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시작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사람들이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바이러스의 발원지는 후베이성 우한. 바이러스에는 '우한-400'이란 이름이 붙는다...'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확산사태를 예견한 듯한 30여년전의 스릴러소설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화제의 작품은 1981년 출간된 '어둠의 눈(The Eyes of Darkness)'. 작가는 미국의 대표적인 스릴러 베스트셀러 작가로 꼽히는 딘 쿤츠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 코로나19설을 기막히게 예견한 소설 '어둠의 눈'이 다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로 전염병 확산을 다룬 많은 소설과 영화들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중 '어둠의 눈'은 바이러스의 발원지를 중국 우한으로 콕 집어서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음모론 애호가'들의 구미에 딱 맞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화제가 되고 있다.
소설 속에서 리첸이란 이름의 중국 과학자가 중국의 새로운 생화학무기에 관한 정보가 담긴 플로피 디스크를 가지고 미국에 입국한다. 이 무기는 우한 외곽에 있는 RDNA 연구소에서 만들어졌다는 의미로, '우한-400'으로 불린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의문의 사망사건이 일어나고, 아들을 잃은 어머니가 진실을 찾아나가는 과정이 소설의 기둥을 이루고 있다.
실제로 우한에서 약 32km 떨어진 곳에는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있다. 이 연구소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규명해내는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이번 사태가 이 연구소가 생화학 무기용으로 만든 바이러스 때문에 발생했다는 음모설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 대사는 지난 9일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의 생화학 무기 연구와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공화당 소속 톰 코튼 미 상원의원(아칸소)의 주장에 대해 "전적으로 미친 소리"이라며, 이런 의혹 제기가 인종 차별 및 제노포비아를 촉발할 수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러스에 관해) 알려지지 않은 게 아직도 많다. 중국과 미국, 그리고 다른 나라 과학자들이 바이러스에 대해 더 알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종류의 루머들이 돌고 있다. 바이러스가 중국이 아닌 미국 군실험실에서 나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떻게 그런 미친 소리들을 믿을 수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홍콩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앨버트 완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우한에는 역사적으로 많은 과학연구소가 있어왔으며, 그 중 하나는 미생물과 바이러스를 연구하고 있다. 쿤츠처럼 똑똑한 작가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실제 정보를 이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중국 전문 저술가인 폴 프렌치는 "일본이 중국에서 화학무기 연구를 했다. 그리고 대부분은 하얼빈의 731 부대와 연관돼있다. 일본은 우한에 화학무기를 숨겨놓기도 했다. 이는 일본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쿤츠도 이런 사실을 소설을 쓸 때 염두에 뒀을 수있다는 것이다.
딘 쿤츠의 소설들은 여러차례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 바 있다. 하지만 '어둠의 눈'은 스크린으로 옮겨진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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