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들 110

세기의 모딜리아니 위작 재판

지난 7일,이탈리아 로마 법정에 콧수염을 기른 중후한 풍채의 남성이 들어섰다. 피고인 석에 선 남성의 이름은 크리스티앙 파리소. 목이 긴 초상화로 유명한 이탈리아 화가 아마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에 관한 세계 최고 권위자이자, 모딜리아니가 남긴 각종 자료 6000여점을 관리하는 '모딜리아니 아카이브 재단'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인물이다. 검사는 파리소가 최소 22점의 모딜리아니 작품을 위조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파리소가 위작임을 알면서도 진본으로 감정했다는 것이다. 현지언론 일 템포의 보도에 따르면, 파리소는 첫날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전 세계 미술계의 시선이 지금 로마의 법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기의 위작 재판'에 쏠리고 있다.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며 미술계에 막강..

아디오스!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쿠바의 전설적인 재즈그룹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이 '발전적 해체'를 공식 발표하면서, 그들의 모습을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볼 수있는 순회공연에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지막 공연답게 제목도 '아디오스(안녕) ,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 헤수스 아구아헤 라모스 예술감독은 최근 쿠바 아바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는 6월부터 내년 10월까지 이어지는 전 세계 순회 공연을 마지막으로 그룹을 해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라모스 예술감독은 "쿠바 음악 전통의 보존을 위해선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해체를 결정하게 됐다"며 , 마지막 공연이 "지금은 없는 멤버들, 그리고 현재 함께 하고 있는 멤버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디오스 ,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은 오는..

런던에 자전거 고가도로를... 노먼 포스터의 '스카이사이클'프로젝트

건물 3층 높이에서 지붕들을 내려다보며 자전거를 타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영화 'ET'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영국의 거장 건축가가 나섰다. 가디언, BBC 등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78) 가 '스카이사이클(SkyCycle)'이란 야심찬 프로젝트를 내놓아 전 세계 자전거 애호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아직은 '제안' 단계이지만,갈수록 악화되는 교통난에 골치를 앓고 있는 런던 교통 당국이 이 프로젝트에 호의적인 자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스카이사이클'이 실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카이사이클'은 한마디로 '자전거 전용 고가도로'이다. 런던 외곽의 인구 밀집지대와 시내 도심을 연결하는 철로들을 따라 약 10개 구간에 놓이..

2014년은 셰익스피어의 해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 1564∼1616) 탄생 450주년을 맞아 올 한 해동안 전 세계에서 셰익스피어 축제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물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이 이어지고, 전시회 세미나 이벤트 등도 풍성하게 열릴 예정이다. 영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는 점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대한 애정에는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새삼 증명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역시 영국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오는 3월 17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셰익스피어 위크' 행사이다. 해마다 문화부 주최로 셰익스피어 작품세계를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한 행사들이 열리기는 했지만, 올해처럼 '셰익스피어 위크'가 지..

김대중이 전재국에게 전한 말... 踏雪野中去

TV 저녁뉴스를 보는데, 이른바 전재국 컬렉션의 경매에 나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붓글씨 작품이 화면에 나오더군요 . 많이 보도된 내용이지만, 이 작품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전두환의 아들 전재국에게 결혼선물로 써 준 것이었다지요.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던 쿠데타 주동자의 아들에게 결혼축하 선물을 전했던 김 전 대통령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인간으로서, 참 쉽지않은 일이었을텐데요... 그리고, 그런 김 전 대통령에게 귀한 선물을 받은 전재국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김 전 대통령이 쓴 글을 보면 '전재국 씨, 정도경 여사'로 돼있는데, 1992년으로 나와 있으니까 당시 김 전 대통령은 68세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린 신부를 '여사'로 높여 불렀네요. 1992년이면...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해인데, 전재..

식지 않는 페르메이르 인기.. 30년만에 뉴욕 찾은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가 왔다." 미국 뉴욕의 미술애호가들이 30여년만에 귀환한 한 소녀에 열광하고 있다. 심지어 소녀를 만나기 위해 20달러(약2만1200원)를 내고 12월의 찬바람과 눈보라를 맞으며 줄을 서는 풍경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 소녀에게는 이름이 없다. 하지만 출생연도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다. 1665년 네덜란드 델프트에서 태어났으니, 올해로 348세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른 빛 천을 터번처럼 머리에 두르고 왼쪽 귀에 커다란 진주귀걸이를 한 채 누군가를 바라보는 소녀는 순수하면서도 고혹적이고 신비로운 매력을 뿜어낸다.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를 대표하는 화가 얀 페르메이르(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전시를 계기로 뉴욕이 페르메이르 열기에 휩싸여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5)-올레 매력의 결정판 1코스

올레 코스가 다 저마다의 매력이 있지만, 이번에 돌아본 1코스와 16코스는 서로다른 아름다움으로 여행자의 마음을빼앗더군요. 저는 올레 코스를 완주하지는 않고, 올레의 정신대로 놀먼쉬멍 걸어가다가 관두고 싶으면 그냥 관두는 스타일입니다. 1코스는 제주 동쪽 시흥초등학교 쪽에서 시작되는 코스로, 과연 오름과 들판과 바다를 모두 끼고 있는, 그야말로 올레의 하일라이트 판이라고 할 수있더군요. 게다가 성산일출봉까지 끼어있으니 , 할말 다했지요. 자 , 이제 1코스를 오릅니다. 1코스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이 나즈막한 산은 두산봉, 또다른 말로는 말미오름이라고 합니다. 제주의 화산지형을 보여주는 또하나의 오름입니다. 높이는 별로 높지 않아서 약 145m 정도라고 합니다. 코스 입구에 있는 올레안내소에서 파는..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6)- 격렬해서 아름다운 16코스

올레 16코스는 제주 북서쪽의 애월 바다를 오른편에 끼고 걷는 코스입니다. 이상하게 제주를 갈때마다 애월쪽은 길게 둘러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잠깐씩 지날때마다 참 바람이 거센 곳이란 인상이 있을 뿐이었지요. 하지만, 이번에 일부 구간을 걸어보니 애월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겠더군요. 깍아지른 절벽, 거t센파도, 끊임없이 불어오는 바람, 바람, 바람.... 최근에 이효리가 집을 지은 곳으로 알려진 애월. 왜 효리가 그 곳을 택했는지 조금은 알수있었습니다. 자, 그 바람 속으로 들어갑니다. 애월의 바다는 언제나 이렇게 높은 파도가 치네요.핸폰사진이라서 , 파도치는 바다의 모습이 제대로 살아나지가 않네요. 구암리 돌염전. 이곳의 굵은 소금은 귀하기로 소문나서 육지소금의 몇배나 값이 비싸고 임금에게 진상할 정도였다..

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4) -거문오름을 가다

지난 4월말 제주를 여행한지 꼭 반년만인 10월말 다시 제주를 찾았습니다. 봄의 제주와 가을의 제주가 어떻게 변했을지 참 궁금했더랬습니다. 이번 일정은 봄 여행때보다 조금 짧았지만, 거문오름과 올레의 시작점인 1코스를 걸을 수있어서 행복했습니다. 10월말의 제주는 바람이 조금 세게 불기는 했지만 , 한낮에는 따가운 햇살이 여름의 끝자락을 느끼게 할 정도였습니다. 새파란 하늘, 온갖 오묘한 색깔을 내는 제주의 바다, 그리고 유난히 순하디 순한 제주 강아지들이 사랑스러운 곳. 서울 김포공항에 내리자마자, 다시 제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우선 , 거문오름을 소개합니다. 올레 코스에 포함돼있지는 않은 거문오름은 제주 동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오름 중에는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세계최고의 책벌레 나라 아이슬란드.. 재밌는 이모저모

디지털 시대에 종이책이 최고의 문화상품으로 대우받고 있는 나라가 있다. 바로 아이슬란드이다.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뱃속에 자신만의 책을 갖고 있다"는 말이 있을만큼 아이슬란드는 인구 대비 저술가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힌다. 인구 약 32만명 중 1권 이상의 책을 출간한 작가가 10%나 된다. 저자가 많은만큼 출판업, 서점업계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독서 토론프로그램이 TV 황금시간대에 편성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가 하면, 크리스마스 인기선물로는 언제나 책이 1위를 차지한다. 크리스마스를 약 2달정도 앞둔 이맘때쯤에는 전국 서점마다 신간 서적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곤 한다. 아이슬란드 국민들의 책사랑은 국제기구로부터 인정을 받았을 정도이다. 유네스코는 지난 2011년 아이슬란드의 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