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세계최대 민주국가' 인도, 그 추악한 모습..또 집단 성폭행 충격

bluefox61 2014. 1. 24. 11:21

인도에서 20세 여성이 무슬림 남성과 사귄다는 이유로 부족회의의 명령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마을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남성 13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집단 성폭행사건과 이른바 '명예살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권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시골 마을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부족회의가 21세기 인도의 심각한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 2002년 파키스탄에서는 무크타르 마이란 여성이 남동생의 '죄 값'을 치르라는 부족 남성 14명으로부터 집단 성폭행 당해 국제사회의 분노를 불러 일으킨 적이 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났지만, 인도와 파키스탄의 여성인권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란 우려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4일 타임스오브인디아(TOI)에 따르면, 지난 20일 동부 웨스트벵갈주 수발푸르 마을에 사는 20세 여성이 이웃 마을의 무슬림 남성과 결혼하려 한다는 이유로 부족회의에 끌려 갔다. 두 남녀는 나무에 묶인 채 부족회의의 '재판'을 받았고,각각 25000루피(43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남성 쪽 부모가 곧 벌금을 내고 아들을 데려간 반면, 가난한 여성 쪽 부모는 벌금을 내지 못했다


그러자 최고 원로는 부족 남성들에게 "돈을 못낸다고 하니 (저 여자를) 마음대로 즐겨라"라며 성폭행을 명령했다. 이 최고 원로는 여성의 친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주민들은 TOI와 인터뷰에서 "최고원로의 명령이 내려지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온 마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십대 남성부터 아버지뻘 되는 나이의 남성까지 13명이 나서서 여자를 성폭행했다"고 전했다. "그날 밤새 여자의 비명과 통곡이 이어졌지만 주민 누구도 여자를 위해 나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건 현장>

 

부모는 이틀 뒤인 22일에야 인근 대도시의 경찰서를 찾아가 신고하고 딸을 병원에 입원시켰다. 주민들은 법 집행을 위해 마을에 들어온 경찰들을 가로막는가 하면 취재기자들을 둘러싸고 위협하며 강하게 저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TOI는 경찰 역시 신고를 받은 후 상당시간동안 미적거렸으며, 담당 검사는 쉬는 날이라며 영장발부를 지연시키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23일 경찰은 최고 원로와 성폭행에 가담한 13명 등 총 14명을 체포했다. 여성의 부모는 마을 문제에 공권력을 끌어들였다는 이유로 보복 당할까봐 불안에 떨고 있으며, 마을로부터 강제로 쫓겨 나갈 처지에 놓였다고 TOI는 전했다.

 

<무크타르 마이>

 

 

12억 명의 인도 인구 가운데 70% 이상이 거주하는 시골지역에선 마을 원로회의가 초법적 기구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지난 20108월 웨스트벵골주의 한 마을에서는 부족회의의 명령으로 십대 여성이 발가벗겨진채 4개 마을에 끌려 다니며 성추행을 당했고, 201211월 우타르 프라데시주의 한 마을의 부족회의는 40세 이하 여성의 단독 외출을 금지시켰다


중앙정부와 주정부는 이같은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공권력 강화를 부르짓지만 그 때뿐이다. TOI는 이번 사건에 대해 "비인간적이고 분노스런 만행"이란 비난이 쏟아지고 있지만, 웨스트벵골 주정부 관계자 중 피해자가 입원한 병원을 찾거나 범행 현장을 찾은 사람은 아직 한명도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