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자살추락' 가능성에 항공업계 패닉

bluefox61 2015. 3. 27. 11:20

<조종사에 의한 여객기 ‘고의 추락’ 의심 주요 사례>
*1994년 8월 21일 로열에어마로크 630편,
=이륙 직후 32세 기장이 자동항법장치 끄고 산악지대에 추락. 44명 전원사망
*1997년 12월 19일 실크에어 185편
=3만5000피트 순항고도에서 갑자기 급강하. 수마트라 인근 추락해 104명 전원 사망. 기장이 빚독촉에 시달리고 회사로부터 징계받은 사실 드러나.
*1999년 10월 31일 이집트에어 990편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 이륙 직후 추락. 217명 전원 사망. 회사로부터 징계받은 부조종사에 의한 ‘보복 추락’ 추정.
*2013년 11월  29일 모잠비크에어라인 470편
=3만8000피트 순항고도에서 급강하 추락. 33명 전원 사망. 부조종사가 화장실에 간 사이 기장이 조종실 문을 잠그고 추락.
*2014년 3월 8일 말레이항공 370편.
=항로 이탈 후 인도양 상공에서 실종. 기장의 정신적 문제가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제기

 

독일 저가항공 저먼윙스의 부조종사가 여객기(4U9525편)를  ‘고의적으로 추락’시켰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6일 프랑스 검찰이 기자회견에서 "조종석에 혼자 남은 부조종사가 하강버튼을 눌러 여객기를 고의적으로 파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하자마자, 외신들은 ‘가미카제식 자살 추락’‘ 조종사에 의한 하이재킹’ 등의 제목을 달아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항공업계는 "최악의 악몽보다 더한 악몽"이라며 망연자실해있다.


이번 사고로 가장 많은 국민을 잃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6일 "도저히 이해할 수없는 일"이란 반응을 나타냈다. dpa,로이터,BBC 등은 비탄에 잠겼던 독일,프랑스, 스페인 국민과 탑승객 유가족들이 이제는 분노에 휩싸여있다고 보도했다.


 

9.11테러 이후 테러로부터 여객기를 보호하기 위해 보안 강화에 주력해왔던 항공업계와 각국 정부는 이제 조종사들로부터 탑승객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있는 방안을 내놓으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테러리스트에 의한 여객기 하이재킹을 막기 위해 조종실 문을 밖에서 열 수 없도록 만든 장치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항공 분야 전문가들은 4U9525편 추락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3월 발생한 말레이시아 항공기(MH370)실종사건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MH370이 실종된지 1년이 지난 현재까지  파편조차 찾지 못했지만, 말레이 경찰은 자하리 아흐마드 샤 기장이 가정파탄으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자살 추락’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서 지난 1994년 모로코의 로열에어마로크 추락, 1997년 12월 싱가포르 실크에어 추락, 1999년 10월 이집트에어 추락 사건 역시 조종사에 의한 고의적 추락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처럼 조종사가 저지른 ‘고의적 추락’ 의심사례가 여러 건 있지만, 과학적·법적으로 명확한 결론이 내려진 케이스는 거의 없다. 앞서 예로 든 추락사건들에 대해서도 항공사와 조종사단체들은 모두 ‘고의 추락’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조종사가 여객기를 추락시켜 탑승객 전원을 몰살시킬 수있다는 가설 자체만으로도  항공업계에게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조종사 및 승무원에 대한 정신상태 검사 강화, 조종실 내 조종사 2인 유지 의무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지만, 이것 역시 완벽한 대안은 못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미 조종훈련 및 항공사 취업 과정에서 조종사에 대한 정신상태 검사가 이뤄져왔지만, ‘돌발적 행동’까지 사전 포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짐 홀 전 위원장은 26일 타임 온라인판에 기고한 글에서 "조종사가 가미카제식으로 여객기를 추락시켜려 했던 사건을 여러 차례 조사해본 적이 있다"며 "조종실 내 비디오 녹화장치 부착과 비행 중 조종사 2명이 반드시 자리를 지키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이런 사건을 막는데 유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저가항공 저먼윙스 여객기(4U9525편)가 23일 프랑스 동남부 산악지대에 추락하기 직전 조종석의 자동운항장치(오토파일럿)의 고도가 3만 8000피트(약1만1582m)에서 100피트(약30m)로 재프로그램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CNN은 항공기 위치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해 26일 ‘누군가(someone)’가 4U9525편을 고의적으로 추락시키기 위해  자동운항장치에 비행고도를 바꿔 입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누군가’가 부조종사 안드레아스 루비츠(27)를 가리키는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4U9525편은 순항고도를 유지하다가 갑자기 급강하, 시속 약 700km로 마지막까지 날아가 해발 1820m 지점의 알프스 산에 충돌했다.
 

dpa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경찰은 26일 뒤셀도르프에 있는 루비츠의 아파트를 수색했지만 의심스런 정황을 포착하지는 못했다. 글라이더 클럽에서 함께 활동해온 회원들은 루비츠에 대해 "조용한 편이지만 정상적이고 활발한 청년"으로 평하면서, 프랑스 당국과 언론들의 ‘자살 추락’보도에 믿을 수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루비츠가 2009년 과중한 피로때문에 우울증에 빠져 약 6개월 동안 비행훈련을 중단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저먼윙스 모회사인 루프트한자의 카르스텐 슈포어 최고경영자(CEO)는 26일 기자회견에서 루비츠가 2008년 부조종사 자격을 얻고 나서 6년 전에 훈련을 받던 중 수개월 쉰 적이 있으나, 이후 기술적, 정신적 테스트를 통과했기 때문에 비행 조종에 100% 적합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브리스 로벵 검사는 26일 마르세이유 기자회견에서 사고기 블랙박스의 음성기록장치를 확인한 결과 ,기장이 조종실에서 나간 사이 부조종사 루비츠가 문을 걸어잠그고 하강버튼을 눌렀다고 밝혔다. 밖에서 기장이 문을 열라고 두드렸지만, 약 8분 동안 루비츠는 완전한 침묵과 정상 상태에서 조난신호도 보내지 않고 A49525편을 고의적으로 추락시킨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