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이번에는 독일항공기 추락..."메이데이 없었다"

bluefox61 2015. 3. 25. 15:10

 프랑스 남부 알프스 산악지역에서 24일 추락한 독일 루프트한자의 저가 항공사 저먼윙스의 에어버스(A320)여객기 (4U9525편)의 블랙박스 중 하나인 조종실음성녹음장치(VCR)가 사고 현장에서 회수됐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CVR은 이미 분석작업에 들어간 상태이며, 또다른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FDR)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고 정황과 원인은 블랙박스 분석결과가 나와야 알 수있지만,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사고기가 별다른 이상이 없었던데다가 기상상황 역시 비교적 양호했고 순항고도를 유지하다가 급강하한 것은  "극히 이해할 수없는 상황"이란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특히 4U9525편이 24일 오전 10시 1분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독일 뒤셀도르프를 향해 이륙한 후 10시 35분까지 고도 3만8000피트( 약 1만1582m)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다가 갑자기 분당 4000피트(약1219m)씩 급강하한지 약 8분만에 시속 700km으로 추락한 과정이 극히 이례적이란 것이다.

 

 

 


 조종사들은 ‘메이데이’신호와 조난신호(distress call)도 지상관제소에 보내지 않았다.사고 직후 영국 가디언 등 일부 언론들이 사고 당시 조종사들이 ‘메이데이’를 외쳤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프랑스 항공관리청(DGAC)이 밝혔다. DGAC 관계자는 AFP,AP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조난신호는 없었다"며 "4U9525편의 고도가 급격히 낮아져 지상관제사들이 ‘조난 경고’를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기장은 약 10년동안 조종사로 근무하면서 약6000시간의 비행기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먼윙스의 모기업인 루프트한자의 카르텐 스포르 회장은 dpa 등과의 인터뷰에서 "오늘은 루프트한자 60여년의 역사상 가장 어두운 날"이라고 밝혔고, 하이케 비를렌바흐 부사장은 24일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 지금으로선 사고로 본다"며 테러에 의한 공중 폭발 가능성을 배제했다.저먼윙스의 토마스 빙켈만 최고경영자(CEO)도 기자회견에서 " 4U9525편이 10시 35분 고도 3만8000피트로 비행하다가 급강하하다가 10시 53분 프랑스 관제소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간 비행모니터 웹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는 4U9525편의 비행고도가 10시 31분부터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한지  9분만에 무려 3만1000피트(약9448m)나 떨어지더니 10시 40분에 레이다에서 사라졌다고 주장해 빙켈만 CEO의 발표와 다소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이 유력한 사고 원인으로 꼽는 것 중 하나가 일명 ‘앵글 오브 어택(Angle of Attack)’센서장치의 고장 가능성이다.‘앵글 오브 어택’센서는  비행기의 각도를 나타내는 핵심 장치이다. 센서가 얼어붙으면서 컴퓨터 장치가  오작동했을 수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이 이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난해 루프트한자 소속의 A321 기종에서 비슷한 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A321은 3만1000피트 고도에서 정상적으로 비행하던 중 갑자기 분당 4000피트씩 급강하다가,조종사들이 기수를 위로 돌리는데 성공하면서 추락 위기를 간신히 모면했다. 유럽항공안전기구(EASA)는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 앵글 오브 어택 센서의 장애로 인해 컴퓨터가 항공기를 정지상태로 인식해 급강하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밖에 기체 부식 등으로 인해 급감압이 발생, 조종사가 숨 쉴 공기를 확보하기 위해 1만 피트 아래로 기체를 강하하는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4U9525편의 추락지점은 프랑스 동남부 디뉴 레벵 인근의 알프스 산악지대이다.해발 3000m가 넘는 험준한 지형으로, 추락지점은 해발 2000m로 추정된다. 가장 가까운 도로로부터 걸어서 3시간이 넘는 지점이며, 눈이 많이 쌓여있어서 헬리콥터로만 접근이 가능하다. 프랑스 당국은 현지에 수 백 명의 구호대원 및 수색요원들을 투입했지만, 24일 밤부터는 안전문제때문에 수색을 일시 중단했다가 25일 동틀때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수습작업은 주말쯤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상황에서 탑승객 144명과 승무원 6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국적별로는 독일 67명, 스페인 45명을 비롯해 영국,네덜란드, 벨기에,터키,호주 등 다양하다. 특히 스페인의 자매도시를 방문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독일의 같은 고등학교 재학생 16명과 교사 2명이 사망했고, 독일 오페라 가수 1명과 카자흐스탄 가수 1명은 바르셀로나에서 리하트르 바그너의 ‘지그프리트’공연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가 사고를 당했다. 사고기는 지난 1991년 취항해 24년동안 4만6700회,총 5만8300시간 비행했다. 그러나 지난 2013년 전면적 점검과 3월 점검, 그리고 사고 전날인 23일 점검 때에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고 저먼윙스측은 밝혔다. 전문가들은 4U9525편보다 기령이 많은 여객기들도 안전하게 비행하고 있다면서, 저가항공사들이 낡은 여객기를 투입해 사고가 잦다는 지적은 틀리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150명의 목숨을 앗아간 항공기 추락 참사 수습을 위해 관련국인 프랑스, 독일, 스페인 정부가 발빠르게 협력체제를 구축해 눈길을 끌고 있다. 3국 정부는 사고가 발생하자마자 신속히 관련정보를  공유하는가 하면, 필요한 인력과 장비 투입 등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고 조사 및 수습은 추락 발생지점인 프랑스가 주도하고 있다.프랑스 정부는 마뉘에 발스 총리를 중심으로 비상체제를 가동해 조사요원 및 수습대원, 헬리콥터 등을 대거 투입하고 험준한 산악지대인 사고 현장 접근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독일은 사고 당일인 24일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외교장관을 현지로 보내 상황을 파악했다.dpa통신 등은 사고지역 상공을 헬리콥터로 살펴본 슈타인마이어 장관이 ‘공포 그 자체’라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사고기가 이륙한 스페인에서는  25일부터 3일간의 애도기간이 선포됐다.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25일 사고 현장으로 날아가  조사,수습 상황을 함께 살펴보고 현장 대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