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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찢는 듯(heartbreaking) 한 연기였다” 
“ 11일동안 요란스러웠던 축제는 결국 이 한 남자에게로 모아졌다
내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감이다.”

 

미국 할리우드를 비롯해 전세계 영화 팬들의 이목이 무덤으로부터 살아 돌아온 한 남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미키 루크(51) . 지난 6일 폐막한 이탈리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레슬러>에서 루크는 죽음을 앞둔 늙은 레슬러를 실감나게 연기해 극찬을 받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루크 최고의 명연기란 점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고, 타임지의 평론가 리처드 콜리스는 과거의 배우였던 루크가 이제 미래를 손에 쥐게 됐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내년 초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루크가 <다크 나이트>의 히스 레저와 경합을 벌일 가능성을 성급하게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고보면, 올해 미국 영화계에는 유난히 드라마틱한 컴백과 비극이 많았다. 할리우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약쟁이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아이언맨>으로 화려하게 컴백에 성공했고, 한 젊은 배우(히스 레저)는 명연기를 남긴채 세상에서 사라졌다. 그런가하면 재기불능이었던 50대 배우(미키 루크)는 명연기 덕분에 무덤밖으로 걸어나왔다.  

 

<레슬러>는 가족과 친지는 물론 자신의 육체로부터 버림받은 퇴물 레슬러 랜디 로빈슨의 삶을 그린 영화다. 의사로부터 치병적인 뇌질환 때문에 링에 다시 오를 경우 죽음을 맞을 것이란 진단을 받지만, 주인공 랜디 로빈슨은 자신을 되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마지막으로 경기에 나선다

<챔프><로키 발보아> 등 숱한 스포츠 멜로 드라마에서 재탕삼탕된 소재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대단한 호소력을 가질수있었던 데에는 애로노프스키의 탁월한 연출력, 그리고 극중 인물과 매우 흡사한 인생의 희로애락을 겪었던 배우 미키 루크 때문이란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

 

루크는 7일 영국 BBC 인터넷판과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좀처럼 변하기 힘든 남자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위해) 나 자신이 변화해야만했다고 털어놓았다. 과거의 아름다움은 찾아볼수도 없는 늙고 추해진 외모, 병든 몸과 마음을 가진 고집쟁이 배우를 변화시킨 것은 바로 젊은 감독 대런 애로노프스키(39)였다. 루크와 애로노프스키의 나이 차는 12. 루크가 82년 배리 래빈슨의 <다이너(Diner)>로 영화계의 촉망을 받았을 당시 애로노프스키의 나이는 불과 13살이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루크를 꼼짝 못하게 만든 것은 애로노프스키의 아프도록 직설적인 지적이었던 듯하다. 루크는 베니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레슬러> 캐스팅 전 애로노프스키 감독과 가졌던 대화를 이렇게 회상했다. “당신은 위대한 배우입니다. 하지만 당신은 연기자로서 자신의 커리어를 망쳤습니다. 아무도 당신을 원치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신을 원합니다. 그러니 당신은 내말을 들어야합니다. 나는 무시해선 절대 안되고, 촬영동안엔 매일밤 외출해 나돌아다니며 놀아도 안욉니다. 그리고 한가지, 나는 당신에게 출연료를 많이 줄수도 없습니다.”

루크는 대런의 말은 잔혹하리만치 솔직했다고 당시 느낌을 털어놓았다. “커리어를 스스로 망쳤다는 말엔 그리 신경쓰지 않았다. 그말이 사실이니까. 다만 나는 어떻게하면 잃어버린 커리어를 되찾을 수있는지 방법을 몰랐던 것같다고도 말했다

루크에게 가장 두려웠던 것은 <레슬러> 주인공이 자신과 너무나 흡사하다는 사실이었던 듯하다. 그는 인터뷰에서 “<레슬러>를 찍기 전 가장 두려웠던 것은 내 인생의 가장 어두었던 시절을 되돌아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나는 전처나 가족에 대해 되돌아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대런은 내 살점(flesh)를 원했고 , 그것을 피할 도리는 없었다라고 털어놓았다.

 

미키 루크의 51년에 걸친 삶은 극심한 부침의 연속이라고 할 수있다. 젊은시절의 빠른 출세는 그보다 더 빠른 나락을 불러왔다. 배우와 권투선수란 이질적인 직업을 오가며 살아온 그는 알코올 및 마약 중독, 폭력, 이혼, 파산 등 숱한 스캔들로 인해 타블로이드 가십 신문의 단골손님 신세로 전락해야만 했다.

 

80년대 전성기때 미키 루크는 잘생긴 외모만큼이나 반항적인 기질로 제임스 딘, 말론 브랜도, 잭 니콜슨의 계보를 잇는 배우로 눈길을 끌었다. 배리 레빈슨(다이너) ,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럼블 피시) , 마이클 치미노( 이어 오브 드래곤) ,에이드리언 라인( 나이 하프 위크), 앨런 파커(엔젤 하트) ,바벳 슈로더( 바플라이) 등 거장들과의 작업도 이어졌다.

그와 동세대인 남자배우인 브루스 윌리스, 멜 깁슨이 차근차근 배우 커리어를 쌓아가는 동안 미키 루크는 오히려 급속하게 자기 삶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배리 레빈슨이 가져온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먼 역을 상대역 배우 톰 크루즈가 싫다며 걷어차버린 대신 소프트 포르노 <와일드 오키드>의 상대 여배우 캐리 오티스와 시끌벅적한 연애에 빠졌다

두사람의 애정연기가 어찌나 뜨거웠던지 카메라 앞에서 실제 섹스를 했다는 설까지 파다했다. 이후 루크는 <미키 루크의 FTW><미키 루크의 추적자> 등 별볼일없는 작품들에 출연해 흥행실패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할리우드에 염증을 느낀 그는 어린시절의 꿈이었던 프로복서로 데뷔, 그토록 빛났던 외모를 스스로 망가뜨렸다.

 

복서로서 그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전적을 기록했었다. 문제는 복싱으로 사치스런 생활방식을 감당하기엔 돈이 턱없이 모자랐다는 점이었다. 여기에 그의 무절제한 애정 행각까지 겹치자 부인 오티스와의 관계도 삐그덕대기 시작했다. 루크는 뻗치는 힘을 오티스를 두드러패는데 썼고, 죽도록 서로 치고받는 이 부부의 이야기는 며칠 걸러 한번씩 미국 가십언론 지면을 장식했다

94년 루크는 배우가 촉행죄로 경찰에 체포돼 실형을 선고받았고, 베벌리힐스에 있는 그의 집도 은행에 차압당했다. 이 와중에 그는 자살 소동극을 벌여 정신병원에 수감되기도 했다. 섹스심벌로 불렸던 남자가 구제 불능의 인간말종이 돼버린 것이었다.

 

루크는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몰락 스토리 주인공이 되는 듯 싶었다. 재기는 더 이상 불가능해보였다. 옛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망가진 상처투성이 얼굴, 불어난 몸무게로 축 처진 살덩이들, 초점을 잃은 듯 멍해보이는 눈을 가진 퇴락한 배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데도 없는 듯했다.

하지만 그 모든 예상을 뒤엎고 루크는 죽음으로부터 회생했다. 2005년 로드리게스 감독의 <신 시티>에 출연한 루크를 눈썰미 좋은 팬들은 심상치않게 바라봤다. 하지만, 아직 그가 살아났는지 여부를 확신할 수는 없는 상태였다.

 

3년뒤, 루크는 이제 <레슬러>로 배우로서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4막짜리 연극의 4막을 막 시작한 셈이라고나 할까. 클라이맥스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연기해내느냐에 따라 <미키 루크>란 제목의 연극은 해피엔딩으로 , 또는 비극으로 끝날 수도 있을 것이다.

 

 

<65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수상작>


황금사자상 / <레슬러>(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

은사자상(감독상)/ <페이퍼 솔저>의 알렉세이 게르만 주니어

남우주연상/실비오 올란도(파더 오브 지오바나)

여우주연상/ 도미니크 블랑(디 아더 원)

심사위원특별상 각본상/ <테자>(하일레 게리마 감독)

신인연기상/제니퍼 로렌스(버닝 플레인)

오리종티상/ <우울증>(라브 디아즈 감독)


Posted by bluefox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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