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들

"내 아들은 무능 정치때문에 죽었다" ...세계 곳곳의 '세월호' 분노

bluefox61 2014. 5. 28. 11:32

 "도대체 이 나라의 리더십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 정치인들의 위로는 필요없다. 당신들은 내게 위로의 전화나 걸지 말고 해야 할 일을 해라. 우리가 큰 돈을 써가며 뽑은 의원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 것인가. "

 

 세월호 사건에 분노하는 희생자 부모의 말이 아닙니다. 아들을 총기 난사 사건으로 잃은 한 미국 아버지가 TV방송 카메라 앞에서 펑펑 울면서, 분노에 찬 목소리로 절규한 말입니다. 이 아버지의 절규는 세월호 희생자의 아버지 어머니의 말로 바꿔놓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총기난사 사건으로 20살 난 외아들을 잃은 한 아버지의 절규가 미국 사회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CNN, NBC 등은 지난 23일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바라 인근의 소도시 아일라비스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 7명 중 한명인 크리스토퍼의 아버지 리처드 마르티네스가 기자회견 및 언론 인터뷰에서 보다 강력한 총기 규제법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는 정부와 의회의 무능과 무책임성을 이례적으로 맹렬하게 비난했다고 27일 보도했습니다.

 


 마르티네스는 TV 카메라 앞에서 펑펑 울면서 " 우리가 뽑은 의원들이 우리 아이들을 돌보지 않고 있다"며 " 도대체 우리는 샌디훅(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에서 무엇을 배운 것인가"라고 외쳤습니다. "내 아들은 샌디훅 이후 아무도 책임지고 나서지 않았기 때문에 죽었다"며 "총을 가질 권리를 강조하는데,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의 살 권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총기자유주의자들을 맹비난하기도 했지요. " 우리 모두 미국인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지만 바보들이 정부를 차지하고 있다"고도 했고요. 특히 "내 아들은 비겁하고 무책임한 정치인들과 전미총기협회(NRA) 때문에 죽었다"면서 " 그 많은 돈을 들여 의원들을 뽑아 보냈더니 그들은 제 할일을 안하고 점점 더 부자가 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 아버지의 절규가 확 가슴에 다가온 것은 , 세월호 사건을 겪은 우리 나라 국민들의 심정과 어쩌면 이리도 흡사할까..란 생각때문이었습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총기규제 강화법안은 의회에서 잇달아 부결돼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지요. 공화, 민주당 가릴 것없이 의원들은 총기규제 법안을 막기 위해 안간힘쓴 NRA의 로비에 휘둘렸지요. 몇몇 주에서는 오히려 총기소유를 대폭 자유화하는 법을 통과시키기도 했고요. 이러니, 미국은 콜롬바인, 버지니아공대, 샌디혹 등 숱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어린 학생 수십명이 죽었는데도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절규가 나오는 것이지요.  아버지 마르티네스의 절규 속에는 총기문화에 비판적인 미국 시민들의 절망과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가 절절히 나타나있습니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귀절은 이렇게 시작하지요.

"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다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다르다."

별로 좋지도 않은 기억력에도 불구하고 이 문장이 머릿 속 깊이 새겨져 있는 것은,  톨스토이의 인생에 대한 통찰이 너무나도 절묘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지구촌의 불행은 비슷한 것같습니다.  특히 최근들어 세계화 때문인지, 각국에서 벌어지는 대형 사건사고들을 보면 맥락이 참 비슷합니다.

 

 

특히 터키 소마탄광사고는 허술한 안전기준부터 국영기업의 민간화, 정경유착 부패에 이르기까지 , 어쩌면 우리와 이리도 똑같은지요. 터키가 형제의 나라라더니, 사회병폐마저도 비숫하더군요.

 

보통 시민들의 분노가 과연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요즘 관심깊게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