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들/여행 38

강원도 평창에서 미리 만난 초가을

2박3일로 짧은 늦여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강원도 평창. 원래 스키 등 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동계올림픽 개최 예정지인 평창에는 별 관심이 없었더랬습니다. 강원도 여행은 늘 설악산, 내설악 아니면 동해안이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영월을 다녀오고 나서부터 , 강원도 내륙 지역에 대한 관심이 조금 생겼더랬습니다. 영월에서도 동강에는 발끝조차 들어가지 않았지만, 대신 평소 관심대로 청령포 등 단종의 애닯은 흔적을 찾아다니며 흥미로운 시간을 보냈지요. 평창군이 엄청나게 넓은 곳이란 걸 , 이번 여행에서 새삼 깨닫았습니다. 잠깐 주문진에 나갔다 오기는 했지만, 2박 3일동안 사실상 평창군 안에서만 돌아다녀보니 넓기는 넓더군요. 평지와 달리, 비교적 가까운 곳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평창에서 저..

영국의 추억(1) - 로만 바스를 가다

오래전 영국을 방문했을때 기차를 타고 가면서 바스를 지나치기만 했었던 아쉬움을 이번에 달랠 귀중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목욕'이란 영어단어의 어원이 됐던 도시, 푸른여우가 지극히 사랑하는 제인 오스틴과의 인연이 있는 이 도시의 매력을 짧게나마 느낄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지요. 바스는 영국 남서부 서머싯 주에 자리잡은 작은 온천 휴양도시입니다. 지금은 온천지로의 기능은 없어졌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관광도시로만 남아있는데 이번에 가보니 규모는 작지만 대학도 있더군요. 바스는 기원 1세기쯤 로마인들에 의해 온천지로 개발됐다고 합니다. 엘리자베스 1세 때 발전하기 시작해, 조지시대인 18세기 초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고요. 제인 오스틴이 머물었던 때가 바로 이 시기인거죠. 바스에 도착하..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5)-올레 매력의 결정판 1코스

올레 코스가 다 저마다의 매력이 있지만, 이번에 돌아본 1코스와 16코스는 서로다른 아름다움으로 여행자의 마음을빼앗더군요. 저는 올레 코스를 완주하지는 않고, 올레의 정신대로 놀먼쉬멍 걸어가다가 관두고 싶으면 그냥 관두는 스타일입니다. 1코스는 제주 동쪽 시흥초등학교 쪽에서 시작되는 코스로, 과연 오름과 들판과 바다를 모두 끼고 있는, 그야말로 올레의 하일라이트 판이라고 할 수있더군요. 게다가 성산일출봉까지 끼어있으니 , 할말 다했지요. 자 , 이제 1코스를 오릅니다. 1코스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이 나즈막한 산은 두산봉, 또다른 말로는 말미오름이라고 합니다. 제주의 화산지형을 보여주는 또하나의 오름입니다. 높이는 별로 높지 않아서 약 145m 정도라고 합니다. 코스 입구에 있는 올레안내소에서 파는..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6)- 격렬해서 아름다운 16코스

올레 16코스는 제주 북서쪽의 애월 바다를 오른편에 끼고 걷는 코스입니다. 이상하게 제주를 갈때마다 애월쪽은 길게 둘러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잠깐씩 지날때마다 참 바람이 거센 곳이란 인상이 있을 뿐이었지요. 하지만, 이번에 일부 구간을 걸어보니 애월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겠더군요. 깍아지른 절벽, 거t센파도, 끊임없이 불어오는 바람, 바람, 바람.... 최근에 이효리가 집을 지은 곳으로 알려진 애월. 왜 효리가 그 곳을 택했는지 조금은 알수있었습니다. 자, 그 바람 속으로 들어갑니다. 애월의 바다는 언제나 이렇게 높은 파도가 치네요.핸폰사진이라서 , 파도치는 바다의 모습이 제대로 살아나지가 않네요. 구암리 돌염전. 이곳의 굵은 소금은 귀하기로 소문나서 육지소금의 몇배나 값이 비싸고 임금에게 진상할 정도였다..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4) -거문오름을 가다

지난 4월말 제주를 여행한지 꼭 반년만인 10월말 다시 제주를 찾았습니다. 봄의 제주와 가을의 제주가 어떻게 변했을지 참 궁금했더랬습니다. 이번 일정은 봄 여행때보다 조금 짧았지만, 거문오름과 올레의 시작점인 1코스를 걸을 수있어서 행복했습니다. 10월말의 제주는 바람이 조금 세게 불기는 했지만 , 한낮에는 따가운 햇살이 여름의 끝자락을 느끼게 할 정도였습니다. 새파란 하늘, 온갖 오묘한 색깔을 내는 제주의 바다, 그리고 유난히 순하디 순한 제주 강아지들이 사랑스러운 곳. 서울 김포공항에 내리자마자, 다시 제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우선 , 거문오름을 소개합니다. 올레 코스에 포함돼있지는 않은 거문오름은 제주 동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오름 중에는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3) -사라오름에서 무릉도원을 만나다

지난해 11월말 올레길을 걷고 서울로 돌아온지 약 5개월. 다시 제주를 찾았습니다. 올 봄, 유난히 쌀쌀한 날씨처럼 제주의 4월도 그리 따뜻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약간 추운 편이었지요. 그래도 너무나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에 5박 6일동안 빠져 지내는 시간은 즐겁고도 행복했습니다. 지난번보다 긴 일정이었는데도, 못보고 지나친 곳이 많았습니다. 올레길 코스를 한번씩이라도 맛보려면 앞으로도 자주 제주를 찾아가야 할 것같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3군데 게스트하우스를 정해놓고 옮겨다니는 재미가 상당했습니다. 물론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그만큼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경험할 수있었습니다. 요즘엔 정말 세상 살아가는 방식이 참 여러가지이구나..란 것도 실감했구요. 우선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부터 되짚어보겠습니다. 봄철..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2) - 혼자걷기 두려운 9코스

꼭 1년만에 제주올레를 다시 찾았습니다. 지난번에는 세미나차 제주를 방문한 길에 얼렁뚱땅 잠시 맛본 올레길이었지만, 이번엔 좀 제대로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코스 전체를 걷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올레의 맛과 제주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있는 좋은 기회가 됐답니다. 매번 걸으면서 느끼는 점이지만, 앞서 그렇게나 많이 제주를 왔다갔다했는데도 자동차를 타고 소위 관광지만 돌아다니며 제주를 느꼈던 것과 직접 걸으며 제주 구석구석을 체험하는 것은 전혀 다르더군요. 이번에 제가 제대로 걸은 코스는 올레 9코스입니다. 대평포구에서 시작해 화순 금모래해변까지 총 8.2km 로, 18~19km에 이르는 11,14,15코스에 비하면 짧지만 산과 들판, 계곡과 절벽 등 변화가 아주 많은 난이도 상급 코스라고 합니다. 특히 지도..

겸재 그림 속을 걷다 종로구 수성동 공원

지난 여름 완공된 종로구의 인왕산 자락 수성동공원을 이제야 다녀왔습니다. 초여름까지만해도 흙먼지 풀풀 날리면서 한창 공사중이었는데, 벌써 공원은 가을을 다 보내고 초겨울을 맞고 있었습니다. 완성된 공원의 모습은, 언제 이곳이 낡은 옥인 아파트 단지였나싶게 전통의 맛과 자연이 살아있었습니다. 이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갔던 사람들은 이제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지만, 시내 한 복판에 이런 계곡이 되살아난 것은 상당히 감동스럽더군요. 서울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종로구를 걸어서 돌아다니는 일이 많은데, 백사실 계곡과 함께 이곳 수성동 계곡 공원이 새로운 명물이 될 것이란 예감이 듭니다. 공원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저는 누하동->누상동->옥인동으로 올라가는 방향대신 사직동->인왕산 산책로->수성동 공원으로..

초가을 동해안 여행

지난 9월 모처럼 동해안을 여행했습니다. 게으른탓에 미루고 미뤘던 사진첩을 정리하면서, 강릉과 정동진과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다시 떠올려봅니다. 정동진의 바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정동진의 바닷가 기찻길 정동진 바다를 바라보고 서있는 하슬라 뮤지엄 호텔의 모습. 정동진 바다를 바라보며 쑥쑥자라고 있는 똥강아지 우리. 하슬라 내부. '내 아내의 모든 것' 에 등장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것이 무엇일까요? 짜잔~ 화장실이었습니다. ^^ 설악산 비선대의 장군봉 암자 금강굴(해발 900M)에서 바라본 봉우리들.. 금강굴 입구 절벽에 붙은 불그스레한 담쟁이덩굴 푸르디 푸른 월정사의 전나무 숲... 푸른여우가 언제나 사랑하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 강릉의 조개구이집..살이 통통이 오른 온갖 ..

러시아 여행 =내가 먹은 러시아 음식들

모스크바 크렘린, 붉은광장, 바실리사원, 벨리키 노브고로드의 성소피아성당과 해자가 그대로 남아있는 크렘린,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등등 그 많은 유적지들을 다 놔두고 러시아에서 먹은 음식들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러시아에 있는 동안 한마디로 잘~ 먹으며 돌아다녔지요. 우리나라로 치면 매일 두끼를 한정식집 급으로 다녔다고나 할까. 게중에는 먹어본 것도 있고, 생전 처음 접하는 것도 있었어요. 특히 러시아가 주변 국가와 민족의 음식문화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구나..라는 점을 먹거리를 통해 실감할 수있었습니다. 먼저, 가장 많이 먹었던 것은 그 유명한 러시안 수프. 야채와 고기를 넣고 빨간무나 토마토 등을 넣어 붉은 색으로 뭉근하게 장시간 끓여낸 러시아 수프가 보르쉬와 살랑카입니다. 잘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