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들

스미스소니언 컬렉션, 온라인으로 보세요

bluefox61 2015. 1. 8. 10:00

전 세계 예술 애호가들이 미국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박물관으로부터 엄청난 규모의 새해선물을 받았다.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의 동양 예술품 컬렉션인 프리어·새클러 갤러리가 소장품 4만691점의 사진을 홈페이지(http://www.asia.si.edu/collections/edan/default.cfm)에 무료로 공개한 것. 신석기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와 지역의 예술품들을 컴퓨터 화면으로 구경할 수있을 뿐만 아니라 사진을 내려받아 저장할 수도 있다. 사진은 인쇄용으로 쓸 수있을 만큼 고해상도이다.줄리언 레이비 박물관장은 5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소장품의 온라인 공개를 ‘예술의 민주화’로 표현하면서 "아시아 예술에 대한 사랑과 연구를 증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 우리는 지금 디지털의 정점시대에 살고 있다"며 "시대에 맞게 박물관도 변화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레이비 관장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공개된 예술품의 약 78%는 지금까지 한 번도 전시된 적이 없었던 것들이다. 그는 " 최소한 내가 기억하기로는 그렇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공개된 작품을 지역별로 나누면 중국이 가장 많은 1만 424점, 중동 등 이슬람 지역은 2683점,근동 2076점,미국 원주민 지역 1806점, 동남아시아 및 남아시아 1213점, 고대이집트 1176점 등이다. 한국작품은 781점으로  고려청자, 고려 불화, 수묵화, 병풍 등 다양하다. 한국 작품 홈페이지( http://www.asia.si.edu/collections/korean.asp)에서 감상할 수 있다.갤러리 측은 한국 컬렉션을 설명하는 글에서 대표작으로 불화 3점을 꼽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겸제 정선의 화첩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5점의 수묵화이다. 시원하게 폭포가 떨어지는 모습 등이 담겨있다. 하지만 갤러리 측은 이 작품들에 해당하는 주제어들 중 하나로 ‘위작(forgery)’이란 단어를 올려놓아 진품이 아닐 가능성을 시사했다.국립중앙박물관 측은 한국 컬렉션 781점 중 약 230점이 이번에 처음 공개된 작품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846년 설립된 국립 스미스소니언재단은 19개의 박물관과 갤러리, 연구소, 동물원 등을 거느리고 있는 세계최대 예술재단이다. 동양 전문 컬렉션으로는 1923년 세워진 프리어 갤러리와 1987년에 문을 연 아서 M 새클러 갤리리가 있다. 프리어 갤러리는 1906년 방대한 규모의 컬렉션을 스미스소니언재단에 기증한  찰스 랭 프리어(1854~1919)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디트로이트 출신 사업가였던 그는 중국 일본 스리랑카 이집트 등을 여행하면서 뛰어난 감식안으로 예술품들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을 직접 방문한 적은 없지만, 이번에 공개된 고려, 조선시대 도자기의 상당수는 프리어가 수집한 것이다. 아서 M 새클러(1913~1987)는 정신과의사이자 자선사업가로, 평생에 걸쳐 수집한 동양 예술품들을 스미스소니언은 물론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 프린스턴대 , 하버드대 등에 기증했다.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은 프리어·새클러 갤러리를 시작으로 소장품 전체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WP에 따르면 예술 작품의 디지털화는 분류, 사진 촬영, 색 보정, 데이터베이스화, 작품 설명 부착 등의 어렵고 조심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프리어·새클러 갤러리도 전문가 54명이 동원돼 총 1만 시간 이상을 투자한 끝에 ‘디지털 컬렉션’을 완성했다.WP는 세계 각지의 박물관들이 소장품의 디지털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선뜻 나서기 어려워하는 것은 이처럼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5월  뉴욕의 자연사박물관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등의 작품을 포함한 40만여 점의 소장품을 디지털화해 비영리 목적으로 무료공개했다.뒤이어 지난해 10월에는 바티칸박물관이 소장품 8만점을 온라인으로 공개했다.‘구글아트프로젝트’는 전 세계 약 460개 박물관 및 갤러리들의 소장품을 온라인으로 전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