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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벤더스의 영화에서 음악은 제 2의 주인공이다. 전후 미국 대중음악의 세례를 받으며 성장한 벤더스는 언제나 자신의 영화 속에서 음악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표현해냈다. 그의 대표작 ‘파리 텍사스’는 황량한 이미지와 함께 라이 쿠더의 흐느끼는 듯한 기타 선율로 기억되며, ‘밀리언 달러 호텔’은 그로테스크한 인간군상만큼이나 보노의 노래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더 블루스-소울 오브 맨’은 벤더스의 이른바 ‘음악 영화 3부작’ 중 세번째 작품이다.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에서 쿠바 음악의 거장들을 불러냈던 그는 두번째 음악영화 ‘비엘 파시에르트’에서는 동독출신의 포크록그룹 BAP를 통해 분단사의 비극을 짚어냈다. 

‘더 블루스…’는 이미 오래전 사망해 전설인 된 미국 블루스 음악가 3인을 다루고 있다. 앞의 두작품이 생존음악가들을 다룬만큼 그들의 현재 삶과 시대상황을 고루 담아냈던데 비해, ‘더 블루스…’는 자료 부족 탓인지 3명이 남긴 노래 그 자체에 집중한 점이 특징이다. 그 덕분에 흑인 블루스의 독특한 정취와 한이 더욱 절절하게 묻어나는 영화가 됐다. 

블라인드 윌리 존슨, 스킵 제임스, J.B. 르누아르. 돈도 명예도 없이 오로지 기타 하나 품에 안고 인생의 희노애락을 노래했던 그들의 삶과 음악은 벤더스의 필름 속에서 되살아난다. 벤더스는 그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담은 자료화면 몇개만을 뼈대로 세워놓고, 재연화면과 역사적 사건에 관한 기록, 그리고 후대 뮤지션들의 공연장면 등을 살로 붙여 20세기 블루스 역사를 완성해낸다. 

‘더 블루스…’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생략되고 삭제된 부분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30년대 초반 몇장의 앨범을 내고 사라졌다가 60년대에 한 허름한 병원에서 발견돼 극적으로 컴백무대에 섰던 스킵 제임스의 잃어버린 30년 세월은 미국에서 흑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수많은 사연들을 무언으로 전달한다. “그 노래들 안에는 내가 미국에 관해 읽었던 그 어떤 책들보다 더 많은 진실이 담겨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는 벤더스의 말은 이렇게 바꿀 수 있을 것같다. “‘더 블루스…’는 그 어떤 20세기 미국역사책보다 더 많은 것을 전달한다.” 

Posted by bluefox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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