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들 116

'사랑의 자물쇠'는 이제 그만...

"사랑은 환영하지만 '사랑의 자물쇠'는 싫다." 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도시로 손꼽히는 프랑스 파리가 연인들의 '사랑의 자물쇠'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AFP,프랑스24,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현지언론들은 물론 BBC, 뉴욕타임스 등은 파리의 센 강의 다리 난간을 '사랑의 자물쇠'가 점령하다시피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전 세계에서 몰려온 연인들의 '사랑의 무게'때문에 곤혹스러워하는 곳은 '예술의 다리'란 뜻을 가진 퐁데자르(Pont des Arts). 센 강에 걸린 약 30개 다리 가운데 3개 뿐인 보행자 전용다리 중 하나로, 디자인 자체도 뛰어나지만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시테 섬의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오리지널은 1804년에 완공됐으며, 현재의 다리는 19..

'소돔 120일', 사드의 전설적 육필원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서구 문학 역사상 가장 논쟁적인 작가로 꼽히는 사드 후작(본명 도나티앙 알퐁스 프랑수아· 1740년 6월 2일 ~ 1814년 12월 2일) 의 '소돔 120일' 육필원고가 오랜 방랑과 법적 다툼 끝에 결국 고국 프랑스로 돌아왔다. 뉴스채널 프랑스24은 사드 사망 200주년을 맞아 '소돔 120일' 육필원고가 오는 9월부터 파리에 있는 사립 '원고박물관'에서 일반에 공개된다고 최근 보도했다. 스위스에 있던 '소돔 120일' 원고를 700만 유로(약 100억 6000만원)에 사들여 프랑스로 가져온 제라르 레리티에르 원고박물관 관장은 인터뷰에서 " 언젠가 국립도서관에 기증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디즘이란 용어를 탄생시킨 사드 후작은 1785년 파리 바스티유 감옥 감방에서 37일만에 '소돔 120일'을 썼다. ..

영국의 추억(1) - 로만 바스를 가다

오래전 영국을 방문했을때 기차를 타고 가면서 바스를 지나치기만 했었던 아쉬움을 이번에 달랠 귀중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목욕'이란 영어단어의 어원이 됐던 도시, 푸른여우가 지극히 사랑하는 제인 오스틴과의 인연이 있는 이 도시의 매력을 짧게나마 느낄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지요. 바스는 영국 남서부 서머싯 주에 자리잡은 작은 온천 휴양도시입니다. 지금은 온천지로의 기능은 없어졌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관광도시로만 남아있는데 이번에 가보니 규모는 작지만 대학도 있더군요. 바스는 기원 1세기쯤 로마인들에 의해 온천지로 개발됐다고 합니다. 엘리자베스 1세 때 발전하기 시작해, 조지시대인 18세기 초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고요. 제인 오스틴이 머물었던 때가 바로 이 시기인거죠. 바스에 도착하..

패션과 문화재의 아름다운 콜라보레이션

오드리 헵번이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젤라토(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를 맛있게 먹었던 스페인광장 계단에서 최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보석 브랜드 불가리가 스페인 광장 계단 보존프로젝트를 위해 200만 달러(약 21억 5000만 원)를 로마 시에 기증하는 기념식이 개최된 것. 장 크리스토프 바벵 대표는 " 스페인광장 계단은 이터널 시티('영원의 도시'란 의미로 로마의 별명) 의 건축보석"이라며, 18세기초 건립된 이 계단을 보다 아름답게 보존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거액을 내놓는 의미를 밝혔다. 올해로 창업 130주년을 맞은 불가리는 현재 프랑스의 LVMH(루이 비통 모에 헤네시)에 인수된 상태이지만, 스페인 광장 계단 보존을 지원함으로써 자사의 뿌리가 로마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

IT기업에서 일하는 인류학자들... 디지털 시대에 재평가되는 인문학 가치

디지털시대를 맞아 인류학자의 주가가 껑충 뛰고 있다. 인류학이라면 으례 아마존 오지의 부족사회를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최근들어선 최첨단 정보기술(IT) 기업이 인류학자들의 중요한 일터 중 하나가 되고 있다.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쟁쟁한 IT기업들이 인류학자들을 대거 고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학 뿐만 아니다. 경제와는 아무 상관없는 인문학,사회과학 분야 연구자들을 고용해 고객들의 행태를 파악하고 미래의 사업방향을 모색하는 기업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세계최대 반도체 제조기업인 인텔. 일찍부터 인류학과 사회과학의 가치에 주목해온 인텔은 약 100명의 학자들로 이뤄진 '인텔 랩'을 운영하고 있다. 연구원들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이 기술을 소비하는 방..

셰프들, 뿔났다..."내 식당에선 사진 찍지 마시오"

"음식은 먹지 않고 사진부터 찍어대는 손님들을 보면 솔직히 화가 치민다. 어떤 손님은 좋은 각도에서 찍겠다며 심지어 의자 위에 올라가기까지 한다. 테이블 위에 미니 삼각대를 세워놓고 사진을 찍는 손님을 본 적도 있다. 식당 홍보효과도 싫다. 요리는 창작물이기도 한데, 인터넷에 공개된 내 요리 사진을 보고 다른 사람이 모방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미식가들의 식당 인증샷이 전세계적으로 대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과 미국에서 '사진 촬영 금지'를 내건 고급 식당들이 늘고 있다. 일부 유명 셰프들은 음식 사진을 '음식 포르노(food porn)'란 과격한 표현까지 동원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사진촬영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셰프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둘러싼 찬반 ..

세기의 모딜리아니 위작 재판

지난 7일,이탈리아 로마 법정에 콧수염을 기른 중후한 풍채의 남성이 들어섰다. 피고인 석에 선 남성의 이름은 크리스티앙 파리소. 목이 긴 초상화로 유명한 이탈리아 화가 아마데오 모딜리아니(1884∼1920)에 관한 세계 최고 권위자이자, 모딜리아니가 남긴 각종 자료 6000여점을 관리하는 '모딜리아니 아카이브 재단'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인물이다. 검사는 파리소가 최소 22점의 모딜리아니 작품을 위조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파리소가 위작임을 알면서도 진본으로 감정했다는 것이다. 현지언론 일 템포의 보도에 따르면, 파리소는 첫날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전 세계 미술계의 시선이 지금 로마의 법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기의 위작 재판'에 쏠리고 있다.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며 미술계에 막강..

아디오스!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쿠바의 전설적인 재즈그룹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이 '발전적 해체'를 공식 발표하면서, 그들의 모습을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볼 수있는 순회공연에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지막 공연답게 제목도 '아디오스(안녕) ,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 헤수스 아구아헤 라모스 예술감독은 최근 쿠바 아바나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는 6월부터 내년 10월까지 이어지는 전 세계 순회 공연을 마지막으로 그룹을 해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라모스 예술감독은 "쿠바 음악 전통의 보존을 위해선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해체를 결정하게 됐다"며 , 마지막 공연이 "지금은 없는 멤버들, 그리고 현재 함께 하고 있는 멤버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디오스 ,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은 오는..

런던에 자전거 고가도로를... 노먼 포스터의 '스카이사이클'프로젝트

건물 3층 높이에서 지붕들을 내려다보며 자전거를 타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영화 'ET'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영국의 거장 건축가가 나섰다. 가디언, BBC 등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78) 가 '스카이사이클(SkyCycle)'이란 야심찬 프로젝트를 내놓아 전 세계 자전거 애호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아직은 '제안' 단계이지만,갈수록 악화되는 교통난에 골치를 앓고 있는 런던 교통 당국이 이 프로젝트에 호의적인 자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스카이사이클'이 실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스카이사이클'은 한마디로 '자전거 전용 고가도로'이다. 런던 외곽의 인구 밀집지대와 시내 도심을 연결하는 철로들을 따라 약 10개 구간에 놓이..

2014년은 셰익스피어의 해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 1564∼1616) 탄생 450주년을 맞아 올 한 해동안 전 세계에서 셰익스피어 축제가 화려하게 펼쳐진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물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이 이어지고, 전시회 세미나 이벤트 등도 풍성하게 열릴 예정이다. 영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는 점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대한 애정에는 국경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새삼 증명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역시 영국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오는 3월 17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셰익스피어 위크' 행사이다. 해마다 문화부 주최로 셰익스피어 작품세계를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한 행사들이 열리기는 했지만, 올해처럼 '셰익스피어 위크'가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