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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과 매력'의 땅 발칸반도를 가다-보스니아 사라예보⓶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수도 사라예보는 동서양의 문화가 혼합된 매력을 가진 도시입니다. 하지만 1992~1996년 내전의 비극을 여전히 간직한 슬픔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역사적 비극이 쉽게 잊혀지는 게 아니라는 점은 우리도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광주 민주화 항쟁의 비극이 벌어진지 4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임진왜란이나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논쟁도 여전하지요. 그런데 , 보스니아는 생각했던 것과는 좀 달랐습니다. 아직도 건물들이 폭탄 맞아 무너진채 그대로 있고, 총탄 자국이 생생하게 남아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물론 사라예보나 보스니아의 다른 도시들이 내전 직후와 똑같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래도 우리나라였으면, 특..

'슬픔과 매력'의 땅, 발칸반도를 가다-보스니아 사라예보 ⓵

"소련에 속한 국가들에서 분리독립 움직임이 계속 일어나고 있지만, 나는 유고 연방이 가장 걱정스럽다. 만약 이 나라가 분열된다면, 얼마나 엄청난 비극이 벌어질지 상상조차 할 수없다." 2023년에 동유럽 발칸반도와 헝가리, 폴란드를 길게 여행했습니다. 사실 이 지역의 국가들은 저의 에 들어 있지는 않았습니다. 직업적 특성상 '숙제'처럼 남아있기는 했지만 굳이 여행하는 기회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더랬습니다. 발칸 반도 여행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몇해전 크로아티아를 여행했을 때 두브로브니크 구시가 한가운데에서 폭탄공격으로 무너진 채 그대로 있는 집을 본 적은 있었지만, 발칸의 비극적 역사 속으로 깊이 들어간 느낌을 별로 없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로마시대 유적을 많이 가지고 있어선지, 이탈리아의 변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