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들

나를 울린 영국 청년 스티븐 서튼

bluefox61 2014. 5. 15. 11:30

불치암과 싸우면서도 자신과 같은 처지인 십대 암환자들을 위해 모금운동을 펼쳐 화제가 됐던 19세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에 영국 국민들이 애도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BBC,로이터통신 등은 '십대암재단'을 위한 열정적인 캠페인으로 320만 파운드(약 55억 2000만원)를 모금한 주인공 스티븐 서튼이 14일 스태포드셔 번트우드의 한 병원에서 눈을 감았다고 보도했다. 스티븐의 엄마 제인 서튼은 이날 아들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 스티븐이 오늘 잠자듯 평온하게 숨을 거뒀다. 용기있고, 열정적이며,이기심이란 없었던 내 아들에 대한 자부심으로 지금 가슴이 터질듯하면서도 고통으로 갈갈이 찟겨 나가는 것같다"고 밝혔다. 


스티븐의 사망소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영국 전역으로 순식간에 확산됐으며, 스티븐이 마지막까지 헌신했던 '십대암재단'에는 기부금이 쏟아져들어오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재단 측은 스티븐이 숨진 후 불과 2시간동안 약 6만 파운드의 기부금이 들어왔으며, 접속자가 폭주해 서버를 긴급교체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닉 클레그 부총리, 데이비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 등은 페이스북, 트위터에 " 스티븐의 사망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 고인은 진정 용기있고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청년이었다"고 애도를 나타냈다.

 

스티븐이 치료불가능한 결장암 판정을 받은 것은 15세때인 지난 2010년이었다. 평범한 학생이었던 스티븐은 절망에 빠지기 보다는 남은 생을 최대한 충실하게 살기위해 해보고 싶은 소원 약 50개를 적은 '버킷 리스트'를 만들었다. 문신하기,스카이다이빙, 드럼치기, 나보다 큰 동물 안아보기 등 평범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1월 29일 : '나보다 큰 동물 안아보기' 소원성취>

 

소원들을 하나씩 실천에 옮기는 과정에서 그는 자신과 같은 불치암을 앓는 십대들을 알게 됐고, '십대암재단'을 위해 페이스북으로'저스트기빙(Just Giving)'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1만 파운드를 모으는 것이 목표였지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모금액이 점점 늘어다더니 무려 320만 파운드가 됐다. '십대암재단' 역사상 단일 기부로는 최대 액수 기록이었다. '저스트기빙'캠페인에 재능기부를 한 코미디언 제이슨 맨포드는 14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 스티븐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십대들을 위해 바쳤다"고 말했다.


 

스티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지막으로 사진을 올린 것은 지난 4월 22일이었다. 사진 속의 그는 침상에 누워서도 환하게 웃으며 양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린 모습(사진)이었다. 그가 함께 올린 메시지는 이랬다. " 마지막이 이렇게 갑자기와서 속상하네요. 제대로 감사인사와 작별인사를 하지 못한 사람이 너무 많은데. 제 삶은 좋았어요. 아주 좋았어요. 이런 여행을 함께 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해요. 모두 사랑합니다. 키스."  


하지만 이틀 뒤인 4월 24일에 다시 메시지를 올렸다. 이번에는 진짜 마지막이었다. "모두들 안녕. 나 아직 여기 있어요. 지난 번엔 가는 줄 알았는데 아직도 파이팅하고 있네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아주 힘든 싸움이지만 지금 나는 행복해요. 그게 중요한 거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