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정치인과 어린이.. 쉽고도 어려운 만남

bluefox61 2015. 4. 14. 11:34

총선을 앞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10세 소녀로부터 어려운 질문을 받고 진땀을 흘렸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다음의 기사죠.


총선(5월 7일)을 앞두고 선거유세에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10살 소녀의 도발적인 질문에 쩔쩔매며 제대로 대답조차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인디펜던트, 텔레그래프 등은 13일 방송된 BBC 어린이 시사프로 ‘뉴스라운드’에 출연한 캐머런 총리가 리마란 이름의 소녀로부터 " 이번 총선에서 이길 것같은 정치인 한 명을 꼽는다면 누구인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 단 총리 자신은 빼고 답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크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캐머런 총리가 "와, 한 명만 꼽으라고? 죽은 사람 , 아니면 산 사람?"이라고 소심하게 반문하더니 "나말고 누군가가 선거에서 이긴다고 생각만 해도 못참을 것 같다"고 궁색하게 답했다는 것. 그는 결국 "너무 어려운 질문이어서 대답을 못하겠다"며 얼버무렸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다른 어린이들은 총리에게 "이민정책을 설명해달라""총리를 해보니 어떤가"란 질문을 던졌다. 캐머런 총리는 어린이들과의 집단 인터뷰가 끝난 후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리마에게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모든 선거 캠페인에서 받은 질문 중 최고의 질문이었다"고 칭찬했다. 텔레그래프는 열살짜리 소녀가 노련한 정치부 기자들보다 더 날카로운 질문을 총리에게 했다고 평했다. 
 

‘뉴스라운드’측은 총선 전까지 보수당 소속의 캐머런 총리뿐만 아니라 노동당 등 각 정당 지도자들을 모두 출연시켜 어린이들과 선거공약과 국정에 관해 토론하는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보수당과 노동당의 정당 지지율 조사결과가 기관별로 큰 차이를 나타내 유권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13일 BBC 조사에서는 보수당과 노동당 지지율이 34%로 동일하게 나온데 비해, 12일 유거브(YouGov)조사에서는 노동당이 36% 보수당이 33%로 나타났다. 반면 12일 ICM 조사에서는 보수당 39%, 노동당 33%로 나왔다. 

 

 

오른쪽 끝이 리마


 

그러고보니,

캐머런은 며칠전에 5~6세 꼬마들과의 만남에서도 굴욕을 당한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책을 읽어줬는데, 한 여자아이가 마치 조는 것처럼 머리를 책상에 박고 있는 사진이 기자들에게 찍혀 공개된 거죠.

 

 

 

사실, 아이가 졸았던 건 아니랍니다. 갑자기 기자들이 몰려와서 사진을 막 찍어대니까 어쩔줄몰라 머리를 수그렸다는 건대, 기자들은 그 모습이 재미있어서 찍었던거죠. 거기에 "꼬마도 지겨워하는 캐머런"쯤으로 독자들에게 해석을 유도했고요.

 

사실, 정치인들은 아이들을 곧잘 유세의 도구로 이용하곤 하죠. 부드럽고 인간적인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해서인데요, 반드시 100% 성공하는 건만은 아니죠.

 

재난이 된 정치인과 아이의 만남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이거죠.

 

오른쪽 사진의 아이 얼굴이 완전 얼이 빠져버린 표정이죠.. 겁에 질렸다고 해야하나.

 

이 사진은 당시 그야말로 대박이 났었죠.  서방 언론들이 "대체 소년 귀에 푸틴이 뭐라고 했으면 아이가 저 모양이 됐겠나"라고 막 보도했고요. 인터넷 상에선 푸틴이 아이 귀에 대고 속삭인 말들을 막 상상해서 지어내기도 했는데, "내가 니 애비다"라고 말했다는 것도 있었고, "너 떠들면 니 아버지 감옥에 처넣는다"는 말이었을거란 것도 있었죠.

 

이런 사진들도 있습니다.

 

아..부시 정말 싫어

 

밀리밴드인가 뭐시긴가, 쟤 뭐하는거니...


닉 클레그, 뭐라는거니.. (망친 피자) 아닌건 아니잖아..

 

헐... 재미없어

 

고든 브라운, 정말 못봐주겠네...

 

좀 쥐어뜯겨봐야 정신차리겠냐..

 

사실 , 정치인이 아이와 함께 있는 사진 중 이슈가 되는 경우는 대부분 정치적 해석을 붙일 수있을 때인 듯합니다.

예를 들면, 조지 W 부시를 싫어하는 감정을 담아서 "아이도 싫어하는 부시"류의 사진을 내보내는 식으로요.

늘 아이들이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어떤 특정 순간만을 꼭 집어서 멋대로 해석을 붙이는거죠. 그런데, 그걸 보고 많은 사람들이 절묘하다고 생각하는거고요.

 

그러고 보면, 연예인이나 정치인이나 굴욕사진의 저주에서 피하기가 쉽지 않은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