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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윌리엄스의 사망으로 세상이 떠들썩하지만, 저는 오늘 외신을 통해 보도된 할리우드 명배우 로렌 바콜의 사망에 더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렇다고 윌리엄스를 싫어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푸른여우 취향에 '너무 대중적'이라고나 할까요.

 

 

로렌 바콜은 푸른여우가 사랑하는 여배우 톱 10 리스트에서 한번도 빠져 본 적이 없는 배우입니다.

물론 나이는 많지요. 12일 89세로 세상을 떠났으니까요.

 

하지만 할리우드 누아르 영화의 걸작 '빅 슬립'과 '키 라르고'를 보신 분들은 제 마음을 이해할 겁니다. 특히 '빅 슬립'에서 나즈막한 허스키 보이스, 혼을 빼놓는 눈동자, 반짝이는 금발머리, 그리고 세련된 옷차림까지 매력을 과시했던 로렌 바콜을 만난 후 , 그녀는 항상 사랑하는 여배우 리스트의 앞자리에 놓여왔지요.

 

 

<할리우드 누아르 걸작 '빅슬립'속의 바콜. 두번째 사진에서는 바콜이 치마 자락을 슬쩍 치켜올리는 동작으로 필립 말로 형사님의 정신을 빼놓고 있네요. 이 장면에서 하워드 폭스 감독의 카메라가 바콜의 다리를 가깝게 잡았던게 생각나네요>

 

 

사실 바콜을 볼때마다, '너무 일찍 온 여배우'가 아닐까란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21세기에 옮겨다 놓아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너무나 세련됐거든요. 비슷한 이미지의 여배우로는 캐서린 헵번 (사실은 바콜 보다 15~6세 정도 많은) 정도지요. 할리우드 스크린 속 '현대 여성 이미지'를 창조해낸 여배우가 있다면 , 그것은 바로 바콜과 헵번이었을 겁니다.

 

저는 바콜을 직접 만나본 경험도 있습니다. 오래전 뉴욕의 한 고급 식품전문점에서 였습니다. 미국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란 소리를 듣고 구경삼아 들렀더랬지요. 거기서 왠 세련된 할머니 한 분이 계시는 겁니다. 60대 후반 정도 돼보였는데, 척 봐도 심상치않은 포스가 느껴졌지요. 무엇보다 매장의 총지배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할머니를 공손하게 따라다니면서 장보기를 도와주고 있는 모습이 시선을 끌었습니다. 그러니까 할머니가 손가락으로 이것저것을 가르키면, 그 남자가 집어서 장바구니에 담아가지고 따라다니는거죠. 유심히보니, 그 할머니가 바로 로렌 바콜 아니겠습니까? 그 때 느낌은 , "아 늙어도 역시 바콜이구나"였던 것으로 기억나네요.

 

바콜이 30대 때인 50~60년대에 영화출연을 거의 하지 않고 연극에 몰두했던 것도 , 어쩌면 그녀 특유의 강인하고 독립적인 이미지때문이었을 겁니다. 당시 30대 여배우가 맡을 배역이 없기도 했겠지만, 바콜은 도리스 데이처럼 귀엽고 사랑스럽지도, 몬로처럼 농염하지도, 엘리자베스 테일러처럼 완벽한 미인도, 오드리 헵번처럼 청순한 이미지도 아니었거든요. 강인하고 독립적인, 그러면서도 남자를 쥐고 흔드는 팜므파탈 ..그게 바로 바콜이었으니까요.

 

  <키 라르고> 

 

루마니아,폴란드계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바콜은 1942년 잡지 표지모델을 계기로 영화계에 뛰어든 뒤 영화 '가진자와 못 가진자'로 데뷔했고 함께 출연했던 25세 연상의 보가트와 1945년 결혼했습니다. 그녀 나이 19세때였지요.
1957년 보가트가 암으로 사망할 때까지 함께 살았으며 두 자녀를 뒀습니다. 보가트가 사망한 뒤에는 한동안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으며 1960년대에는브로드웨이 연극무대에 등장해 토니상을 두 차례 수상했습니다. 프랭크 시내트라와 잠시 염문을 뿌렸던 바콜은 1961년 배우 제이슨 로바즈와 재혼했고,  1970년대 할리우드로 다시 돌아와 '오리엔트특급 살인사건'을 비롯, '더 팬', '미저리' 등의 영화에 잇따라 출연했습니다. 1996년 영화 '로즈 앤 그레고리'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처음 올랐으나 상은 '잉글리쉬 페이션트' 주연을 맡은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에게 돌아갔지요. 2000년대 들어서도 '도그빌', '만델레이' 등의 영화에 조연으로 잇따라 출연하고 올해초 개봉한 애니메이션 '어네스트와 셀레스틴'에 목소리 출연하는 등 활동을 계속해왔습니다.

Posted by bluefox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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