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잭슨처럼 저 역시 오래전 KBS 명화극장에서 방영했던 흑백 오리지널 ‘킹콩’에 매료당한 어린이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해골섬의 원주민들에게 붙잡혀 기둥에 묶인채 울부짓던 , 그리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 매달린 킹콩의 손아귀에서 발버둥치던 여주인공을 조마조마하게 바라보던 게 지금도 생생합니다. 킹콩의 우왁스럽게 큰 털투성이 손, 잠자리 날개같았던 여자의 얄팍한 드레스와 한없이 가냘픈 흰 피부의 몸매와 금발머리가 왜 그렇게도 인상적이었던지요. 한편의 영화로 팬들에게 영원히 기억되는 것은 배우로서 엄청난 행복일 겁니다. 그러나 적지않은 부담이 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33년작 오리저널 ‘킹콩’에서 여주인공 앤 대로로 출연했던 페이 레이는 몇해전 죽기전 인터뷰에서 ‘킹콩’이 ″평생의 영광이자 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