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철수 3년만에 이라크를 내전 상황에 몰아넣고 있는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의외로 우리와 인연이 깊다.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있는 이름 , 김선일 때문이다. 2004년 6월, 이라크에서 일하던 삼십대 초반 청년 김선일이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자마아트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일신교와 지하드)'에 피납된 후 처참하게 참수된 시신으로 바그다드 인근 도로에서 발견됐다. 얼굴을 반쯤 가리고 도열해 서있는 무장조직원들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살고 싶다"고 울부짓던 모습이 공개된지 불과 며칠만이었다. 당시 만해도 조지 W 부시 미국 정부가 벌인 전쟁 쯤으로만 여겨졌던 이라크 전의 참상이 갑자기 우리 사회 한가운데로 들이닥치는 순간이었다. 이 조직의 지도자 아부 무사 알 자르카위는 어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