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들/여행 43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10)- 올레 5코스

유명한 제주의 해안 명소인 남원큰엉과 쇠소깍을 품고 있는 올레 5코스는 대중적인 인기가 참 많은 곳이지요. 위미의 그 유명한 '건축학개론 -서연의 집' 카페가 있는 곳도 이곳이고, 쇠소깍이 있는 곳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위미 주변의 풍경을 참 좋아하는데, 이번에 묵은 게스트하우스 '소이연가'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더 특별한 코스가 되기도 했습니다. 남원포구는 4코스의 종착점이자 5코스의 출발점이죠.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멋진 바다 산책로인 남원큰엉 길이 나옵니다. 남원큰엉 산책로는 제주에서도 손꼽히는 멋진 바다 산책로로, 바닷가에 길게 뻗어 있는 거대한 현무암 바위가 멋진 절경을 이룹니다. 산책로 주변은 숲이 우거져 있는데 군데군데 숲이 열린 곳으로 나가 큰엉의 해변 경관을 볼 수 있죠. ‘엉’이란 말은 ‘..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9)- 4.3의 비극을 간직한 18코스

올레 18코스, 산지천-조천’ 구간을 걸었습니다. 원래는 산지천부터 걸어야하지만 시간관계상 제주시내에 있는 사라봉부터 걸었습니다. 사라봉은 오르기 어렵지 않은 높이의 오름이지만 제주 시내와 바다, 한라산을 바라보는 전망이 특히 아름다운 곳이더군요. 사라봉에서 내려가는 길은 오름의 옆 모습, 나무와 바다가 어우러져 탄성을 자아냅니다. 바다를 내려다보며 걷는 사라봉 산책길 걷다가 만난 너무 예쁜 아기들... 나도 한 입만 줄래? 그 절경을 따라 가노라면 돌담들만 남아 있는 텅 빈 땅이 나타납니다. 4.3 당시 한 마을 전체가 불타 없어진 곤을동 마을 터이죠 . 흔적만 남은 집터들을 보며, 그 안에 살았던 사람들, 하루 아침에 가족과 이웃 대부분이 죽고 집마저 불타 뿔뿔이 흩어져야 했던 사람들, 제주의 아픈 ..

서울 촌 것, 제주 올레를 가다(8)- 4월 제주의 추억, 우도와 2코스

봄의 끝자락인 4월하순에 또 제주를 다녀왔습니다. 지난 11월 이후 약 반 년만이네요. 첫날엔 올레 1-1 코스인 우도를 걸었습니다. 유채꽃이 흐드러진 우도의 모습들입니다. 제주 2코스를 처음 걸었는데, 참 아름답더군요. 올레 2코스는 광치기 해변부터 고성, 대수산봉, 혼인지를 지나 온평리 바닷가까지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물빛 고운 바닷길부터 잔잔한 저수지를 낀 들길, 호젓한 산길까지 색다른 매력의 길들이 이어지지요. 대수산봉 정상에 서면 시흥부터 광치기해변까지 아름다운 제주동부가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정말 제주의 top 3에 들어갈만한 절경이 아닌가 싶네요. 제주 특유의 생태계인 곶자왈의 숨골. 땅 속 구멍으로부터 나무 줄기가 솟아있습니다. 발 아래에 빈 공간이 있다는 이야기.. 곶자왈에는 돌과 돌 사..

서울 촌 것, 제주 올레를 가다(7) -노꼬메 오름&7코스

저무는 가을이 너무 아까워, 제주에 후딱 다녀왔습니다. 제주는 언제가도 좋지만, 워낙 가을을 좋아하는터라 가을 제주가 유난히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제주에서는 주로 올레길을 걷지만, 오름이 점점 더 좋아집니다. 제주에는 1년 365일 하루 한개씩 올라도 다 못오를 만큼 많은 오름이 있다지요. 지금까지 가 본 오름들, 저지오름 사라오름 등 다 너무 아름답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산정호수 주변으로 둥글게 눈꽃이 벗꽃처럼 핀 사라오름에서는 무릉도원을 봤고, 저지오름에서는 싱그러운 숲의 아름다움에 반했지요. 이번에 오른 오름은 제주 서쪽에서 가장 높은 오름으로 꼽히는 노꼬메 오름입니다. 애월읍 중산간에 자리잡고 있는 노꼬메 오름은 큰쪽을 '큰 노꼬메', 작은 쪽을 '족은 노꼬메'로 부르더군요. 큰노꼬매가 833m이니..

영국의 추억(2)-스코틀랜드를 가다

요즘 분리독립 주민투표때문에 스코틀랜드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가 단독으로 뉴스가 되는 적이 별로 없는데, 요즘엔 영국으로부터 분리독립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갑자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네요. 이를 계기로, 잠시 스코틀랜드의 추억에 젖어봅니다. 사실 사반세기도 더 전에 가본터라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앨범에 사진은 꽂혀있는데, 사진을 찍은 장소는 어딘지 통 모르겠네요. 런던 빅토리아기차역 옆의 버스 역에서 밤 10시 차를 타고 밤새 달려 다음날 새벽 5시쯤 에든버러에 도착했고, 거기서 다시 스카이 섬으로 가는 투어버스를 타고 2박 3일동안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지역과 스카이섬을 돌아다닌 다음에 ,다시 에든버러로 와서 유스 호스텔에 묵었던 기억은 나는데, 스카이 섬->에든버러->런던으로 돌아오는..

강원도 평창에서 미리 만난 초가을

2박3일로 짧은 늦여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강원도 평창. 원래 스키 등 스포츠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동계올림픽 개최 예정지인 평창에는 별 관심이 없었더랬습니다. 강원도 여행은 늘 설악산, 내설악 아니면 동해안이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영월을 다녀오고 나서부터 , 강원도 내륙 지역에 대한 관심이 조금 생겼더랬습니다. 영월에서도 동강에는 발끝조차 들어가지 않았지만, 대신 평소 관심대로 청령포 등 단종의 애닯은 흔적을 찾아다니며 흥미로운 시간을 보냈지요. 평창군이 엄청나게 넓은 곳이란 걸 , 이번 여행에서 새삼 깨닫았습니다. 잠깐 주문진에 나갔다 오기는 했지만, 2박 3일동안 사실상 평창군 안에서만 돌아다녀보니 넓기는 넓더군요. 평지와 달리, 비교적 가까운 곳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평창에서 저..

영국의 추억(1) - 로만 바스를 가다

오래전 영국을 방문했을때 기차를 타고 가면서 바스를 지나치기만 했었던 아쉬움을 이번에 달랠 귀중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목욕'이란 영어단어의 어원이 됐던 도시, 푸른여우가 지극히 사랑하는 제인 오스틴과의 인연이 있는 이 도시의 매력을 짧게나마 느낄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지요. 바스는 영국 남서부 서머싯 주에 자리잡은 작은 온천 휴양도시입니다. 지금은 온천지로의 기능은 없어졌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관광도시로만 남아있는데 이번에 가보니 규모는 작지만 대학도 있더군요. 바스는 기원 1세기쯤 로마인들에 의해 온천지로 개발됐다고 합니다. 엘리자베스 1세 때 발전하기 시작해, 조지시대인 18세기 초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고요. 제인 오스틴이 머물었던 때가 바로 이 시기인거죠. 바스에 도착하..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5)-올레 매력의 결정판 1코스

올레 코스가 다 저마다의 매력이 있지만, 이번에 돌아본 1코스와 16코스는 서로다른 아름다움으로 여행자의 마음을빼앗더군요. 저는 올레 코스를 완주하지는 않고, 올레의 정신대로 놀먼쉬멍 걸어가다가 관두고 싶으면 그냥 관두는 스타일입니다. 1코스는 제주 동쪽 시흥초등학교 쪽에서 시작되는 코스로, 과연 오름과 들판과 바다를 모두 끼고 있는, 그야말로 올레의 하일라이트 판이라고 할 수있더군요. 게다가 성산일출봉까지 끼어있으니 , 할말 다했지요. 자 , 이제 1코스를 오릅니다. 1코스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이 나즈막한 산은 두산봉, 또다른 말로는 말미오름이라고 합니다. 제주의 화산지형을 보여주는 또하나의 오름입니다. 높이는 별로 높지 않아서 약 145m 정도라고 합니다. 코스 입구에 있는 올레안내소에서 파는..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6)- 격렬해서 아름다운 16코스

올레 16코스는 제주 북서쪽의 애월 바다를 오른편에 끼고 걷는 코스입니다. 이상하게 제주를 갈때마다 애월쪽은 길게 둘러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잠깐씩 지날때마다 참 바람이 거센 곳이란 인상이 있을 뿐이었지요. 하지만, 이번에 일부 구간을 걸어보니 애월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겠더군요. 깍아지른 절벽, 거t센파도, 끊임없이 불어오는 바람, 바람, 바람.... 최근에 이효리가 집을 지은 곳으로 알려진 애월. 왜 효리가 그 곳을 택했는지 조금은 알수있었습니다. 자, 그 바람 속으로 들어갑니다. 애월의 바다는 언제나 이렇게 높은 파도가 치네요.핸폰사진이라서 , 파도치는 바다의 모습이 제대로 살아나지가 않네요. 구암리 돌염전. 이곳의 굵은 소금은 귀하기로 소문나서 육지소금의 몇배나 값이 비싸고 임금에게 진상할 정도였다..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4) -거문오름을 가다

지난 4월말 제주를 여행한지 꼭 반년만인 10월말 다시 제주를 찾았습니다. 봄의 제주와 가을의 제주가 어떻게 변했을지 참 궁금했더랬습니다. 이번 일정은 봄 여행때보다 조금 짧았지만, 거문오름과 올레의 시작점인 1코스를 걸을 수있어서 행복했습니다. 10월말의 제주는 바람이 조금 세게 불기는 했지만 , 한낮에는 따가운 햇살이 여름의 끝자락을 느끼게 할 정도였습니다. 새파란 하늘, 온갖 오묘한 색깔을 내는 제주의 바다, 그리고 유난히 순하디 순한 제주 강아지들이 사랑스러운 곳. 서울 김포공항에 내리자마자, 다시 제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우선 , 거문오름을 소개합니다. 올레 코스에 포함돼있지는 않은 거문오름은 제주 동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오름 중에는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