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들/여행 38

러시아 여행 =미처 몰랐던 러시아의 모습들

10박11일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동안 러시아를 둘러보고 돌아왔습니다. 난생 처음 가본 러시아인데다가, 역사적 정치적으로 관심이 적잖았던 나라였던 만큼 신기하고 낯선 것도 많았습니다. 러시아는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는 거대한 국가입니다. 열흘남짓 일정동안 제가 본 것은 수도 모스크바와 제2의 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리고 그 중간쯤에 있는 노브고로드주의 주도 벨리키(러시아어로 '위대한'이란 뜻) 노브고로드 세곳 뿐입니다. 그러니, 러시아를 제대로 둘러봤다고는 절대 말할 수없을 겁니다. 하지만 부족하나마 러시아에 대해 제가 몰랐던 부분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책과 언론보도로만 접했던 러시아가 비로소 가깝게 다가온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이방인의 눈에 비친 러..

통인 재래시장 구경가다

지난 22일은 이른바 기업형 슈퍼와 대형마트 강제휴무 조치가 취해진 날이었습니다. 전통시장과 소형 상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이 제도의 실효성 문제를 둘러싸고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상인들 입장에선 강제휴무로 충분치않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어느새 우리 일상에 깊숙히 들어온 대형마트를 이용할 수없게 돼 느끼는 불편과 불만이 큰 것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편은 아닙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살다보니 아무래도 주변에 전통시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장을 많이 보는 경우도 거의 없어, 대형마트를 자주 이용하는 것도 아니지요. 그러다 보니 대형마트 강제휴무 논란을 피부로 실감하는 편은 아닙니다. 오늘(25일) 비오는 오후, 회사서 가볍게 점심을 먹고 모처럼 산책을..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1)

지난 주말 , 말로만 듣던 제주올레를 처음으로 걸었습니다. 일때문에 찾은 제주 체류 일정이 1박2일 밖에 안되는데다가, 하루는 세미나와 술먹는데 다 써버린 관계로 올레 걷기는 토요일 오전 2시간에 불과했지만, 참으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제주가 너무 아름다워서 , 꼭 다시 와보고픈 마음이 들더군요. 11월이 아니라 마치 초가을처럼 너무나 쾌청하고 덥기까지한 날씨여서 더욱 좋았습니다. 그동안 제주에 여러차례 왔지만, 제주 속살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인듯합니다. 정말 서명숙씨가 큰 일을 하셨더군요. 제가 걸은 올레길은 , 올레 10길 송악산길이었습니다. 길도 완만한데다가, 바다를 옆에 끼고 내려다 보고, 화산분화구까지 구경할 수있고, 여기저기 귀여운 망아지와 말, 흑염소들이 있는 환상적인 코스입니다.제가 제주..

가을 남도 여행... 회사정과 소쇄원

모처럼 주말 이틀동안 영산강변의 영암과 담양을 여행했습니다. 서울에서는 비바람이 몰아쳤다는데 남쪽은 여행하기 좋은 쾌청한 날씨였습니다. 아직 깊은 가을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이 기분을 좋게 만들더군요. 2011년 가을을 기억하고 싶어 , 사진첩을 만들어봅니다. 윗 사진 속 정자는 전남 영암의 월출산 자락에 있는 2200년 역사의 구림마을 안에 있는 구림대동계 집회정자인 '회사정'입니다. 사람들이 가을 햇살을 쬐고있네요 . 어사 박문수가 거지꼴을 하고 대동계 집회중인 이곳에 찾아와 걸터앉았다가 , 그를 몰라본 계원들이 내쫓는 소동을 벌였던 곳이라고 합니다. 도포자락에서 어패가 떨어지자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이 대형정자는 여러차례 수리,복원됐고 6.25로 부서져 또 대대적..

죽기전에 가보고 싶은 곳

최근 EBS에서 다큐멘터리를 보고 ,요즘 푹 빠져있는 러시아 북쪽 끝 코미공화국에 있다는 만푸푸뇨르 !!! 러시아의 스톤헨지라고 불리기도 한다는데 너무너무 신기한 모습이네요. 자연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거라니, 정말로 신기합니다. 아, 가보고 싶어라. 그런데, 다큐를 보니 한 여름에도 가기가 너무 힘든 오지네요. 겨울에는 자동차로 강얼음위를 달리면 된다는데, 문제는 그땐 영화 40도라는 !! 헉. 아무튼 이번에 새로 알게된 만푸푸뇨르!! 이번엔 남미로 가볼까요 ? 이곳도 역시 EBS 여행프로그램에서 봤습니다. EBS 돈으로 여행가는 사람들 부러워죽겠어요. 부러우면, 유명해져야겠지요? 그래야 EBS 섭외도 받을 수있을텐데... 평소 외신기사에서 늘 접하는 나라이지만, 베네수엘라의 자연경관에 대해서는 정작 거..

통독 20년, 현장을 가다(하)

독일 베를린에서 남서쪽 방향으로 자동차를 타고 5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한 튀링거바르테. 행정구역상으로 바이에른주에 속하는 이곳은 1990년 통일 전까지만 해도 서독쪽에서 국경선 너머 동독 튀링겐주 쪽을 가장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었다. 산 정상부분에 세워진 약 26m 높이의 전망탑에는 그리운 고향 땅을 멀리서나마 바라보려는 실향민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울창한 숲 한가운데를 동서로 가르며 지나는 국경선도 또렷이 볼 수 있었다. 철조망의 동쪽 군사지역은 동독 군인들이 시야 확보를 위해 나무를 몽땅 베어내고 지뢰 등을 매설한 ‘불모의 땅’이었다. ▲ 독일 바이에른주 튀링거바르테의 전망탑에서 지난 16일 바라본 옛 동서독 국경지대의 모습. 가운데 옅은 녹색의 띠가 철조망이 설..

통독 20년, 현장을 가다(중)

옛 동독지역인 작센주의 라이프치히는 독일 통일의 성지같은 곳이다. 라이프치히가 없었다면 베를린 장벽은 오늘날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있을지도 모른다. 시작은 1989년 9월4일이었다. 라이프치히 구시가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니콜라이 교회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열리는 ‘평화 기도회’를 마친 수십명의 시민들이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아우구스투스 광장(당시 이름은 칼 막스 광장)에서 동독 정부의 압제에 항거하는 평화시위를 시작했다. 시위는 이날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매주 월요일마다 열리는 평화기도와 시위에 참여하는 시민 숫자가 불어났고, 10월9일 동독 건국 40주년 기념일에는 무려 7만명의 시민들이 ‘우리는 국민이다(We Are the People)’란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다음주 ..

통독 20년, 현장을 가다 (상)

10월3일 독일 통일 20주년을 앞두고 다시 찾은 독일의 수도 베를린. 지난 12일 베를린 국제공항에 내려 시내로 들어가면서 받은 강렬한 첫 인상은 베를린이 통일 20년 만에 독일의 수도로 제 모습을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었다. 통일 10주년이었던 지난 2000년, 베를린을 찾았을 때만 해도 이곳은 하나의 거대한 공사장이었다. 옛 동베를린 지역은 역사적 건축물을 비롯해 낙후된 사무실, 주요 건물을 재건축하고 도로를 새로 포장하는 공사들 때문에 제대로 걷기도 힘들 정도였다. 장벽으로 나뉜 동독과 서독 사이의 이른바 ‘비무장지대’ 한가운데 놓였던 포츠담광장 역시 최신식 소니센터 건물을 제외하곤, 이곳에 들어설 건물과 공공시설들을 위한 터닦기 공사로 온통 북새통이었다. 동베를린 지역에도 현대식 건물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