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아프리카 에볼라환자에게도 '지맵'을 허하라

bluefox61 2014. 8. 6. 11:04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경을 헤맸던 미국 의사와 봉사자가 치료제 시약 '지맵(ZMapp)' 치료를 받은 후 극적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영국의 세계적인 의학자와 보건정책 전문가 3명이 공동성명을 통해 "아프리카 환자들에게도 같은 (치료)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은 런던 위생 및 열대의학대의 피터 파이오트 교수, 채트햄 하우스 글로벌 보건안전센터의 데이비드 헤이먼 소장, 웰컴트러스트의 제러미 패러 소장이 성명에서 " 미국인 감염자들의 치료에 효과를 나타낸 시약을 쓸 것인가 여부를 아프리카 정부들이  결정할 수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5일 보도했다. 세 사람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식의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은 시약의 투여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서아프리카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 에볼라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실험적 치료를 허가할 수있는 유일한 국제기구로서 WHO가 보다 큰(greater) 리더십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5일 미국으로 귀국한 에볼라 환자 낸시 라이트볼(59)은 '지맵'을 투여받은 후 일어나 앉아서 소량의 음식물과 음료를 섭취할 수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앞서 2일 귀국한 켄트 브랜틀리(33)박사가 혼자 힘으로 걸을 수있을 정도로 상태가 매우 좋아진 것과 달리, 라이트볼은 들것에 실려 에모리 병원에 들어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한편 영국 텔레그래프는 최근 서아프리카를 다녀온 영국인 다수가  스스로 에볼라 감염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보건 당국으로 가 격리 조사를 받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그러나 이들 중 감염 증세를 나타낸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홍콩,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등에서 의심환자가 보고됐지만, 조사결과 모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스페인 국민들은 라이베리아에서 50년 넘게 선교활동을 해온 70대 신부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몬로비아의 한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지자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40대 남성이 바이러스성 출혈열 증세를 보여 서부 홍해 연안 제다의 한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4일 현재 서아프리카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에서 확인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1603명이며, 887명이 사망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전세계 확산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6일부터 이틀간 긴급위원회 회의를 개최한다. 각국 전문가들로 구성된 긴급위원회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PHEIC) 선포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결과는 8일 발표될 예정이다.
 WHO가 PHEIC를 선포한 적은 단 2번 뿐이다. 지난 2005년 신종인플루엔자A(H1N1)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했을 때와 지난 5월 파키스탄, 카메룬,시리아 등에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졌을 때 WHO는 PHEIC를 선포하고 국가 간 공조체제, 면역프로그램 가동, 여행 규제 조치 등을 취했다.
 WHO는 불필요한 공포를 조장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PHEIC 선포에 매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WHO 홈페이지에 게재된 규정에 따르면, "국가간 질병 전파로 공공 보건이 위기에 처했을 경우, 심각하고 예상치못한 보건위기 상황에 대해 국가가 협력대응이 필요할 경우"라고 판단될 경우 PHEIC를 선포한다. 지난 봄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지역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400명을 넘어서 약 30%가 사망했지만, 당시 WHO는 "사람과 사람 간에 바이러스가 전파된다는 증거가 아직 없다"며 PHEIC를 선포하지 않았다. 
 긴급 위원회에 참가하는 전문가들은 특정 국가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전문가 자격으로 참여한다. 앞서 신종인플루엔자A 확산 사태 때에는 긴급위원회의 일부 위원들이 제약사와 결탁돼있는 것으로 드러나 WHO가 홍역을 치룬 적도 있다. 지난 2010년 영국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은 비영리조사단체인 언론조사국(BIJ)과 공동조사를 통해, 인플루엔자A 사태를 펜데믹(Pendemic·대유행)으로 규정하고 PHEIC 선포를 결정한 긴급위원회 위원 중 일부가 제약사로부터 돈을 받는 사례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번 회의는 전화컨퍼런스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도 에볼라 대책이 공식 논의됐다. 실비아 매슈스 버웰 보건복지장관과 톰 프리든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은 정상회의 첫날인 4일 알파 콘데 기니 대통령, 라이베이아 및 시에라리온의 고위 관료들과 별도 회담을 하고 에볼라 확산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고 국무부가 5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