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세월에 길들여지지 않는 사람이었다. 아무리 모난 돌이라도 긴 시간동안 구르다보면 어느새 둥근 차돌이 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험하기로 소문난 영화계에 반세기동안이나 몸을 담아 왔던 그는 둥글둥글해지는커녕 더 날이 서고 카랑카랑해질 뿐이었다. 그가 둥글둥글해지지 않았던 것은 평범한 돌맹이가 아니라 다이아몬드 원석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70대 나이에 받았던 심장이식수술도 그의 에너지와 성마른 기질을 누그러뜨리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다섯번이나 아카데미 영화상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 올라놓고도 단 한차례 수상의 기쁨을 누려보지 못했을만큼 할리우드의 미운털이 깊이 박혔던 그가 지난 3월 드디어 생애 유일의 오스카 트로피를 가슴에 안았다. 일명 ‘평생공로상’. 그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십여년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