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들 116

마이클 무어..누락된 이야기(끝)

마이클 무어는 도대체 어떻게해서 영화세계에 입문하게 됐을까요. 그 궁금증이 이번에 풀립니다. 결론은, 남의 다큐멘터리를 도와주다가였지요. 1986년 , 4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더불어, 미국 남부도 아닌, 중부 미시간에서 백인우월주의를 부르짖은 인종주의자들에 대해 알아봅시다. 미시간 플린트에서 개최된 백인인종주의대회를 파헤치는 다큐멘터리를 도와주던 '우리의' 마이클 무어는, 이 분야에 관한한 백전노장들도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카메라를 들고 나서길 꺼리는 상황에서, 역시나 오지랍넓게 나서게 됩니다. 섹시하게 선탠한 나치(Hot Tanned Nazi) 맞다. 그녀는 섹시했다. 그리고 선탠도 했다. 긴 금발머리칼과 달콤한 미소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여기서 뭘하고 있는거지? 내가 그녀에게 바로 그..

빈티지 자전거대회..유럽서 인기

한대에 수천만원 또는 수억원을 호가하는 프로 선수용 자전거가 아니라, 낡고 허름한 자전거를 탄 선수들만 참가할 수있는 대회가 유럽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명 '빈티지 자전거 대회'이다. 세계최대 자전거 경주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가 최첨단 기술과 실력을 겨누는 프로들만의 대회라면, '빈티지 자전거 대회'는 낡은 자전거 한대만 있으면 누구나 참가할 수있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축제이다. 스타트라인을 출발해 누가 가장 먼저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건거의 매력을 만끽하고 더불어 주변의 볼거리와 먹을거리까지 마음껏 즐기자는 것이 '빈티지 자전거 대회'의 정신이다. 자전거는 낡으면 낡을 수록 좋다. 짐칸이 달린 자전거도 좋고, 아기용 시트가 부착된 자전거도 환영이다. 심지어 나..

마이클 무어..누락된 이야기(4)

올해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진지 68년이 되는 해입니다. 원자폭탄을 폭격기에 싣고 날아가 민간인들이 사는 도시에 떨어뜨렸던 미국인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과연 자신이 떨어뜨린 폭탄이 어떤 폭탄이었는지 알았을까요. 그들이 비행에 나서기전 상관으로부터 들었던 주의사항은 무엇이었을까요. 당시 원자폭탄에 축복을 내렸던 한 종군신부가 어떻게해서 미국의 가장 급진적인 반전주의자 신부가 됐는지 마이클 무어를 통해 들어봅시다. 축복(A Bressing) 조지 자벨카 신부가 어느날 내게 고백할 것이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나는 손에 너무 많은 피를 묻혔다네.” 자벨카 신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자네에게 말해주고 싶어.” 자벨카 신부와 나는 신문사 사무실 현관에 앉아있었다. 그는 플린트의 세이크..

마이클 무어..누락된 이야기(3)

진보주의자로 유명한 마이클 무어가 한때 리처드 닉슨의 열렬한 지지자였다는 사실은 매우 의외입니다. 그가 어떻게 닉슨 지지자에서 민주당 지지자로 바뀌게 됐는지가 이번 에피소드에 담겨있습니다. 닉슨의 마지막 유세를 직접 목격했던 일화도 흥미롭습니다. 밀후스, 3막 (Milhous, in Three Acts) 1막 : ‘닉슨이 그 사람(Nixon's the One) 미국의 선량한 가톨릭신자들은 케네디의 죽음에 대해 린든 존슨을 비난했다. 존슨이 실제로 암살과 관련이 있었다는 것은 아니다(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하지만 존슨이 케네디를 증오했고, 케네디도 존슨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 알고 있었다. 케네디는 인종주의적인 남부지역에서 표를 얻기 위해 존슨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할 수밖에..

마이클 무어...누락된 이야기(2)

지난주에 이어 마이클 무어의 자서전 '히어 컴스 트러블'의 한국어판(세상에 부딪쳐라 세상이 답할때까지)에 누락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미국 중부 미시간에 사는 한 평범한 중산층 가톨릭 신자 가정이 겪은 인종분규, 인종차별 실화를 들여다볼 수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특히 자동차의 도시이자, 소울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디트로이트에서 1967년 발생한 대규모 흑인폭동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 담겨있습니다. 당시 존슨 대통령이 공수사단를 투입하고 탱크와 자동화기를 퍼부어 폭동을 진압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요. 무어는 흑인빈민들이 일으킨 이 폭동이 '미국 속의 베트남전'이었다고 하는군요. 미국의 보수 백인들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암살소식에 나타낸 첫 반응이 무엇이었는지를, ..

마이클 무어의 '세상에 부딪쳐라 세상이 답해줄때까지'..누락된 이야기들(1)

마이클 무어의 자서전 '히어 컴스 트러블(Here Comes Trouble)'의 번역서 '세상에 부딛쳐라 세상에 답해줄때까지' 출간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역시 책제목과 일부 누락된 부분들이었습니다. 출판사의 선택이었지만, 번역자로서는 독자들에게 전달되지 못한 이야기들이 남아있는것이 영 찜찜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어판에 포함되지 못한 부분들을 홈페이지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전체 목록 24개 중 5개가 빠졌네요. 무어의 자서전은 그 자신 개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20세기 미국 현대사의 단면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중부 중산층 가정의 미국인들이 20세기를 살면서 어떤 순간들을 겪었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들여다 볼 수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의미있는 읽..

소개합니다- 마이클 무어의 에세이집 '세상에 부딪쳐라, 세상이 답해줄 때까지'

지난해 번역했던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의 자서전적 에세이 '세상에 부딛쳐라. 세상이 답해줄때까지'가 드디어 책으로 나왔습니다.원제 '히어 컴스 트러블(말썽꾼 납시오)' 의 느낌이 어정쩡한 자기개발서 제목으로 바뀌어 아쉽습니다. 솔직히 분량문제로 빠진 챕터도 있고, 각 챕터에서 조금씩 쳐내진 부분도 있습니다. 어쨋든 마이클 무어는 태어날때부터 말썽꾼이었다는 점, 그리고 그가 한때 신부를 꿈꿨으며, 배꼽잡게 웃기는 동시에 눈물도 쏙 빼놓는다는 점은 이 책을 통해 얻은 수확입니다. 번역 후기를 옮겨놓습니다. 이 남자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뭐 이런 사람이 다있나” 싶었다. 뚱뚱한 몸집에 야구 모자를 쓴 그는 끈질기게 한 남자 뒤를 좇아다니고 있었다. 다큐멘터리 영화 ‘로저와 나(Roger and Me 1989..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3) -사라오름에서 무릉도원을 만나다

지난해 11월말 올레길을 걷고 서울로 돌아온지 약 5개월. 다시 제주를 찾았습니다. 올 봄, 유난히 쌀쌀한 날씨처럼 제주의 4월도 그리 따뜻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약간 추운 편이었지요. 그래도 너무나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에 5박 6일동안 빠져 지내는 시간은 즐겁고도 행복했습니다. 지난번보다 긴 일정이었는데도, 못보고 지나친 곳이 많았습니다. 올레길 코스를 한번씩이라도 맛보려면 앞으로도 자주 제주를 찾아가야 할 것같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3군데 게스트하우스를 정해놓고 옮겨다니는 재미가 상당했습니다. 물론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그만큼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경험할 수있었습니다. 요즘엔 정말 세상 살아가는 방식이 참 여러가지이구나..란 것도 실감했구요. 우선 가장 인상적이었던 곳부터 되짚어보겠습니다. 봄철..

캐스린 웨더스비 교수

지난 6일 전국경제인협회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제23회 시장경제대상 시상식에서 미국인 여교수가 특별상을 수상했다. 주인공은 캐스린 웨더스비(61) 미 존스홉킨스대 교수.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이 상을 받았다는 점도 특이하지만, 더 이색적인 것은 웨더스비 교수가 경제와는 거리가 먼 정통역사학자란 점이다. 웨더스비 교수는 1990년대초 기밀해제된 구소련 문서보관소의 6.25전쟁 관련 문서들을 발굴, 분석함으로써 6.25전쟁이 북한과 소련, 중국이 정교하게 기획한 국제전이었음을 규명한 학자로 국내외 역사학계에 널리 알려져있다. 6.25전쟁을 일제 강점기와 해방정국의 한반도 내부에서 발생한 사회적 모순, 미군정의 남북분단 고착화로 인해 일어난 내전으로 보는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석좌교수의 수정주의 ..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2) - 혼자걷기 두려운 9코스

꼭 1년만에 제주올레를 다시 찾았습니다. 지난번에는 세미나차 제주를 방문한 길에 얼렁뚱땅 잠시 맛본 올레길이었지만, 이번엔 좀 제대로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코스 전체를 걷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올레의 맛과 제주의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있는 좋은 기회가 됐답니다. 매번 걸으면서 느끼는 점이지만, 앞서 그렇게나 많이 제주를 왔다갔다했는데도 자동차를 타고 소위 관광지만 돌아다니며 제주를 느꼈던 것과 직접 걸으며 제주 구석구석을 체험하는 것은 전혀 다르더군요. 이번에 제가 제대로 걸은 코스는 올레 9코스입니다. 대평포구에서 시작해 화순 금모래해변까지 총 8.2km 로, 18~19km에 이르는 11,14,15코스에 비하면 짧지만 산과 들판, 계곡과 절벽 등 변화가 아주 많은 난이도 상급 코스라고 합니다. 특히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