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그래픽 및 자료

골치아픈 경제용어들

bluefox61 2011. 6. 27. 14:34

그리스발 유로존 재정위기 기사를 쓰면서 가장 골치아픈 것은 익숙치않은 경제용어들입니다. 오늘 기사만해도 '차환'개념을 겨우 알았나했더니 , 이번에 '제로쿠폰펀드'란 듣도보도 못한 용어가 튀어나왔습니다. '익스포져'같은 용어도 대충 무슨 뜻인지는 알겠는데, 정확하게 우리말로 어떤 용어인지 적시하려면 헷갈리곤 합니다.
다음은 요즘 그리스 관련 내외신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들입니다. 한번 볼까요.. 
 

*차환(rollover)
일반적으로 채권 발행기관이 만기가 돌아온 채권을 상환하기 위해 새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뜻한다. 예컨대 100억원짜리 회사채 만기가 되면 다시 100억원 어치의 채권을 발행해 기존 채권의 상환액을 조달하는 것이다. 차환 발행은 꼭 만기가 되지 않아도 채권자의 동의를 얻으면 가능하다. 또 애초의 금리를 낮춰 채권을 다시 발행해도 차환 발행이다. 이 경우 채권단은 탕감액이나 금리차 만큼 손실을 떠안게 된다.
 
*헤어컷(강제적·대규모 채무조정, hard restructuring 중 하나)
채권자(채권보유자)에게 채권액면가의 일부를 탕감하는 조치. 헤어컷 비율이 50%라면 해당 채권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진다는 의미임.  헤어컷이 적용되면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상당수 유럽 은행들(독일·프랑스)은 물론 각국 금융시스템에도 위협요인이 됨. 더구나 그리스 은행(최대 채권국)들이 자국 국채의 20% 가량을 보유. 또 그리스 국채의 3분의 1가량은 연기금과 보험사 등 비은행권이 갖고 있음.
 
*리프로파일링'(소규모 채무조정·soft restructuring·자발적 채무조정)
채권시장에서는 리프로파일링과 채무조정은 같은 개념으로 간주되며, 국채 상환기관 연장 또는 금리조정을 의미. 채권단의 손실을 예상보다 줄일 수 있다는 논리. 가능성을 열려둔 이와 달리 `하드 리스트럭처링'은 과거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에서 활용된 것으로 상환기간 연장과 채권상각을 두루 포함한 개념.
 
*디폴트(채무불이행. default)
국가가 국채 만기시 상황하지 못하는 사태. 구체적으로는 국가가 미리 지불유예를 선언하는 모라토리엄이나, 국채만기와 와도 빚을 상환하지 못하는 미결제 등의 형태로 발생.
 
*선별적 디폴트(selective default)
전체 채무 가운데 일부가 상환되지 않아 부분적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이른 상태를 의미한다.즉, 디폴트 직전 단계를 가르킨다. S&P는 지난 1999년 각국의 채무상환 능력에 대해 보다분명한 평가를 내리겠다는 취지로 SD등급을 신설했다. 같은 해 2월 러시아가 처음으로 SD 등급을 받았다. 또 2001년에는 아르헨티나가 부도직전 상황까지 몰리면서 SD 등급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정부가 8월 4일 만기도래하는 300억달러 국채상환에 실패할 경우 현재 트리플A 등급을 즉시 SD등급으로 강등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익스포저(Exposure) :
신용사건 발생시 기업이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받기로 약속된 대출금액 또는  상품의 시장가치, 리스크에 처한 양 (amount)
 
*제로쿠폰펀드(Zero Coupon Fund)
채권에 쿠폰을 붙이지 않고 발생하는 할인채권.제로쿠폰은 표면금리가 O%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만기 전까지는 이자를 받지 못하는 대신 만기때 받는 보장수익률은 회사채금리와 비슷하다. 제로쿠폰의 장점은 발행후 6개월이 지나면 언제든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주가가 오를 때 주식으로 전환하면 짭짤한 전환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일반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특히 전환사채에 대해서는 표면금리에 한해서만 과세한다는 종합과세방침에 따라 투자자는 주식전환 만료일 전에 제로쿠폰을 처분할 경우 세금을 내지 않는다.거래내용도 국세청에 통보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자금노출을 꺼리는 거액투자자들은 제로쿠폰을 선호한다.
 
*비엔나(빈) 이니셔티브 
금융위기가 한창 고조됐던 2009년 경제위기로 침체됐던 동유럽 금융권을 돕기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으로, 비엔나 이니셔티브는 유니크레디트, 프랑스 소시에떼제네랄, 오스트리아 라이파이젠 은행 등 유럽 대형 금융업체들과 EC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유럽 내 정부 감독당국들 간 이뤄진 합의다. 합의 아래서 동유럽에 법인을 둔 유럽 대형 은행들은 동유럽 국가에서 실시했던 대출 등 익스포저를 롤오버 하고, 동유럽에서 사업을 지속하는 것을 조건으로 EU와 IMF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 동유럽 지점의 자본을 확충했다.비엔나 이니셔티브는 헝가리, 루마니아, 라트비아, 세르비아 등 그해 IMF 지원 프로그램의 핵심 항목이기도 했다.

*채권스왑(bond swap)

채권의 수익률, 만기, 세금, 미래의 시장이자율 등 채권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고려하여 현재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다른 채권으로 교체하는 것을 말한다.  스왑거래는 주로 독점적 정보를 기초로 단기적인 이득을 얻기 위하여 이루어지나, 증권시장이 효율적일 경우에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없다. 흔히 이용되는 채권의 스왑거래에는 이자율예상스왑, 대체스왑, 질적스왑, 세금스왑 등이 있다

*브래디 채권(Brady Bond)
1989년 니컬러스 프레드릭 브래디(1930~) 당시 미국 재무장관이 중남미 외채위기 해결방안으로 주장해 실현시킨 채권. 당시 멕시코 등 외채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국가들의 채무에 대해 국제 민간채권단과 중남미 채무국들이 일부 채무를 탕감하는 대신 채권화를 통한 상환 방식을 수용한 데 따른 것이다. 중남미 채무국들은 외채의 상환 대신 25~30년의 장기 채권을 발행했으며 미국 정부가 이 채권에 대해 보증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렇게 발행된 채권을 브래디채권이라 한다.이로써 채무국은 당장의 채무상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채권단은 빌려준 돈을 떼일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덜게 됐다. 중남미 외에 다른 지역의 개발도상 채무국들도 브래디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이렇게 발행된 브래디채권은 지금도 국제금융시장에서 위험은 따르나 그만큼 수익률이 높은 투자상품으로 거래되고 있다.



(용어들이 튀어나오는 기사를 보겠습니다.)

파산위기의 그리스가 또다시 `운명의 한 주'를 맞았다. 27일부터 의회에서 추가긴축재정 및 증세, 국유자산 매각 등을 골자로 한 `중기재정안'에 대한 토론이 시작되며, 빠르면 28일 또는 29일부터 표결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1차구제금융 5차분 120억유로 집행 및 2차구제금융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중기재정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그리스는 수일내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불가피하게 된다. 유럽 각국 정상과 금융기관들이 그리스 야당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직간접적인 압력을 넣고 있지만, 통과 전망은 현재까지 안갯속이다. 이런 가운데 그리스 전역에서는 28.29일 또다시 총파업이 단행될 예정이다.
 

그리스 정부가 마련한 `중기재정안`은 세수 확대,재정지출 삭감, 국영기업 민영화 및 국유자산 매각 등을 통해 2015년까지 500억유로를 확보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테오도르 판갈로스 부총리는 26일 스페인 엘문도지와 인터뷰에서 "세금과 긴축 관련 법안은 의회에서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영기업 민영화와 국유자산 매각에 관한 법안은 부결될 수도 있다"면서 "여당의원들 중 일부가 반대진영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당 사회당(PASOK) 일각에서는 `중기재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다.
 

그리스의 도산을 막기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26일 르몽드지는 프랑스 정부와 은행들이 그리스 채권에 대한 자발적인 차환(rollover·이미 발행한 채권의 원금을 상환하기 위해 새롭게 채권을 발행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민간채권단인 은행들이 만기도래 부채의 70%를 재투자하는 형식으로 이중 50%는 5년물 채권의 30년물 차환으로 하고, 나머지 20%는 제로쿠폰펀드(채권에 쿠폰을 붙이지 않고 발행하는 할인식 채권으로 이자는 만기시 지급)의 최우량채권으로 채우기로 했다는 것. 프랑스 은행들의 차환동의는 최근들어 국제사회에서 투자자들의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취해진 첫번째 조치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프랑스 은행들은 그리스 최대 채권단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프랑스 은행들의 그리스 민간,공공부문 채무 익스포져( 신용 사건 발생 시 기업이 거래상대방으로부터 받기로 약속된 대출금액 또는 상품의 시장가치) 규모가 독일보다 약 200억달러나 많은 530억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국제신용평가사들이다. 무디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등이 차환시 그리스에 디폴트 등급을 부여하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들은 프랑스 정부가 신용평가사에 압력을 넣어 디폴트 등급부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길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하면, 영국언론들은 정부가 그리스 채권을 가진 은행에 대해 '헤어컷' 을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는 이같은 보도내용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단 공식 부인했다.


한편 국제투자자 조지 소로스는 2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 유로존 국가들 중 한두나라의 탈퇴가 불가피하다"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플랜B'가 시급하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