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들/여행 43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3) -사라오름에서 무릉도원을 만나다

지난해 11월말 올레길을 걷고 서울로 돌아온지 약 5개월. 다시 제주를 찾았습니다. 올 봄, 유난히 쌀쌀한 날씨처럼 제주의 4월도 그리 따뜻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약간 추운 편이었지요. 그래도 너무나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에 5박 6일동안 빠져 지내는 시간은 즐겁고도 행복했습니다. 지난번보다 긴 일정이었는데도, 못보고 지나친 곳이 많았습니다. 올레길 코스를 한번씩이라도 맛보려면 앞으로도 자주 제주를 찾아가야 할 것같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3군데 게스트하우스를 정해놓고 옮겨다니는 재미가 상당했습니다. 물론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그만큼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경험할 수있었습니다. 요즘엔 정말 세상 살아가는 방식이 참 여러가지이구나..란 것도 실감했구요. 우선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부터 되짚어보겠습니다. 봄철..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2) - 혼자걷기 두려운 9코스

꼭 1년만에 제주올레를 다시 찾았습니다. 지난번에는 세미나차 제주를 방문한 길에 얼렁뚱땅 잠시 맛본 올레길이었지만, 이번엔 좀 제대로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코스 전체를 걷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올레의 맛과 제주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있는 좋은 기회가 됐답니다. 매번 걸으면서 느끼는 점이지만, 앞서 그렇게나 많이 제주를 왔다갔다했는데도 자동차를 타고 소위 관광지만 돌아다니며 제주를 느꼈던 것과 직접 걸으며 제주 구석구석을 체험하는 것은 전혀 다르더군요. 이번에 제가 제대로 걸은 코스는 올레 9코스입니다. 대평포구에서 시작해 화순 금모래해변까지 총 8.2km 로, 18~19km에 이르는 11,14,15코스에 비하면 짧지만 산과 들판, 계곡과 절벽 등 변화가 아주 많은 난이도 상급 코스라고 합니다. 특히 지도..

겸재 그림 속을 걷다 종로구 수성동 공원

지난 여름 완공된 종로구의 인왕산 자락 수성동공원을 이제야 다녀왔습니다. 초여름까지만해도 흙먼지 풀풀 날리면서 한창 공사중이었는데, 벌써 공원은 가을을 다 보내고 초겨울을 맞고 있었습니다. 완성된 공원의 모습은, 언제 이곳이 낡은 옥인 아파트 단지였나싶게 전통의 맛과 자연이 살아있었습니다. 이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갔던 사람들은 이제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지만, 시내 한 복판에 이런 계곡이 되살아난 것은 상당히 감동스럽더군요. 서울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종로구를 걸어서 돌아다니는 일이 많은데, 백사실 계곡과 함께 이곳 수성동 계곡 공원이 새로운 명물이 될 것이란 예감이 듭니다. 공원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저는 누하동->누상동->옥인동으로 올라가는 방향대신 사직동->인왕산 산책로->수성동 공원으로..

초가을 동해안 여행

지난 9월 모처럼 동해안을 여행했습니다. 게으른탓에 미루고 미뤘던 사진첩을 정리하면서, 강릉과 정동진과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다시 떠올려봅니다. 정동진의 바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정동진의 바닷가 기찻길 정동진 바다를 바라보고 서있는 하슬라 뮤지엄 호텔의 모습. 정동진 바다를 바라보며 쑥쑥자라고 있는 똥강아지 우리. 하슬라 내부. '내 아내의 모든 것' 에 등장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것이 무엇일까요? 짜잔~ 화장실이었습니다. ^^ 설악산 비선대의 장군봉 암자 금강굴(해발 900M)에서 바라본 봉우리들.. 금강굴 입구 절벽에 붙은 불그스레한 담쟁이덩굴 푸르디 푸른 월정사의 전나무 숲... 푸른여우가 언제나 사랑하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 강릉의 조개구이집..살이 통통이 오른 온갖 ..

러시아 여행 =내가 먹은 러시아 음식들

모스크바 크렘린, 붉은광장, 바실리사원, 벨리키 노브고로드의 성소피아성당과 해자가 그대로 남아있는 크렘린,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등등 그 많은 유적지들을 다 놔두고 러시아에서 먹은 음식들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러시아에 있는 동안 한마디로 잘~ 먹으며 돌아다녔지요. 우리나라로 치면 매일 두끼를 한정식집 급으로 다녔다고나 할까. 게중에는 먹어본 것도 있고, 생전 처음 접하는 것도 있었어요. 특히 러시아가 주변 국가와 민족의 음식문화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구나..라는 점을 먹거리를 통해 실감할 수있었습니다. 먼저, 가장 많이 먹었던 것은 그 유명한 러시안 수프. 야채와 고기를 넣고 빨간무나 토마토 등을 넣어 붉은 색으로 뭉근하게 장시간 끓여낸 러시아 수프가 보르쉬와 살랑카입니다. 잘은 ..

러시아 여행 =미처 몰랐던 러시아의 모습들

10박11일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동안 러시아를 둘러보고 돌아왔습니다. 난생 처음 가본 러시아인데다가, 역사적 정치적으로 관심이 적잖았던 나라였던 만큼 신기하고 낯선 것도 많았습니다. 러시아는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는 거대한 국가입니다. 열흘남짓 일정동안 제가 본 것은 수도 모스크바와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리고 그 중간쯤에 있는 노브고로드주의 주도 벨리키(러시아어로 '위대한'이란 뜻) 노브고로드 세곳 뿐입니다. 그러니, 러시아를 제대로 둘러봤다고는 절대 말할 수없을 겁니다. 하지만 부족하나마 러시아에 대해 제가 몰랐던 부분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책과 언론보도로만 접했던 러시아가 비로소 가깝게 다가온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이방인의 눈에 비친 러..

통인 재래시장 구경가다

지난 22일은 이른바 기업형 슈퍼와 대형마트 강제휴무 조치가 취해진 날이었습니다. 전통시장과 소형 상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이 제도의 실효성 문제를 둘러싸고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상인들 입장에선 강제휴무로 충분치않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어느새 우리 일상에 깊숙히 들어온 대형마트를 이용할 수없게 돼 느끼는 불편과 불만이 큰 것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편은 아닙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살다보니 아무래도 주변에 전통시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장을 많이 보는 경우도 거의 없어, 대형마트를 자주 이용하는 것도 아니지요. 그러다 보니 대형마트 강제휴무 논란을 피부로 실감하는 편은 아닙니다. 오늘(25일) 비오는 오후, 회사서 가볍게 점심을 먹고 모처럼 산책을..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1)

지난 주말 , 말로만 듣던 제주올레를 처음으로 걸었습니다. 일때문에 찾은 제주 체류 일정이 1박2일 밖에 안되는데다가, 하루는 세미나와 술먹는데 다 써버린 관계로 올레 걷기는 토요일 오전 2시간에 불과했지만, 참으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제주가 너무 아름다워서 , 꼭 다시 와보고픈 마음이 들더군요. 11월이 아니라 마치 초가을처럼 너무나 쾌청하고 덥기까지한 날씨여서 더욱 좋았습니다. 그동안 제주에 여러차례 왔지만, 제주 속살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인듯합니다. 정말 서명숙씨가 큰 일을 하셨더군요. 제가 걸은 올레길은 , 올레 10길 송악산길이었습니다. 길도 완만한데다가, 바다를 옆에 끼고 내려다 보고, 화산분화구까지 구경할 수있고, 여기저기 귀여운 망아지와 말, 흑염소들이 있는 환상적인 코스입니다.제가 제주..

가을 남도 여행... 회사정과 소쇄원

모처럼 주말 이틀동안 영산강변의 영암과 담양을 여행했습니다. 서울에서는 비바람이 몰아쳤다는데 남쪽은 여행하기 좋은 쾌청한 날씨였습니다. 아직 깊은 가을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이 기분을 좋게 만들더군요. 2011년 가을을 기억하고 싶어 , 사진첩을 만들어봅니다. 윗 사진 속 정자는 전남 영암의 월출산 자락에 있는 2200년 역사의 구림마을 안에 있는 구림대동계 집회정자인 '회사정'입니다. 사람들이 가을 햇살을 쬐고있네요 . 어사 박문수가 거지꼴을 하고 대동계 집회중인 이곳에 찾아와 걸터앉았다가 , 그를 몰라본 계원들이 내쫓는 소동을 벌였던 곳이라고 합니다. 도포자락에서 어패가 떨어지자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이 대형정자는 여러차례 수리,복원됐고 6.25로 부서져 또 대대적..

죽기전에 가보고 싶은 곳

최근 EBS에서 다큐멘터리를 보고 ,요즘 푹 빠져있는 러시아 북쪽 끝 코미공화국에 있다는 만푸푸뇨르 !!! 러시아의 스톤헨지라고 불리기도 한다는데 너무너무 신기한 모습이네요. 자연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거라니, 정말로 신기합니다. 아, 가보고 싶어라. 그런데, 다큐를 보니 한 여름에도 가기가 너무 힘든 오지네요. 겨울에는 자동차로 강얼음위를 달리면 된다는데, 문제는 그땐 영화 40도라는 !! 헉. 아무튼 이번에 새로 알게된 만푸푸뇨르!! 이번엔 남미로 가볼까요 ? 이곳도 역시 EBS 여행프로그램에서 봤습니다. EBS 돈으로 여행가는 사람들 부러워죽겠어요. 부러우면, 유명해져야겠지요? 그래야 EBS 섭외도 받을 수있을텐데... 평소 외신기사에서 늘 접하는 나라이지만, 베네수엘라의 자연경관에 대해서는 정작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