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들 116

김대중이 전재국에게 전한 말... 踏雪野中去

TV 저녁뉴스를 보는데, 이른바 전재국 컬렉션의 경매에 나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붓글씨 작품이 화면에 나오더군요 . 많이 보도된 내용이지만, 이 작품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두환의 아들 전재국에게 결혼선물로 써 준 것이었다지요.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던 쿠데타 주동자의 아들에게 결혼축하 선물을 전했던 김 전 대통령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인간으로서, 참 쉽지않은 일이었을텐데요... 그리고, 그런 김 전 대통령에게 귀한 선물을 받은 전재국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김 전 대통령이 쓴 글을 보면 '전재국 씨, 정도경 여사'로 돼있는데, 1992년으로 나와 있으니까 당시 김 전 대통령은 68세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린 신부를 '여사'로 높여 불렀네요. 1992년이면...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해인데, 전재..

식지 않는 페르메이르 인기.. 30년만에 뉴욕 찾은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가 왔다." 미국 뉴욕의 미술애호가들이 30여년만에 귀환한 한 소녀에 열광하고 있다. 심지어 소녀를 만나기 위해 20달러(약2만1200원)를 내고 12월의 찬바람과 눈보라를 맞으며 줄을 서는 풍경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 소녀에게는 이름이 없다. 하지만 출생연도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다. 1665년 네덜란드 델프트에서 태어났으니, 올해로 348세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른 빛 천을 터번처럼 머리에 두르고 왼쪽 귀에 커다란 진주귀걸이를 한 채 누군가를 바라보는 소녀는 순수하면서도 고혹적이고 신비로운 매력을 뿜어낸다.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얀 페르메이르(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전시를 계기로 뉴욕이 페르메이르 열기에 휩싸여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5)-올레 매력의 결정판 1코스

올레 코스가 다 저마다의 매력이 있지만, 이번에 돌아본 1코스와 16코스는 서로다른 아름다움으로 여행자의 마음을빼앗더군요. 저는 올레 코스를 완주하지는 않고, 올레의 정신대로 놀먼쉬멍 걸어가다가 관두고 싶으면 그냥 관두는 스타일입니다. 1코스는 제주 동쪽 시흥초등학교 쪽에서 시작되는 코스로, 과연 오름과 들판과 바다를 모두 끼고 있는, 그야말로 올레의 하일라이트 판이라고 할 수있더군요. 게다가 성산일출봉까지 끼어있으니 , 할말 다했지요. 자 , 이제 1코스를 오릅니다. 1코스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이 나즈막한 산은 두산봉, 또다른 말로는 말미오름이라고 합니다. 제주의 화산지형을 보여주는 또하나의 오름입니다. 높이는 별로 높지 않아서 약 145m 정도라고 합니다. 코스 입구에 있는 올레안내소에서 파는..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6)- 격렬해서 아름다운 16코스

올레 16코스는 제주 북서쪽의 애월 바다를 오른편에 끼고 걷는 코스입니다. 이상하게 제주를 갈때마다 애월쪽은 길게 둘러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잠깐씩 지날때마다 참 바람이 거센 곳이란 인상이 있을 뿐이었지요. 하지만, 이번에 일부 구간을 걸어보니 애월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겠더군요. 깍아지른 절벽, 거t센파도, 끊임없이 불어오는 바람, 바람, 바람.... 최근에 이효리가 집을 지은 곳으로 알려진 애월. 왜 효리가 그 곳을 택했는지 조금은 알수있었습니다. 자, 그 바람 속으로 들어갑니다. 애월의 바다는 언제나 이렇게 높은 파도가 치네요.핸폰사진이라서 , 파도치는 바다의 모습이 제대로 살아나지가 않네요. 구암리 돌염전. 이곳의 굵은 소금은 귀하기로 소문나서 육지소금의 몇배나 값이 비싸고 임금에게 진상할 정도였다..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4) -거문오름을 가다

지난 4월말 제주를 여행한지 꼭 반년만인 10월말 다시 제주를 찾았습니다. 봄의 제주와 가을의 제주가 어떻게 변했을지 참 궁금했더랬습니다. 이번 일정은 봄 여행때보다 조금 짧았지만, 거문오름과 올레의 시작점인 1코스를 걸을 수있어서 행복했습니다. 10월말의 제주는 바람이 조금 세게 불기는 했지만 , 한낮에는 따가운 햇살이 여름의 끝자락을 느끼게 할 정도였습니다. 새파란 하늘, 온갖 오묘한 색깔을 내는 제주의 바다, 그리고 유난히 순하디 순한 제주 강아지들이 사랑스러운 곳. 서울 김포공항에 내리자마자, 다시 제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우선 , 거문오름을 소개합니다. 올레 코스에 포함돼있지는 않은 거문오름은 제주 동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오름 중에는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세계최고의 책벌레 나라 아이슬란드.. 재밌는 이모저모

디지털 시대에 종이책이 최고의 문화상품으로 대우받고 있는 나라가 있다. 바로 아이슬란드이다.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뱃속에 자신만의 책을 갖고 있다"는 말이 있을만큼 아이슬란드는 인구 대비 저술가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힌다. 인구 약 32만명 중 1권 이상의 책을 출간한 작가가 10%나 된다. 저자가 많은만큼 출판업, 서점업계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독서 토론프로그램이 TV 황금시간대에 편성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크리스마스 인기선물로는 언제나 책이 1위를 차지한다. 크리스마스를 약 2달정도 앞둔 이맘때쯤에는 전국 서점마다 신간 서적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곤 한다. 아이슬란드 국민들의 책사랑은 국제기구로부터 인정을 받았을 정도이다. 유네스코는 지난 2011년 아이슬란드의 수도 ..

지구온난화에 대처하는 루브르 박물관의 자세

박물관의 소장품을 위협하는 것은 화재나 전쟁,지진 만이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우와 홍수로로부터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이 전세계 박물관들의 중대한 과제가 되고 있다. 최근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파리 센강의 범람으로부터 소장품을 지키기 위해 북부지역에 최첨단 수장고를 건설해 수십만점을 옮기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다른 국가에서도 박물관 홍수 대비책을 서둘러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장고가 완공되면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규모 예술품 이사작전이 펼쳐지게 될 전망이다. 보도채널 프랑스24 등 현지언론들은 루브르 박물관의 약 90%에 이르는 46만점이 새로운 수장고로 옮겨지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는 약 3만 5000점의 전시 작품들만 남게 되는 셈이다. 새 수장고가 세워질 곳은 프..

나치 금괴를 찾아라

알프스 산자락의 조용한 독일 시골마을이 '보물 찾기'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아돌프 히틀러가 1945년 패전 직전에 이곳에 은닉해놓았다고 알려진 막대한 규모의 금괴를 찾기 위한 발굴 작업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언론들은 '나치 황금 사냥'이란 제목으로 발굴작업을 연일 보도하고 있으며, 영국 등 해외언론들도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주민들은 "그동안 소문은 무성했지만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라면서, 이번에는 정말 금괴가 쏟아지는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최근 보도했다. 전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마을은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의 미텐발트. 오스트리아 국경과 가까운 산골 마을로, 산과 숲이 어우러져 그림같은 풍경을 자랑하고 있는 곳이다. 슈피겔에 의하면, 이달 초부..

애써 찾은 말레비치 묘소, 어쩌나..

러시아의 대표적인 아방가르드 화가 카지미르 말레비치(1879∼1935)가 묻힌 정확한 장소가 향토사학자들의 노력 끝에 60여년만에 확인됐지만 또다시 소실될 위기에 처했다. AFP통신, 가디언, 뉴욕타임스 등은 모스크바 지역 향토사학자이자 열렬한 말레비치 팬인 알렉산드르 마트베에프가 각고의 노력 끝에 찾아낸 넴치노브카 지역의 말레비치 묘소가 최고급 아파트 단지 개발계획 때문에 콘크리트 더미 아래에 깔리게 되자 분노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마트베에프와 동료들이 말레비치의 유골이 매장된 지점을 찾아낸 것은 올해초. 오랫동안 인근 지역에서 살아온 노인들의 증언과 군사용 탐지기까지 동원해 샅샅이 뒤진 끝에 이뤄낸 성과였다. 말레비치는 1935년 레닌그라드(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눈을 감으면서 자신의 시신을..

베이징 전통문화 파괴논쟁 ..자하 하디드의 '갤럭시 소호'

중국 베이징(北京)의 초현대식 쇼핑몰 '갤럭시 소호'가 전통 보존과 현대화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0월 완공된 '갤럭시 소호'는 이라크 출신의 영국 국적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62)의 최신작.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하디드는 한국에서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설계가로 잘 알려져있다. 베이징 도심에 자리잡고 있는 이 건물은 사무실, 쇼핑센터, 공연장 등이 합쳐진 복합건물로 '해체주의'적 건축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하디드의 작품답게 거대한 돔과 굽이치는 물결 형태를 띠고 있다. 먼 거리에서 바라다보면 마치 도시 한가운데에 외계의 비행선이 내려앉은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설계 단계부터 너무 튄다는 지적을 받았던 갤럭시 소호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