞아 수도 프리토리아, 요하네스버그, 소웨토, 케이프타운 등 전국 교회,이슬람 사원, 유대교 교회 등에서 만델라를 추모하는 기도식이 열렸다. 제이컵 주마 대통령과 만델라의 두번째 부인 위니 마디카젤라는 이날 소웨토의 레지나 문디 성당에서 열린 미사에 참석해 " 만델라가 없었다는 남아공은 지금 다른 나라가 됐을 것"이라며 고인의 유지를 후손들이 계승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