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영화 이야기/내가 사랑하는 배우들 67

존 말코비치 -나도 그의 뇌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스파이크 존스의 2000년작 '존 말코비치 되기'에는 배우 말코비치(53.사진)의 머릿 속 안에 들어갈 수있는 통로가 등장합니다. 어둡고 습기찬 터널을 빠른 속도로 지나면 , 드디어 15분동안 말코비치의 뇌 속에 머물 수있습니다. 그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는지를 생생하게 느낄 수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 통로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저 역시 한번쯤 말코비치의 뇌 속으로 들어가보고 싶습니다. 스크린에서 보듯 그는 진짜 사악한 심성을 가진 남자일까요, 만약 그게 아니라면 그 많은 영화에서 악의 화신같은 캐릭터를 어떻게 그토록 생생하게 연기할수 있을까요. 그의 가공할 연기력은 과연 어디로부터 나오는 것이며, 연기하지 않을 때 그의 얼굴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착하고 순한 눈빛의 배우보다는 어둠과 빛의..

너무 농염한..스칼렛 요한손

성숙함이 반드시 나이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란 사실을 스칼렛 요한슨을 보면 실감할 수있다. 이제 스믈두살밖에 되지 않은 이 여배우의 차분하고 깊은 눈빛은 나이를 잊게 만들정도로 경이롭다.동세대 배우인 키라 나이틀리나 린제이 로한, 나탈리 포트만, 시에나 밀러 등과 요한슨은 확연히 구별된다. 외모부터 그렇다. 요한슨은 인형같은 깜찍한 외모의 소유자도, 멋진 옷차림으로 유행을 선도하는 패셔니스타도 아니다. 몸매도 로한처럼 깡마르거나, 나이틀리 처럼 큰키에 늘씬하기보다는 아담하고 풍만한 편이다. 요한슨은 21세기 신세대답지않게 로렌 바콜이나 리타 헤이워드같은 40~50년대 할리우드 전성기때 ‘디바’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미지를 가졌다. 요한슨의 특별함은 조숙함을 넘어 성숙한 눈매와 농염한 입술에서 흘러나온다. ..

쿨 가이, 조지 클루니

미국 영화계에서 배우이자 감독, 제작자로 활동하는 사람은 적지 않다. 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던 로버트 레드포드, 와 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의 워렌 비티 등이 대표적인 감독 및 제작자 겸업 배우들. 비록 아카데미 상은 받지 못했지만 조디 포스터, 드류 배리모어 등도 할리우드의 파워 여성들로 꼽힌다. 그러나 조지 클루니의 경우는 좀 특별하다. 할리우드를 비롯해 세계 영화계가 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스타배우로서 그의 독특한 행보 때문이다. 블록버스터 오락물이 사실상 지배하는 할리우드에서 클루니는 진보적인 정치메시지 영화의 부활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는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할리우드의 진보주의자, 즉 80년대 초반 를 만들었던 워렌 비티, 그리고 체 게바라의 젊은 시절을 그린 를 제작하는 등 인디영화의 대..

양조위..한없이 깊은 우울

[2046]의 스틸 한장에 눈을 떼지 못한 적이 있었습니다. 양조위가 한 여자를 안고 있는 사진이죠. 여자는 등을 보인채 남자에게 안겨있습니다. 양조위는 여자의 어깨 넘어 허공을 응시하고 있지요.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이 한장의 사진에 양조위의 모든 것이 담겨있지 않은가요. 여자를 가슴에 안은채 이처럼 처절하게 우울한 눈빛을 지닐 수있는 남자가 양조위말고 또 있을까요. 양조위는 자기복제와 쾌락이 넘쳐나는 홍콩 영화계에서 마치 고요한 섬과 같은 존재가 아닐런지요. 나이가 들수록 더욱 더 깊어지고 여유로워지는 배우가 바로 양조위라고 생각됩니다. 그는 할리우드를 거치지 않고도 세계적인 배우로 자신의 입지를 굳건히 한 중화권 유일의 연기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왜소하고 평범한 외모의 이 남자의 어디에서 도대..

토비 매과이어에 대한 몇가지 생각들

곰곰히(?) 생각해보면,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의 기준은 69년생이 마지노선인 것 같습니다. 제 나이 많은 건 모르고, 69년 이하는 ″아직 인간될라면 멀었다..″라고 맘대로 생각해버리는 경향이 있거든요. (제 친구들이 저보고 30세 넘어서야 그래도 쬐금 인간이 됐다고 그러더군요...) 어쨋든 , 20대 배우 중에서는 자신있게 '좋다'고 할만한 얼굴이 거의 떠오르지 않습니다. 멋진 외모와는 별도로 인간적인 끌림, 아우라를 느끼게하는 배우가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런 '편견'을 깨트린 한 남자 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토비 매과이어입니다. 이안 감독의 97년작 [아이스 스톰]에서 그를 맨 처음 봤을 때, ″참 묘한 분위기의 젊은이″란 인상을 받았습니다. 지금의 제이크 길렌할과 비슷했다고 할까요. 이 영화에..

'자토이치'의 기타노 다케시- 이 남자 쿨하다

기타노 다케시의 '자토이치'가 국내개봉됐습니다. 소문대로 기타노가 득도라도 한 듯 , 영화 속에서 자유롭게 펄펄 날더군요. 영화를 보다보니, 지난 2002년 부산영화제 때 '돌스'를 폐막작으로 출품했을 당시의 그가 생각나더군요. 은색에 가까운 금발머리가 '충격적'이었는데, 다름아닌 '자토이치'를 위한 변신이었더군요. 그 때 (홈피에) 쓴 글을 옮겨 봅니다. 기타노의 독특한 성격을 조금은 느껴보실 수있을 겁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며칠간 다녀왔습니다. 폐막때 가보긴 이번이 처음인데, 예상과 달리 폐막 하루전날 아침 1회 영화에도 꽤 많은 관객들이 있더군요. 2박 3일간 체류기간동안 가장 인상적인 것은 , 폐막작 '인형들(DOLLS)'의 기타노 다케시 감독이었습니다. 가까이서 만나본 이 남자, 영화데뷔작인 '..

이 남자 휴 그랜트, 알고보면 만만찮다

딸기님이 요즘 개봉을 학수고대하고 있는 영화가 있는데요... 그게 바로 [러브 액츄얼리]랍니다. [노팅힐]의 작가 리처드 커티스의 영화 데뷔작이죠. (외신 평은 한마디로 '너무 설탕을 뿌려댔다'는 식으로 좀 비판적인데, 그러거나 말거나 딸기와 전 꼭 손잡고 가서 보기로 했답니다.^ ^) 주인공은 휴 그랜트 등등, 요즘 영국에서 잘나간다는 배우들이 떼로 나오더군요. 휴 그랜트, 영화에서는 늘 어리버리한데, 여기저기 인터뷰를 보니까 성격이 참 독특한 남자인것같아요. 인기 배우 답지 않게 야망도 별로 없어보이고, 시큰둥하고 , 시니컬한 유머감각이 있는게 영화 속 모습과 많이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재미난 어록들을 모아봤습니다. 문/실제 총리를 만난 적이 있나 답/존 메이저를 만난 적이 있는데 ″당신은 실제론 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