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확산되는 러시아 부정선거 시위사태 ..과연 제2 민주혁명될까?

bluefox61 2011. 12. 8. 11:46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러시아 반정부시위가 수그러들기는 커녕 주요도시로 확산될 기미를 나타내고 있다. 오는 10일 수도 모스크바부터 시베리아지역 수르쿠트에 이르기까지 전국 80여개 도시에서 수만명이 시위를 벌일 예정이어서,이번 부정선거 후폭풍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관영통신 리아노보스티, 시위상황을 신속하게 보도하고 있는 에코모스크비(모스크바의 메아리)라디오, AP통신 등은 7일 러시아 양대도시인 수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물론 서부도시 칼리닌그라드에서도 3일째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 '승리광장' 시위규모는 전날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지만, 수만명의 보안병력이 투입돼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사실상 원천봉쇄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당국이 경찰 5만1500명, 준군병력 2000명을 광장주변과 시내 곳곳에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날에만 100여명이 체포되는 등 지난 5일부터 현재까지 체포,구금된 시위자는 수백명에 이르고 있다. 이 중에는 2008년부터 블로그를 통해 가즈프롬, 로스네프트 등 거대 국영기업과 집권층의 부패를 잇달아 폭로,고발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변호사 출신의 블로거 알렉세이 나발니(사진)도 포함돼있다.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미디어(SNS)에는 이번 주말 시위에 참가하겠다는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모스크바 '혁명광장' 시위참가를 약속한 사람만 약2만명이 이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최소 1만명이 시위참가 의사를 나타냈다. 이같은 움직임이 현실화될 경우, 2000년 푸틴 집권체제가 출범한 이후 최대규모가 될 전망이다. 모스크바 시 당국은 이미 "보수를 위해 주말 혁명광장 대부분을 폐쇄해야되기 때문에 시위참가자를 300명을 제한하겠다"고 공식발표한 상태이다.
 

저명한 반정부운동가인 예브게니아 키리코바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 당국이 이번 시위에 나르시 (푸틴 친위 청년조직) 대원들을 투입해 대규모 폭력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군 급여인상도  (시위진압용)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하지만 또다른 운동가인 블라디미르 밀로프의 입장은 좀 다르다. 그는  " 현재 상황이 너무 위험하게 돌아가고 있으며 엄청난 유혈사태가 예상되는만큼 주말 시위를 자제해야한다"며 " 시위가 아니라 내년 3월 4일 대통령선거때 분노를 결집해보여주자"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영국 가디언지는 푸틴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7일 크렘린궁에서 긴급안보회의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의에는 내무장관과 국방장관뿐만 아니라 소련 비밀경찰 KGB의 후신인 연방보안국(FSB)과 해외정보 분야 책임자도 참석했다. 시위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에 정보조직 대표들이 참석한 것은 이번 사태를 미국과 서유럽 정부가 조종하고 있다는 당국의 의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대통령은 7일 인테르팍스통신과 인터뷰에서 "(총선에서)수많은 위조와 조작이 있었고, 그 결과가 국민의 뜻을 반영하지 않음을 인정해야 한다"며  "당국은 새로운 선거를 실시해 국민의 점증하는 불만을 달래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나는 국민을 무시하면 당국은 불신당하고 상황이 불안해질 것으로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6일 익명을 요구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한 위원장은 자신이 감독하던 모스크바의 한 투표소에서 집권 통합러시아당의 요구에 따라 득표율 65%를 맞추기 위해 투표결과를 조작했다고 폭로에 큰 파장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