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성희롱 논란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월드컵 개최지에서 생방송 중인 외국 여기자들이 러시아 남성들로부터 기습키스를 당하거나 소셜미디어 상에서 성적인 희롱의 대상이 되는 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독일 공영방송 ZDF는 성추행자들을 경찰에 고발하는 이례적 법적 조치를 취하고 나서기까지 했다.
CNN에 따르면, ZDF는 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상에서 자사 여기자 클라우디아 노이만을 희롱한 두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따르면, 월드컵 취재에 투입된 언론인 1만6000명 중 여성은 16%에 불과하다. 여성 언론인들 중 상당수는 성희롱, 성추행, 그리고 자신들을 겨냥한 온라인 상의 공격 등에 시달린 경험을 호소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대표적인 예가 독일 도이체벨레의 스페인뉴스채널 소속인 줄리에트 곤살레스 테란 기자이다. 그는 러시아 사란스크에서 생방송 중 느닷없이 달려든 남성에게 키스공격을 받았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문제의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올리고 "우리는 이런 대접을 받지 않을 자격이 있다. 우리는 직업적으로 평등하며, (여성으로도) 평등하게 대접받을 만하다"고 썼다.
CNN은 여성 스포츠 저널리스트들이 취재현장에서 성추행 또는 성희롱을 당하는게 드믈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 3월 브루나 딜트리라는 여기자가 생방송 중 한 남성으로부터 기습키스를 당하는 사건이 벌어진 후 온라인 상에서 "그녀가 자기 일을 할 수있게 하자"는 캠페인이 벌어지지까지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여기자들에 대한 성희롱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브라질 여기자 아만다 케스텔만은 CNN에 "2014년 러시아 소치 올림픽 때에도 취재를 했는데 월드컵은 (성추행이) 더 심하다"며 "(월드컵은) 남성만의 이벤트여야 한다고 믿는 최악의 서포터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내 동료는 두번이나 생방송 준비 중 기습키스를 당했다. 최악이다"라고 토로했다.
케스텔만이 위에서 언급한 '내 동료'는 브라질TV 글로보와 스포츠TV에서 일하는 훌리아 귀마라에스를 말한다. 그는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보도 중 두번이나 기습키스를 당한 후 트위터에 "브라질에선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없는데 여기서는 두번이나 벌어졌다. 슬프다! 수치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한 여기자는 CNN에 "통역을 맡은 러시아 여성과 FIFA의 공식 '팬 존(Fan Zone)'에서 기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최소 5명의 남성이 내 옆에 있던 통역 여성의 몸을 기습적으로 만지고 갔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월드컵 대회를 취재하는 한국의 한 남성기자가 열광적인 러시아 여성 팬으로부터 기습 키스를 당하는 장면을 놓고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성희롱이 아니냐는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4일 보도했다. 한국 MBN의 한 기자는 지난달 28일 두 차례나 흥분한 러시아 여성 팬에 의해 뺨에 키스를 당했다. 이 기자는 웃어 넘기려 했으나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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