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래스카 영구동토층이 기후변화로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이에 따라 땅 속에 갇혀있던 메탄이 대기 중으로 대량으로 방출돼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알래스카 동토층의 해동이 향후 수세기에 걸쳐 전 세계 기온상승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도했다.
북극의 온난화 속도는 지구의 다른 곳보다 2배가량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알래스카의 동토층이 21세기 중반쯤이면 대부분 녹아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우드홀센터의 과학자들은 지난 7월 알래스카 동토층을 깊게 파 토양을 채취한 다음 그 안에 들어있는 탄소의 양 등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동토층 지하 약 20m 지점의 온도가 지난 수십년동안 3도(화씨 5.5도) 상승한 것이 확인됐다.
지표면과 가까운 층의 온도 상승은 더 급격하다. 조사 결과 알래스카 북쪽의 한 지점에 있는 영구동토 지표면 밑 땅 속 온도가 기존 -8도에서 -3도로 5도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21세기 중반쯤이면 알래스카 동토 지표면에 가까운 땅 속 온도가 빙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구동토가 완전히 녹는데 얼마나 걸릴 것인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아무리 급속히 녹는다해도 수천년이 걸릴 것이란 견해도 있다. 하지만 알래스카대 동토 연구자인 블라디미르 로마노프스키 교수는 NYT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동토가 안정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동토가 녹아버릴 수있다는 이야기이다.
동토가 녹아서 물이 생기면 지반이 약화돼 그 위에 세워진 건축물이 무너질 수도 있다. 실제로 알래스카 베텔 경우 기온이 20세기 중반 이후 화씨로 4도나 올라 지반이 약해지면서 건물이 기울거나 금이 가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이 동토의 급속한 해동현상과 관련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땅 속에 있는 메탄의 대량 배출이다. 북극 지역 땅 속에는 몇10억t의 메탄이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땅이 녹으면 메탄이 대기 중에 배출되는 것이다. 대기 중에 포함된 메탄의 양은 적은 편이지만,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산화탄소(CO20보다 무려 20배나 크다. 기온상승으로 동토가 녹아 메탄이 방출되면 기온이 더 올라 메탄이 더 많이 방출되는 악순환이 진행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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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동토의 해동으로 인해 대기 중에 방출되는 탄소의 양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추정치가 각각 다르다. 21세기 말쯤에는 연간 15억t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그런가 하면 미국에서 화석연료를 태워 연간 방출하는 양보다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란 연구도 있다.
앞서 지난 2012년 유엔환경계획은 '영구동토층 해빙의 정책적 함의'라는 보고서에서, 영구동토층이 해빙될 경우 대기 중으로 빠져나오게 될 온실가스가 2100년까지 최소 43억t에서 최대 135억t, 2200년까지 246억t에서 415억t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분명한 사실은 동토의 해동과 기온상승으로 알래스카 툰드라(고위도이 한대지역)에서 이미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초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알래스카 툰드라 지역에서 세균분해와 식물의 CO2 배출이 가을까지 계속되고 있다. 봄과 여름철에 녹았던 땅이 다시 어는 시기가 갈수록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NYT에 "그동안에는 동토층이 냉동고였는데, 지금은 그 냉동고가 냉장고로 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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