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마이크로소프트, NSA에 다줬다

bluefox61 2013. 7. 12. 11:40

 세계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의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과 손잡고 아웃룩닷컴, 핫메일, 스카이프 이용자의 이메일, 음성 및 화상 대화는 물론 클라우드서비스인 스카이드라이브의 정보를 넘겨준 것으로 드러나 큰 파장이 예상된다.

 

 

 영국 가디언은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넘겨받은 NSA 내부 문건을 인용해 11일 이같은 사실을 추가폭로했다. 이번 폭로 내용은 MS에 국한됐지만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야후, 트위터 등 역시 NSA의 프리즘 프로그램에 직간접적으로 협력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신의 프라이버시는 우리의 최우선"이라고 강조해온 MS를 비롯해 미국의 거대 IT기업들이 정보기관에 적극 협력해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침해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엄청난 비난은 물론 신뢰성 추락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가디언에 따르면,지난해 12월 26일자 NSA 문건에는 "MS가 FBI와 (인터넷 감시) 능력 개발에 성공했다"고 언급돼있다. 가디언은 이 문건이 작성되기 약 5개월전인 2012년 7월 NSA가 MS에 아웃룩닷컴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암호화된 계정에 접속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을 제기했고, 이후 MS가 FBI의 '데이타 인터셉트 유닛'조직과 함께 문제점을 해결하기위한 솔루션 개발에 들어가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작성된 문건에는 "핫메일, 라이브, 아웃룩닷컴 계정의 암호화 이전에 NSA가 프리즘으로 데이터를 수집했기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표현이 나온다.지난 4월 8일자 문건에는 NSA가 MS의 클라우드서비스인 스카이드라이브에 접속할 수있도록 양측이 지난 수개월간 협력해온 정황이 기술돼있다. NSA 관계자가 무료 인터넷 전화서비스인 스카이프의 음성 및 영상통화 정보수집량이 3배로 늘어났다고 자랑하는 내용이 담긴 문건도 있다. 아울러 NSA가 수집한 정보를 FBI, 중앙정보국(CIA)과 정기적으로 공유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MS가 지난 2011년 5월 인수해 서비스하고 있는 스카이프의사용자는 전세계적으로 6억6300만명, 스카이드라이브 사용자는 약 2억 5000만명에 달한다.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디지털기술전문가인 크리스 소고이언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스카이프가 그동안 사용자들에게 도청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왔던만큼  이번 폭로로 사용자들이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MS 측은 가디언의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MS는 11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정부의 고객정보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분명한 원칙들을 가지고 있으며,법적 절차에 따라서만 고객의 데이타를 (정부에)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즉, NSA와의 협력은 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 위해 정부가 관련 내용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국가정보국장(DNI) 대변인과 NSA 대변인 역시 공동성명에서 "미국은 관련 프로그램을 법원, 의회, DNI의 신중한 모니터링 하에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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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워드 스노든의 미국 국가안보국(NSA) 정보수집을 폭로스캔들을 계기로 미정보기관의 무차별적 정보수집이 논란이 되고있는 가운데,  미국을 '사이버 첩보'의 최강자로 우뚝 일어서게 만든 곳은 실리콘밸리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이 자국 국민은 물론이고 전세계를 상대로 엄청난 규모의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해 이용할 수있게 된데에서는,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미국의 디지털 기술력과 인프라스트럭쳐(인프라)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도 미국만큼 (정보수집)한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말처럼 러시아, 중국은 물론 영국, 이탈리아 등도 통신, 이메일, 문자메시지 정보를 수집해 첩보에 이용하는가하면 해외정부 및 기관들을 해킹하고 있지만, 양적 질적인 면에서 미국과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인 것은 바로 디지털 기술력과 인프라의 차이때문이라는 것이다. 영국 옥스포드대 인터넷 연구소의 연구원 조스 라이트는 2일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디지털기술력이 미국을 감시(surveillance) 수퍼파워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텔레지오그래피의 분석에 따르면,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3분의 1이 미국의 파이버옵틱(fiber optic)망을 이용하고 있다. 전세계 데스크톱 컴퓨터의 90%이상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세계 온란인 검색 트래픽의 3분의 2 이상이 구글을 이용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 27억명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9억명이 페이스북을 사용하며, 지난해만 4억2500만명이 G메일의 클라우드서비스를 이용했다. 이처럼 미국 디지털 및 인터넷 회사들이 엄청난 정보를 축적할 수있는 기술력을 확보한 덕분에 미국이 사이버첩보 분야의 수퍼파워가 될 수있었다는 것이다. 조스 라이트 연구원은 "(미국의 정보수집은)남의 일기를 들여다보는 것보다 훨씬 더 나쁘다"며 "일기에 쓰지 않는 내용까지도 도·감청할 수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국민 및 해외 기관를 감시,감청하고 전자정보를 빼내오는 국가는 미국만이 아니다. 최근 영국의 정보국(GCGQ)이 온라인 정보수집활동으로 구설수에 올랐는가 하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는 SORM(러시아로 '수사활동을 위한 시스템'의 약어)이란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국 인터넷서비스망에 접속해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 역시 시나(SINA), 바이두(BAIDU) 등 자국 인터넷 검색포털들을 감시하고 있으며 실제 수차례 인권운동가들의 체포해 이용해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디지털기술 전문가 리처드 올드리치는 "빅브러더 한명(미국)에 수백명의 리틀 브라더들이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미국의 정보수집 뒤에 실리콘밸리가 버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이제 문제는 인터넷 기술들이 과연 정부에 얼마나 협력해왔는가가 향후 중대한 논쟁점이 될 것으로 AP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