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인물로 본 홍콩시위

bluefox61 2014. 10. 2. 11:00

홍콩 민주화 시위는 특정한 지휘본부없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시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지도자'들은 있다. 이들은 크게  '장년그룹'과 '청년그룹'으로 나뉜다. '장년그룹'은 대부분 중년의 사회 지도층 인물들이며, '청년그룹'은 10∼20대 학생들이다. 전자는 시위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는 '정신적 구심점'역할을 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중무장한 후자는 빠른 정보력과 행동력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왼쪽부터 추이우밍 목사, 베니 타이 교수, 찬 킨 만 교수>


 '장년그룹'을 대표하는 인물은 베니 타이(50) 홍콩대 법학과 교수와 찬 킨 만(陳健民·55) 전 중문대 사회학과 교수다. 두 사람은 '사랑과 평화로 센트럴을 점령하라(이하 '센트럴점령')'는 운동을 최초로 공개적으로 촉구한 주인공들이다. 뉴욕타임스,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장 많은 인터뷰를 한 인물들이기도 하다. 타이 교수는 지난 4월 FT와의 인터뷰에서 "인도의 간디가 했던 방식의 시민 불복종 운동을 펼치겠다"며 "우리는 사회의 소란을 불러일으키고, 경찰이 우리를 체포하길 원한다"고 말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타이 교수는 물론 그의 가족들까지 살해위협을 받고 있다고 가디언은 30일 전했다.

 추이우밍(朱耀明·70) 목사도 '장년그룹'에 속한 민주화 운동가이다. 백발로 시선을 끄는 그는 중국 본토의 민주화 운동가들을 위한 지원활동으로 유명하다. 특히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관련자들의 국외탈출을 도운 인물로 알려져있다. 그는 최근 외신인터뷰에서 톈안먼 사태로 자신의 인생이 달라졌다고 밝히면서 , "내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년그룹'의 대표주자는 일명 '우산혁명'의 주역인 학생운동가 조슈아 웡(黃之鋒·17)이 떠오르고 있다. 15살 때인 2012년 중·고등학교(세컨더리 스쿨) 학생운동단체인 학민사조(學民思潮)를 설립해 현재까지 이끌고 있다. 이 단체는 현재 홍콩에서 가장 강경한 민주화시민단체 중 하나로 성장했다. 웡은 2012년 홍콩 당국이 국민교육 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려 하자 12만여 명이 참여한 반대 운동을 주도해 국민교육 과목 도입 계획을 철회시킨 적 있다. 이번 시위에서는 경찰이 쏘는 최루탄을 우산으로 막아내자고 제안해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시위 관련 인물들 중 가장 강경파로 분류된다. 관영언론들은 그에게 '극단주의자'란 딱지를 붙이고 있다. 지난 9월 26일 청부청사를 점거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가 이틀뒤 풀려났다.

 


  홍콩학생동맹을 이끌고 있는 알렉스 추( 24)는 홍콩대에서 사회학과 비교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이다.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프로필에 따르면, 홍콩 밍바오(明報)에서 기자로 일했던 경력도 있다. 지난 7월에도 센트럴점령 시위를 주도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