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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라이언즈

국내 상영 중인 로버트 레드퍼드 감독의 ‘로스트 라이언즈’의 원제목은 ‘라이언스 포 램스(Lions for Lambs)’다. 직역하면 ‘양들을 위해 봉사하는 사자들’쯤인데, 속 뜻은 좀 복잡하다. 이 표현은 1차세계대전 중 가장 치열했던 솜 전투 때 독일의 한 장군이 무능한 장교들 때문에 떼죽음 당한 영국군 병사들을 안타까워하며 했던 말로 알려져있다. 그런가하면 영국 역사가 앨런 클라크가 1차세계대전을 조명한 저서 ‘당나귀들’에서 “멍청한 당나귀들(장교 또는 지도자들)이 사자들(영국 군인들)을 잘못 이끌었다”고 비난한 문장이 조금 바뀌어 후대에 전해졌다는 주장도 있다. 한가지 확실한 사실은 이 표현의 원작자가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 대왕이라는 점이다. 그가 남겼다는 말은 정확하게 이렇다. “나는 전쟁터에..

‘로스트 라이언즈’ 레드포드 인터뷰

“미스터 선댄스, 워싱턴에 돌아오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9일 로버트 레드포드(71) 감독의 신작 를 이렇게 소개했다. 최근들어 영화배우, 감독보다는 선댄스영화제 총책임자로서 독립영화살리기에 힘을 기울여온 레드포드가 정통 정치물로 영화계에 컴백한 것을 환영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있겠다.뉴욕타임스는 캘리포니아주 나파밸리에 있는 레드포드의 작업실 풍경을 묘사하며 “그의 책상뒤 게시판에는 이라크전을 신랄하게 비판한 신문 칼럼들이 오려져 붙어있었다”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책상위에 펼쳐진 노트장에는 레드포드가 대문자로 크게 쓴 ‘당혹감, 책임감, 슬픔’등의 단어들이 눈에 띄기도 했다는 것. 하지만 레드포드 자신은 가 반이라크전 영화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반전영화라기보다는 오늘날 미국이란 국가가 어디로 가고있는가에..

푸틴 찬양 영화?

“국가를 이끌 능력있는 지도자를 잃어버린 러시아 국민들의 삶은 극심한 정치적 혼란 속에서 나날이 피폐해져간다. 권력과 돈을 가진 자들은 서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데만 열중하고, 이 틈을 타 외세가 침입하자 분노한 러시아 민중들은 단결하게 된다. 끝이 보이지 않는 듯했던 ‘혼란의 시대’는 민중들이 강력한 카리스마와 통치력을 가진 인물을 새로운 지도자로 추대함으로써 결국 막을 내리고 러시아는 번영을 맞게 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소련체제 붕괴 이후 십여년동안 정치, 경제적으로 상당한 혼란을 겪어야했던 러시아를 안정궤도에 올려놓은 지도자임에 틀림없다. 그는 국내적으로는 카리스마와 막강한 통치력을 과시하는 한편, 국제적으로는 이라크전 등 각 이슈마다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며 러시아의 파워를..

기후변화와 메가파이어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가 지금 불타고 있다. 6일째 이어지는 초대형 산불로 서울의 약 5배에 이르는 면적이 잿더미로 사라졌고, 샌디에이고에서만 최소 10억달러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강력한 계절풍 ‘산타 아나’가 한풀 꺾였다지만, 인명피해는 2명 더 늘어 총 8명으로 집계됐다. 한인교민 피해는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교민 수백명은 며칠동안이나마 삶의 터전인 집을 버리고 이재민 센터에서 불안에 떨었다고 한다. 산불 추이를 시시각각 전하는 미국 언론들의 보도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우선 산불을 묘사하기 위해 동원한 다양한 표현들이었다. 캘리포니아 남부의 광활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불길이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다수 언론들이 ‘메가 파이어(mega fire)’란 표현을 쓰고 있다..

<양들의 침묵> 드미 감독, 카터 다큐영화 만들었다

의 조너선 드미감독과 전직 미국대통령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지미 카터가 만났다. 다큐멘터리 영화 를 통해서다. 등 수많은 장편극영화들을 연출하는 한편으로 꾸준히 다큐멘터리 작업도 병행해온 드미 감독의 새 다큐영화 가 이번주부터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 등 주요도시에서 상영된다. 이 영화는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국제평론가심사위원상을 받는 등 이미 국제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기사에서 의 개봉을 계기로 인권과 평화를 위해 헌신해온 카터 전대통령의 삶에 대한 재조명과 함께, 지난해 카터의 발언을 계기로 불붙었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인권탄압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점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카터는 지난해 ‘팔레스타인;아파르트헤이트가 아닌 평화를’이란 책을 발표했다.당시 미국내 유..

도킨스, 다큐에 화난 이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진화생물학자이자 가장 논쟁적인 무신론자로 꼽히는 리처드 도킨스 옥스포드대 교수가 영화 한편 때문에 단단히 화가 났다. ‘이기적 유전자’‘눈 먼 시계공’등의 저서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있는 도킨스 교수는 최근 발표한 ‘만들어진 신’에서 창조론과 지적 설계론을 맹렬하게 비판해 전세계적으로 뜨거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도킨스를 분노케한 문제의 영화는 내년 2월 12일 미국 주요극장에서 일제히 개봉될 다큐멘터리 . 당초 종교와 과학의 상관관계를 다루는 영화로 알고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였던 도킨스는 막상 완성된 영화가 창조론과 ‘사촌’격인 지적 설계론을 일방적으로 옹호하면서, 기존 과학계를 편협되고 억압적이기까지한 조직으로 몰아부치는 내용으로 채워져있음을 알게된 후 경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젤리나 졸리

미국 영화배우 앤절리나 졸리가 6년전인 2001년 유엔난민구호기구(UNHCR)의 친선대사로 임명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그를 바라보는 세간이 시선이 우호적이었던 것만 아니다. 유명연예인이어서만은 아니었다. 암으로 사망한 오드리 헵번은 유엔아동기금(UNICEF)의 친선대사로서 남다른 헌신적인 활동과 노력으로 큰 존경을 받았었다. 졸리는 등의 작품에서 보여준 섹시하고 강렬한 외모는 물론이고, 당시 남편이었던 빌리 밥 손튼과의 다소 엽기스러운 애정생활 덕분에 사람들에게 왠지 제멋대로인 ‘배드 걸(Bad Girl)’의 인상을 심어줬던 사실이다. 즉, 애인을 가진 여성이나 아들을 둔 어머니를 긴장하게 만드는 종류의 여자가 바로 졸리였던 것이다. “전세계 분쟁지역을 돌아다니며 스폿라이트를 받는 유명 관광객”쯤으로 앤절..

버마를 추억하며

버마에 대한 기억은 아주 어린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축구가 뭔지도 몰랐던 나이였는데, 그 때 흑백TV로 중계됐던 국제축구대회에서 우리나라와 경기를 벌인 한 나라의 이름이 생소하게 느껴졌던 기억은 생생하게 남아있다. 이른바 ‘박스컵(정식명칭은 박정희대통령배 아시아 축구대회)’에서 한국과 맞서 싸우던 나라는 바로 버마였다. 그 나라 남자들은 치마를 입고 다닌다더라는 어른들의 말이 신기하게만 들렸다. 자료를 뒤져보니, 1971년도 제1회 박스컵축구대회부터 3회때까지 한국팀은 버마와 맞붙어 번번이 패배의 수모를 겪었다고 한다. 한국팀의 연이은 버마 굴욕을 지켜보던 국민들은 한숨과 눈물을 쏟아냈고, 신문마다 대표팀을 질타하느라 난리가 났었단다. 축구와 레슬링이 사실상 유일한 국민적 오락거리였던 때의 이야기다. ..

기후변화, 강건너 불 아니다

호주 시드니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가 열리고 있다. 안보부터 통상문제까지 여러현안들이 논의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바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감축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중국 국가주석의 6일 정상회담에서도 지구온난화 문제는 매우 중요하게 다뤄졌다. 외신들에 따르면 , 90분간의 만남동안 두 정상은 상당한 시간을 기후변화 심각성과 대책을 논의하는데 할애했다고 한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미국과 중국은 지구상에서 최대 환경오염국이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기후변화는 전세계 인류의 복지 및 지속가능한 발전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보다 강력한 국제협력에 의해 적절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푸틴의 근육과 미소

국가지도자에겐 ‘쉬는 일’도 정교한 전략에 따라 행하는 정치적 행보다. 휴가 모습이 한장의 사진으로 전세계에 보도된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더욱 그렇다. 최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취임후 첫 바캉스를 유럽의 수많은 휴양지들을 제쳐두고 굳이 미국 동부 메인주의 작은 마을 울페보로에서 보낸 것이 대표적 예라고 하겠다. 처음엔 이 사진도 매일 수백장씩 쏟아져 들어오는 외신사진들 중 하나쯤으로 생각했었다. 사진 속 주인공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설명은 간단했다. ‘푸틴 대통령이 모나코 국왕과 함께 투바 자치공화국 예니세이강변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 푸틴이 왜 모나코 국왕과 함께 모스크바에서 약 5000㎞나 떨어진 그 곳에서 함께 휴가를 보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문제의 사진이 눈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