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유럽정치의 뉴페이스들

bluefox61 2012. 5. 9. 19:57

유럽 정치가 요동치다보니, 최근들어 유난히 뉴 페이스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습니다. 권력교체기를 실감합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이지요. 이번 대선 전까지는 프랑스 밖에선 거의 알려져있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요즘 외신에 집중적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들을 정리해봅니다.

 

*그리스의 새로운 뇌관, 알렉시스 치프라스


지금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사나이'는 그리스의 급진좌파연합 시리자 당대표 알렉시스 치프라스(38.사진)이다.
지난 6일 치러진 조기총선에서 사회당을 누르고 제2정당으로 껑충뛰어오른 시리자 당의 치프라스 대표가 그리스발 정위기의 새로운 '뇌관'으로 유럽은 물론 전세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제1당 신민당으로부터 연정구성협상권을 이어받은 치프라스는 8일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면담 후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받아들여 옛 양대 정당은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한 약속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현지 일간지 카티메리니에 따르면, 치프라스는 이 자리에서 "누가 그리스를 통치하느냐에는 관심이 없다"며 " 그리스의 장래가 어떻게 결정되느냐, 민의가 어떻게 반영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한 관심사"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구제금융협상조건 철회와 함께 긴축재정 중단, 폐지된 노동조합 단체협상권 회복, 의원의 회기 중 불구속권 철회, 그리스 은행 조사, 공공적자 조사를 위한 국제위원회 구성 등의 계획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안도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당수는 "믿을 수없을만큼 공격적이기 짝이없는 발상"이라면서 "국가를 혼돈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치프라스를 맹공격했다. 또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면 아무 것도 할 수없게 되며 국가적 파국이 자명하다"며 "그리스를 파괴하는데 동의하라는 치프라스의 요구를 나는 받아들일 수없다"고 말했다.
 

그리스 헌법에 따라 치프라스는 10일까지 좌파연정구성을 시도할 예정이다.  민주좌파,녹색당,사회협약,공산당 등과 현재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로선 기한내 연정합의를 도출해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시한이 넘게 되면, 그 다음 협상권은 제3당이 갖게되며 정부 구성을 하지 못하면 오는 6월 17일쯤 2차총선을 치러야 한다.

 

치프라스는 '포스트 군부독재체제'세대 정치인이다.1974년 7월 수도 아테네에서 태어났다. 그리스 군부독재체제가 붕괴한후 4일만이었다.  치프라스는 고교 재학시절부터 공산당 청년조직 등에서 기성체제와 세계화 등에 대한 반대투쟁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지난 2004년 시리자 당을 만드는 과정에 깊숙히 참여했고, 2008년 당대표에 선출됐다. 수도 아테네 시의회 의원 활동을 거쳐 2009년 총선을 통해 의회에 입성했다.

치프라스가 정계 안팎의 주목을 받은 것은 2006년 아테네 시장선거때였다. 당시 거의 무명에 가까웠던 그는 시장선거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모으게 됐다. 

 

무정부주의(아나키즘)정당과 공산당 등 울트라 극좌정당들이 버젓이 존재하는 그리스 정치이념 지형에서 시리자 당은 극좌라기보다는 강경좌파쯤으로 분류될 수있다. 참여정당은 Synaspismos (Coalition of the Left of Movements and Ecology); AKOA (Renewing Communist Ecological Left); KOE (Communist Organisation of Greece); DEA (Internationalist Workers' Left); Kokkino; Xekinima; Rosa; KEDA (Movement for the Unity in Action of the Left); Energoi Polites (Active Citizens); Ecosocialists Greece; DIKKI (Democratic Social Movement) 등이다.

현재 그리스 당대표들 중 최연소인 치프라스는 잘 생긴 외모와 패기, 거침없는 말솜씨 등으로 젊은 유권자와 소외계층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넥타이를 매는 적이 거의 없으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기를 즐긴다. 독일 빌트지가 " 폭력적 무정부주의자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반범죄인"이라고 자신을 보도한데 발끈해 거액의 명예훼손 소송을 건 적도 있다.

 

*프랑스 차기총리 1순위 후보  ...장 마르크 에이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당선자가 이르면 9일 새 내각을 이끌 총리 후보를 발표한다. 향후 5년간 프랑스를 이끌 올랑드 정부의 색깔을 나타내는 첫번째 행보다.
8일 AFP통신 ,워싱턴포스트 등은 17년만의 좌파정부 출범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올랑드가 '사회주의 실용노선' 을 보여줄 수있는 인물을 총리직에 임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총리후보 1순위는 장 마르크 에이로(62) . 1986년 총선을 통해 정계에 진출한 관록의 7선의원이다. 현재 낭트시장도 겸임하고 있다. 대선 유세기간동안 올랑드의 최측근 중 한명으로 활동하면서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직물공장노동자인 아버지와 세탁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전형적인 하층계급출신 자수성가 정치인이다.
정계안팎에서 에이로의 총리 임명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는 이유는 소문난'게르마노필(독일애호가)'이란 점 때문이다. 젊은 시절 독어교사로 일했던 그는 유창한 독일어 구사력을 토대로 양국간 의회 교류에 헌신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독일 사민당(SPD) 의원들과 매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선거 유세 과정에서도 올랑드 진영과 앙겔라 메르켈 정부 간에 일종의 연락책임자 역할을 해왔다. 

전문가들은 올랑드가 에이로의 총리임명을 통해 독일과의 관계 회복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념적으로는 올랑드와 함께 당내 중도파로 분류된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차기정부에 입각할 경우 모든 공공지출의 유용성 여부를 철저히 평가하겠다"면서 옥석을 가려내는 긴축정책을 취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시장으로 재직중인 낭트 시청사에 티베트기를 365일 게양해놓고 있는 등 인권문제에도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올랑드와 마찬가지로 중앙정부행정경험이 없다는 것이 최대단점이다.

 

총리감 2순위는 마르틴 오브리(61) 사회당 당수이다. '유럽통합의 아버지' 자크 들로르의 딸로 유명한 그는 당내 정통 좌파다. 프랑수아 미테랑 정부에서 노동장관으로 재직하며, 재계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주35시간 노동제를 관철시킨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여론을 돌파하는 추진력과 결단력의 소유자로 평가받는다. 단, 경제계의 거부감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 최대 핸디캡. 

올랑드가 오브리를 총리에 앉힐 경우, 독일 등 세계 경제계의 프랑스 새 정부에 대한 우려와 경계심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오브리는 당수로서 6월 총선에 집중하거나, 문화장관 직을 맡게 되리란 분석이 많다.  독일과 함께 유럽을 이끄는 양대축인 프랑스의 차기 외교장관으로는 로랑 파비우스(66)가 유력시된다. 미테랑 정부에서 총리직을 맡아 행정,외교 경험이 두루 풍부하다.

 

이밖에 한국입양아 출신인 플뢰르 펠르랭(한국명 김종숙), 녹색당 2인장 장 뱅상 플라세(한국명 권오복)의 입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탈리아판 나꼼수 총수? ... 베페 그릴로 

 

기성정당체제에 도전하는 제3당 돌풍이 이탈리아를 강타했다.
독일,그리스 등 최근 유럽 각국 선거에서 나타난 신생정당 및 제3당 대약진현상이 6∼7일 치러진 이탈리아 지방선거에서도 뚜렷히 나타났다고 라레푸블리카, 코리에르델라세라 등 현지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약 900개 지역에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신생정당인 '5스타운동(Il movimento 5 stelle)'과 '이탈리아가치당'은 양대 정당인 자유국민당(PdL)과 사회당보다 높은 지지율을 얻는 돌풍을 일으켰다. '5스타운동'은 파르마와 제노아 선거구에서 15∼20%의 지지율을 얻었고, '이탈리아가치당'은 팔레르모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두 당 모두 기성 정치인의 부패와 무능력을 맹공격해 경제난 속에서 고통받고 소외감을 느껴온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었다. '5스타운동'을 이끄는 베페 그릴로(63·사진)는 7일 라레푸블리카 등과 인터뷰에서 "다음은 의회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방선거에서 확인한 인기를 토대로 이르면 2013년 초쯤 치러지는 총선을 통해 의회에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5스타운동'은 정확히 말하면 '정당'이라기보다 일종의 정치개혁운동 '단체'라고 할 수있다. 코미디언, 연극배우,사회운동가인 그릴로가 2009년 10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처음 제안했으며, 이듬해 정식으로 단체로 탄생됐다. 2010년 일부 지방선거에 처음으로 단체 소속인사들을 출마시켰던 '5스타운동'은 불과 2년만에 의회입성을 노리는 정치세력으로 급성장했다. 

주제페 피에로란 본명 대신 베페란 애칭으로 불리는 그릴로는 정치풍자 코미디언 출신이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총리로 상징되는 이탈리아 부패정치를 무대와 TV,영화스크린에서 신랄하게 꼬집어온 그는 2000년대 중반부터 인터넷을 토대로 반푸패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왔다. 

지난 2007년 무려 200만명의 군중이 참여한 'V(이탈리아어 '복수(Vendetta)'의 첫글자) 데이' 행사를 이끈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덥수룩한 헤어스타일과 수염, 넉넉한 몸집을 지녔다. 영국 가디언지는 베페 그릴로를 '이탈리아의 마이클 무어'로 표현하기도 했다. PdL 소속의 오스발도 나폴리 의원은 7일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의 유일한 승자는 그릴로"라며 ,이탈리아 등 유럽을 휩쓸고 있는 유권자들의 반정치권력 정서가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