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 미국과 러시아의 맞제재 명단 살펴보니

bluefox61 2014. 3. 21. 11:19

 미국과 러시아가 20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으로 맞제재를 발표했다. 버락 오바마 미 정부는 20일 러시아인 20명과 은행 1곳을 제재대상에 포함하는 대러 추가제재를 내놓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는 이에 맞서 미 정치인 9명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을 발표했다. 유럽연합(EU)도 러시아의 크림 합병 강행과 관련해 12명을 자산동결 및 여행금지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구체적인 명단은 21일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의 추가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 인은 세르게이 이바노프 대통령 행정실(비서실) 실장 등 정부 인사와 세르게이 나리슈킨 하원 의장, 세르게이 미로노프 전 상원의장 등 정치인,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철도공사(RZD) 사장, 겐나디 팀첸코 볼가 그룹 회장, 유리 코발축 방크 로시야 이사회 의장 등 기업인, 이고리 세르군 러시아군 부총참모장 등 20명이다. 앞서 지난 17일 발표한 제재 명단에 올랐던 러시아인 7명을 포함하면 총 27명으로 늘어난 셈이다. 미국의사법권이 미치는 지역에 있는 이들의 개인 및 기업 자산은 즉시 동결됐다.

 

<푸틴 측근 4인방>

 

                                                       <세르게이 이바노프(왼쪽) 대통령 비서실장>

 

 

                                                      <겐나디 팀첸코 볼가 그룹 회장>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철도 회장 >

 

 

<유리 코발축 방크 로시야 이사회 의장 >


 미국의 이번 추가제재는 이른바 '푸틴의 이너서클(측근)'을 겨냥하고 있다. 야쿠닌, 팀첸코, 코발축은 푸틴과 막역한 경제인으로 정평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에 따르면, 방크 로시야는 '푸틴의 은행'으로 불리는 곳으로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야쿠닌은 소련 체제 말기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인물로, 푸틴처럼 '국가보안위원회(KGB)' 출신이란 루머가 있다. 팀첸코는 유도 선수출신인 푸틴과 함께 1990년대에 유도클럽을 만들어 활동했던 인연이 있다. 이바노프 대통령 행정실 실장 역시 '푸틴의 이너서클' 핵심 인사 중 한 명이다. 푸틴이 KGB 후신인 '연방보안국(FSB)' 수장이었을 당시 부국장 직을 수행한데 이어 국방장관을 역임했다. 푸틴 주변의 초강경파 실세그룹을 가르키는 '실로비키'의 대표격 인사로 꼽힌다.
 러시아는 대미 제재 명단에 캐럴라인 애트킨슨 대통령 국가안보 부보좌관, 대니엘 파이퍼 대통령 보좌관, 벤자민 로드스 대통령 보좌관 등의 정부 인사와 존 매케인 상원의원,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존 베이너 하원의장 등 의회 인사들을 올렸다.
 러시아 외교부는 20일 "우리는 부메랑으로 미국도 가격할 것임을 이미 여러 차례 경고했다"며 "모든 적대적 공격에 대해 적합하게 대응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매케인 등 의회 인사가 제재 대상이 된 것은 대러 비판 여론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으면서 , 지난 1∼2월 러시아로부터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을 약 350억 달러(약 38조 원)로 추정했다. 2013년도에 해외로 빠져나간 총 자금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이다. 푸틴의 측근 중 한 명인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은 최근 한 연설에서 서방의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분기별로 약 500억 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하면서, 올해 러시아 경제성장률이 제로를 기록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모스크바 소재 알파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나탈리아 오를로바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본격적인 (러시아 경제)위기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며 "서방이 앞으로 어떤 추가 제재를 내놓을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20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를 대표하는 대기업 총수들이 참석하는 경제인 회의가 열렸으며,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이 참석자들에게 "해외에 있는 자금을 러시아로 가져오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정부의 강경 외교노선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지만, 기업인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가 푸틴 눈 밖에 나 혹독하게 보복당했던 전례때문에 아무 불만도 제기하지 못하는 처지라고 AP는지적했다.
 한편 20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전화회담을 가졌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쇼이구 장관이 헤이글 장관에게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을 의도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