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들 110

지구온난화에 대처하는 루브르 박물관의 자세

박물관의 소장품을 위협하는 것은 화재나 전쟁,지진 만이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우와 홍수로로부터 문화유산을 지키는 일이 전세계 박물관들의 중대한 과제가 되고 있다. 최근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파리 센강의 범람으로부터 소장품을 지키기 위해 북부지역에 최첨단 수장고를 건설해 수십만점을 옮기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다른 국가에서도 박물관 홍수 대비책을 서둘러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장고가 완공되면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규모 예술품 이사작전이 펼쳐지게 될 전망이다. 보도채널 프랑스24 등 현지언론들은 루브르 박물관의 약 90%에 이르는 46만점이 새로운 수장고로 옮겨지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는 약 3만 5000점의 전시 작품들만 남게 되는 셈이다. 새 수장고가 세워질 곳은 프..

나치 금괴를 찾아라

알프스 산자락의 조용한 독일 시골마을이 '보물 찾기'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아돌프 히틀러가 1945년 패전 직전에 이곳에 은닉해놓았다고 알려진 막대한 규모의 금괴를 찾기 위한 발굴 작업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언론들은 '나치 황금 사냥'이란 제목으로 발굴작업을 연일 보도하고 있으며, 영국 등 해외언론들도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주민들은 "그동안 소문은 무성했지만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라면서, 이번에는 정말 금괴가 쏟아지는게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최근 보도했다. 전세계의 시선이 집중된 마을은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의 미텐발트. 오스트리아 국경과 가까운 산골 마을로, 산과 숲이 어우러져 그림같은 풍경을 자랑하고 있는 곳이다. 슈피겔에 의하면, 이달 초부..

애써 찾은 말레비치 묘소, 어쩌나..

러시아의 대표적인 아방가르드 화가 카지미르 말레비치(1879∼1935)가 묻힌 정확한 장소가 향토사학자들의 노력 끝에 60여년만에 확인됐지만 또다시 소실될 위기에 처했다. AFP통신, 가디언, 뉴욕타임스 등은 모스크바 지역 향토사학자이자 열렬한 말레비치 팬인 알렉산드르 마트베에프가 각고의 노력 끝에 찾아낸 넴치노브카 지역의 말레비치 묘소가 최고급 아파트 단지 개발계획 때문에 콘크리트 더미 아래에 깔리게 되자 분노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마트베에프와 동료들이 말레비치의 유골이 매장된 지점을 찾아낸 것은 올해초. 오랫동안 인근 지역에서 살아온 노인들의 증언과 군사용 탐지기까지 동원해 샅샅이 뒤진 끝에 이뤄낸 성과였다. 말레비치는 1935년 레닌그라드(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눈을 감으면서 자신의 시신을..

베이징 전통문화 파괴논쟁 ..자하 하디드의 '갤럭시 소호'

중국 베이징(北京)의 초현대식 쇼핑몰 '갤럭시 소호'가 전통 보존과 현대화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0월 완공된 '갤럭시 소호'는 이라크 출신의 영국 국적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62)의 최신작.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하디드는 한국에서도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설계가로 잘 알려져있다. 베이징 도심에 자리잡고 있는 이 건물은 사무실, 쇼핑센터, 공연장 등이 합쳐진 복합건물로 '해체주의'적 건축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하디드의 작품답게 거대한 돔과 굽이치는 물결 형태를 띠고 있다. 먼 거리에서 바라다보면 마치 도시 한가운데에 외계의 비행선이 내려앉은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설계 단계부터 너무 튄다는 지적을 받았던 갤럭시 소호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은..

마이클 무어..누락된 이야기(끝)

마이클 무어는 도대체 어떻게해서 영화세계에 입문하게 됐을까요. 그 궁금증이 이번에 풀립니다. 결론은, 남의 다큐멘터리를 도와주다가였지요. 1986년 , 4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더불어, 미국 남부도 아닌, 중부 미시간에서 백인우월주의를 부르짖은 인종주의자들에 대해 알아봅시다. 미시간 플린트에서 개최된 백인인종주의대회를 파헤치는 다큐멘터리를 도와주던 '우리의' 마이클 무어는, 이 분야에 관한한 백전노장들도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카메라를 들고 나서길 꺼리는 상황에서, 역시나 오지랍넓게 나서게 됩니다. 섹시하게 선탠한 나치(Hot Tanned Nazi) 맞다. 그녀는 섹시했다. 그리고 선탠도 했다. 긴 금발머리칼과 달콤한 미소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여기서 뭘하고 있는거지? 내가 그녀에게 바로 그..

빈티지 자전거대회..유럽서 인기

한대에 수천만원 또는 수억원을 호가하는 프로 선수용 자전거가 아니라, 낡고 허름한 자전거를 탄 선수들만 참가할 수있는 대회가 유럽 전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명 '빈티지 자전거 대회'이다. 세계최대 자전거 경주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가 최첨단 기술과 실력을 겨누는 프로들만의 대회라면, '빈티지 자전거 대회'는 낡은 자전거 한대만 있으면 누구나 참가할 수있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축제이다. 스타트라인을 출발해 누가 가장 먼저 빨리 결승선을 통과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건거의 매력을 만끽하고 더불어 주변의 볼거리와 먹을거리까지 마음껏 즐기자는 것이 '빈티지 자전거 대회'의 정신이다. 자전거는 낡으면 낡을 수록 좋다. 짐칸이 달린 자전거도 좋고, 아기용 시트가 부착된 자전거도 환영이다. 심지어 나..

마이클 무어..누락된 이야기(4)

올해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진지 68년이 되는 해입니다. 원자폭탄을 폭격기에 싣고 날아가 민간인들이 사는 도시에 떨어뜨렸던 미국인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과연 자신이 떨어뜨린 폭탄이 어떤 폭탄이었는지 알았을까요. 그들이 비행에 나서기전 상관으로부터 들었던 주의사항은 무엇이었을까요. 당시 원자폭탄에 축복을 내렸던 한 종군신부가 어떻게해서 미국의 가장 급진적인 반전주의자 신부가 됐는지 마이클 무어를 통해 들어봅시다. 축복(A Bressing) 조지 자벨카 신부가 어느날 내게 고백할 것이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나는 손에 너무 많은 피를 묻혔다네.” 자벨카 신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자네에게 말해주고 싶어.” 자벨카 신부와 나는 신문사 사무실 현관에 앉아있었다. 그는 플린트의 세이크..

마이클 무어..누락된 이야기(3)

진보주의자로 유명한 마이클 무어가 한때 리처드 닉슨의 열렬한 지지자였다는 사실은 매우 의외입니다. 그가 어떻게 닉슨 지지자에서 민주당 지지자로 바뀌게 됐는지가 이번 에피소드에 담겨있습니다. 닉슨의 마지막 유세를 직접 목격했던 일화도 흥미롭습니다. 밀후스, 3막 (Milhous, in Three Acts) 1막 : ‘닉슨이 그 사람(Nixon's the One) 미국의 선량한 가톨릭신자들은 케네디의 죽음에 대해 린든 존슨을 비난했다. 존슨이 실제로 암살과 관련이 있었다는 것은 아니다(그렇게 믿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하지만 존슨이 케네디를 증오했고, 케네디도 존슨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 알고 있었다. 케네디는 인종주의적인 남부지역에서 표를 얻기 위해 존슨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할 수밖에..

마이클 무어...누락된 이야기(2)

지난주에 이어 마이클 무어의 자서전 '히어 컴스 트러블'의 한국어판(세상에 부딪쳐라 세상이 답할때까지)에 누락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미국 중부 미시간에 사는 한 평범한 중산층 가톨릭 신자 가정이 겪은 인종분규, 인종차별 실화를 들여다볼 수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특히 자동차의 도시이자, 소울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디트로이트에서 1967년 발생한 대규모 흑인폭동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 담겨있습니다. 당시 존슨 대통령이 공수사단를 투입하고 탱크와 자동화기를 퍼부어 폭동을 진압했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요. 무어는 흑인빈민들이 일으킨 이 폭동이 '미국 속의 베트남전'이었다고 하는군요. 미국의 보수 백인들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암살소식에 나타낸 첫 반응이 무엇이었는지를, ..

마이클 무어의 '세상에 부딪쳐라 세상이 답해줄때까지'..누락된 이야기들(1)

마이클 무어의 자서전 '히어 컴스 트러블(Here Comes Trouble)'의 번역서 '세상에 부딛쳐라 세상에 답해줄때까지' 출간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역시 책제목과 일부 누락된 부분들이었습니다. 출판사의 선택이었지만, 번역자로서는 독자들에게 전달되지 못한 이야기들이 남아있는것이 영 찜찜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어판에 포함되지 못한 부분들을 홈페이지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전체 목록 24개 중 5개가 빠졌네요. 무어의 자서전은 그 자신 개인의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20세기 미국 현대사의 단면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중부 중산층 가정의 미국인들이 20세기를 살면서 어떤 순간들을 겪었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들여다 볼 수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의미있는 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