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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2세 영화감독 정이삭(29. 미국명 리 아이작 정)이 독특한 소재의 장편극영화 데뷔작으로 미국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3일자 기사에서 정감독의 <문유랑가보(영어제목 Liberation Day)>를 르완다 토속언어인 킨야르완다어로 만들어진 최초의 영화로 소개했다. 르완다의 전설적인 전사 이름을 따온 <문유랑가보>는 르완다 학살의 참상을 다루기보다는 두 십대 소년의 시선으로 폭력이 남긴 아픔을 잔잔하게 조명한 작품. 정감독은 현지인들을 배우로 고용해 불과 11일동안 수퍼 16밀리로 작품을 완성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영화계에서 최근들어  ‘코리안 아메리칸’들의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계, 일본계 등 다른 아시아지역 출신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인 것이 사실이지만, 정이삭 감독 이외에도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계 감독들이 적지 않다.


◆<토크>의 조지프 칸 감독 (36)


한국계 감독들 중 주류영화계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인물이다. 광고와 뮤직비디오계에서 알아주는 정상급 감독이었던 그는 2004년 박진감넘치는 액션영화 <토크>로 극영화 데뷔를 했다. 

이 작품은 개봉 첫주 북미오피스 상위권에 랭크됐었다. SF 거장 윌리엄 깁슨의 걸작 소설 ‘뉴 로맨서’의 감독으로 내정됐다는 소문이 지난해부터 돌고 있는 상태. 제작비만 최소 7000만달러가 들어갈 이 작품의 맡게 될 경우, 할리우드의 새로운 흥행감독의 반열에 올라 설 것이 확실하다.


한국이름이 안준희인 칸 감독은 부산태생으로 , 세살때 부모와 함께 이탈리아 리보르노로 이주했다가 또다시 미국 텍사스로 옮겨가 자리잡았다. 명문 뉴욕대학의 티쉬예술대에 입학, 1학년만 마친뒤 뮤직비디오감독으로 일하기 위해 자퇴했다. 

이후 U2, 백스트리트보이스, 엘튼 존,에어로스미스 등 쟁쟁한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수백편을 연출해 실력파로 인정받았다.


◆<내가 숨쉬는 공기>의 이지호 감독(36)


올해초 미국 독립영화계는 <내가 숨쉬는 공기(The Air I Breathe)>란 작품에 깜짝 놀랐다. 이지호란 낯선 이름의 감독 작품에 포레스트 휘태커, 앤디 가르샤, 브렌든 프레이저, 케빈 베이컨, 사라 미셀 겔러, 줄리 델피 등 할리우드 정상급 배우들이 총출연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전격적으로 출연을 결심할 정도로 이 감독의 시나리오는 매우 탁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작품은 인간의 4가지 감정 희로애락을 4가지 스토리로 그려낸 스릴러. 서로 다른 방향에서 진행되는 듯했던 이야기들이 마지막에 하나로 합쳐지는 형식으로 , 오는 4월 10일 국내개봉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 25일 개봉됐다. 영화검색사이트 imdb 평점으로는 10점 만점에 8점으로 ,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 작품으로 미국 영화계에 깊은 인상을 남긴 이지호 감독은<정사><울랄라시스터스>에 출연했던 영화배우 김민의 남편으로, 최근엔 유명제작사 라이온스게이트의 차기작 감독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뉴욕 태생인 이 감독은 웨슬리안대학과 뉴욕대에서 영화연출을 전공, 16밀리 단편 <광대>로 시카로 국제영화제에서 최고학생영화에 수여되는 휴고상을 수상했다. 학창시절부터 일찌감치 실력을 나타낸 것. 95년에는 성적판타지를 과감하게 다룬 <동화>로 마틴 스콜세지가 주관한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96년 한국으로 들어와 삼성영상사업단에서 2년정도 음반프로듀서 및 뮤직비디오감독을 하기도 했다.  이때 번 돈으로 <동화>를 완성해냈고, 이작품은 2000년 선댄스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 진출해 호평받았다.


◆<웨스트 32번가>의 마이클 강(38)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 출신인 마이클 강 감독은 2003년 <모텔>이란 장편영화로 데뷔했다. 13살 소년의 눈으로 부모가 운영하는 모텔에 드나드는 사람들을 그린 이 작품은 선댄스영화제에서 휴머니타스 상을 수상했으며, 인디스피리트영화제의 최우수 데뷔감독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

두번째 장편영화인 <웨스트 32번가>는 CJ엔터테인먼트가 최초로 미국에서 제작한 작품이란 점 때문에 국내에서 화제가 되기도했다. 강감독은 지난해 이 영화의 개봉에 앞서 한국을 방문, 차기작 계획과 관련해 “아프리카를 소재로 한 시나리오를 작업 중이고, 친구 우디 한 감독과 함께 ‘러브 버즈’라는 영화도 만들 계획이다. 또 뉴욕 차이나타운을 배경으로 한 HBO채널 TV 시리즈 쇼를 맡아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정원의 반딧불이>의 데니스 리 (38)


줄리아 로버츠의 출연으로 화제가 된 <정원의 반딧불이(Fireflies in the Garden)>은 데니스 리 감독의 데뷔작. 로버츠 이외에도 윌렘 데포, 캐리 앤 모스, 에밀리 왓슨,라이언 레이놀스 등이 출연했다. 데니스 리 감독이 최근 국내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줄리아 로버츠의 남편인 촬영감독 대니 모더의 남동생인 다니엘 모더가 이 영화의 촬영에 참여한 것이 로버츠의 캐스팅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로버츠는 시나리오를 읽고 감동받아 출연을 흔쾌히 승락했다고.

<정원의 반딧불이>는 어머니의 갑작스런 사고사 이후 남겨진 가족들이 슬픔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올해초 독일 베를린영화제에서 첫선 보였다. 평단의 반응은 다소 비판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카고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던 데니스 리의 원래 소망은 변호사. 하지만 대학 졸업 후 인생의 항로를 바꿔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했고, 학창시절 만든 단편영화가 상을 받으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소설가 최인호씨가 둘째 외삼촌이란 사실이 알려져 , 국내에서는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유랑가보>의 정이삭(29)


콜로라도주에서 태어나 아칸소 시골마을에서 성장기를 보낸 정이삭 감독은 예일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 대학 3학년때 영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 그는 의사가 되기 위해 의과대학에 진학하라는 부모의 바람을 저버리고 털컥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문유랑가보>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의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됐으며, 그뒤 토론토,베를린, 로스앤젤레스 등 10여개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고, 3월 26일부터 시작되는 뉴욕현대미술관 및 링컨센터 공동주최 ‘뉴 디렉터스/뉴필름스’에도 초청받았다.



정감독이 르완다 소년들의 이야기를 르완다언어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데에는 아내 발레리의 영향이 컸다. 그는 예술심리사인 아내 발레리와 함께 2006년 르완다 수도 키칼리의 기독교구호단체에서 현지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활동을 펼쳤다. 발레리는 앞서 르완다에서 내전의 상처를 안은 어린이들의 심리상담가로 일한 적이 있었고, 2006년 다시 가게 되자 남편에게 동행을 권유했던 것. 

뉴욕타임스는 3만달러짜리 초저예산 <문유랑가보>에 대해, “콜로라도의 한국인 이민가정에 태어나 아칸소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생긴 정체성과 소속감에 대한 정감독의 의문이 녹아있는 작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칸영화제때 국내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아칸소 시절 나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백인이 아닌 아이였다. 그래서 한번도 진짜 미국인이라고 느껴보지 못했다. 그런데 한국에 가면 내가 모르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서 한국인이라고도 느끼지 못했다”며 “<문유랑가보>는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고 밝혔었다.

Posted by bluefox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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