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유로존 재정위기 5대 불확실성... 주요 일지

bluefox61 2011. 10. 28. 12:12
"유럽연합(EU)정상들이 (경제위기해소를 위해) 큰 성과를 올리기는 했지만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11시간 가까운 마라톤 회의끝에  27일 그리스 부채 50% 상각(헤어컷),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의 기금 1조유로 증액, 민간은행자본 1060억유로 증액 등에 합의한지 하룻만에 환영일색이던 시장의 반응이 변화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정상회의가 우려와 달리 결렬되지 않고 핵심안건에 합의를 이룬 일은 다행스런 일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거의 없어 실행여부와 효과를 내다보기는 너무 때이르다는 조심스런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AFP,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경제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EU 정상회의 합의성명 발표 후 상승세를 나타냈던 세계각국의 증시들이 다시 하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U 정상회의 합의사항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시급히 해소돼야 할 '불확실성'은 크게 5가지다.

첫째는 그리스 민간채권 상각방법.
EU 정상회의는 민간채권단이 갖고 있는 그리스 채권(총규모 약2000억유로)의 50%를 상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7월 21일 EU정상회의는 2차 그리스 구제방안을 발표하면서,은행 등 민간채권단이 자발적 참여를 통해 2011~2014년간 그리스채권의 조기환매(바이백) 126억유로를 포함해 496억유로를 기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시 정해진 상각률은  21% 였다.

전문가들은 상각방법에 대한 EU와 은행 간의 협상이 수일내 시작되겠지만 상당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둘째, EFSF 기금 증액도 1조유로 규모로만 정해졌을 뿐 어떻게 증액하겠다는 것인지 모호하다.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27일 BBC 등과 인터뷰에서 "영국은 EFSF 기금 증액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 유로권과 비유로권 EU회원국 간의 입장차를 드러냈다. 오스본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의 회원국으로서만 EFSF를 지원할 뿐 그리스,이탈리아 등 유로존 재정난 해소와 직접 연관된 기금증액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세번째 불확실성은 민간은행 자본확충이다. 성명에 따르면, 역내 약70개 은행은 2012년 6월 30일까지 의무자기자본비율을 9%로 늘여야한다. 금액으로는 총1060억유로 규모이다. 각 은행은 일단 자체적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힘들경우 해당국가와 EFSF의 지원을 받을 수있다. 그러나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데다가 그리스 채권까지 상각당하게 된 은행들이 시장에서 과연 얼마나 자금을 확보할 수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네번째는 중국. 유럽연합은 EFSF 증액을 위해 중국을 비롯해 이른바 신흥경제국에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27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전화통화를 했고, ESFS 책임자는 28일 중국으로 날아가 중국의 지원방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결국 유로존의 해결사로 중국이 나서게 된 셈이다. 그러나 중국이 언제 어떤 방법으로 EFSF 기금증액에 참여할지는 아직 윤곽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다섯번째는 유로존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한 이탈리아이다. 유럽정상들이 이번에 EFSF 증액에 매달린 이유는 바로 이탈리아때문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EFSF의 가용자금은 최근 증액합의에 따라 4400억유로인데, 이것으로는 이탈리아가 무너질 경우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부채는 현재 1조9천억유로로 추정되고 있다. EFSF 기금을 다 쏟아부어도 모자라는 셈이다. 

1조 유로 증액해봤자 이탈리아 사태가 발생하면 부족하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상황때문이다. 그래서 독일,프랑스 등은 이탈리아가 반드시 재정긴축을 하고 부채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베를루스코니 정부도 추가 긴축안을 마련하고, 연금제도도 기존 65세 정년을 67세로 바꾸는 것을 의회논의에 부치고 있다. 

하지만 연정파트너인 북부동맹이 결사 반대하고 있고, 북부동맹이 유사시 연정을 깨고 나가겠다고까지 위협하고 있어 과연 재정개혁을 이뤄낼 수있는 정치력을 이탈리아가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불안감이 높아가고 있다. "진짜 문제는 바로 이탈리아"란 말이 나오고 있는 것도 바로 그때문이다.


*유로존 재정위기 주요 일지 


2007년 
그리스 연간 4.2% 성장률 기록. 그러나 부채도 GDP 대비 100% 넘어서

2009년
10월 - 그리스 새 정부, 재정적자를 전정부 발표 6%에서 12.7%로 수정 발표
12월8일 - 피치, 그리스 등급을 A-에서 BBB+로 강등
12월 14일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 1차 긴축재정 패키지 발표

2010년
4월27일-S&P 그리스 등급 정크수준으로 강등. 재정적자 13.6% 가록. 부채 총 2160억유로(GDP 120%)
5월2일 -EU , IMF, ECB 그리스 1차 구제금융 제공. 총 1100억유로.
5월5일-그리스 전역에서 반긴축재정 시위.
5월9일-EFSF 창설 .유로존 4400억유로, EC 600억 유로,IMF 2500억유로 보증. 
5월10일-ECB, 재정취약국가들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 시작 
11월29일-ECB, IMF,EU 아일랜드에 850억유로 구제금융 제공 결정 

2011년 
5월16일-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포르투갈 780억유로 구제금융 결정 
6월15일- 그리스 아테네 반정부시위. 
7월6일-무디스,포르투갈 등급 정크수준으로 강등.2차 구제금융 필요성 제기
7월21일-EU정상회의, 그리스 2차 구제금융 결정. 규모는 1090억유로.
8월7일-ECB, 중단 4개월만에 재정취약국 국채매입 재개
9월11일-ECB 수석이코노미스트 유르겐 스타르크, 국채매입 프로그램에 대한 항의로 사임 
9월22일-그리스 국채10년물 수익률 23.6%로 급등. 1년전에 비해 배로 뛰어.
10월12~13일-EU정상회의, 유로존 위기해소방안에 대한 이견으로 회의일정 연기
10월20일-그리스, 1차 구제금융 6차분 받기 위한 정부의 추가긴축재정 패키지에 반대하는 총파업 
10월21일-IMF 등 트로이카, 그리스 6차분 80억유로 지급 결정
10월23일-EU 정상회의 개최. 성과없이 끝나면서 2차 회의(26일)개최 결정 
10월26일 -EU 정상회의 2차회의 개회. 그리스 민간채권 50% 상각, EFSF 1조유로 증액, 민간은행 자본확충 9% 상향조정 등 결정.  


<이 와중에도 참 바쁜 베를루스코니 총리>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또 구설수에 올랐다. 26,27일 EU 정상회의에서 밤샘 회의를 하던 중에도 덴마크의 금발미인 신임총리 헬레 토르닝 슈미트의 엉덩이에 눈길을 주는 순간이 사진기자들에게 포착된 것. 토르닝 슈미트 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 순간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그녀의 뒷모습을 언뜻 쳐다봤는데, 시선의 각도가 바로 엉덩이로 향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27일 이탈리아 현지일간지 라레푸블리카는 베를루스코니의 최측근이자 은행계좌관리자로 알려진 데니스 베르디니 하원의원이 피렌체법원에 제출한 문건을 입수, 분석한 결과 베를루스코니가 지난 2007년부터 1년반동안에만 가까운 여성들에게 현금 270만유로, 보석 33만7000유로어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베르디니 의원은 부패혐의로 피렌체검찰에 의해 고발돼 재판받고 있다. 문건에 의하면 같은 기간동안 베를루스코니가 주변친지와 정치인들에게 준 현금만 1700만유로(약264억원)에 이른다.이 돈이 베를루스코니 개인 재산에서 나온 것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베를루스코니에게 현금선물을 받은 여성은 전 미스 리투아니아출신 TV게임쇼 사회자 라사 쿨리테, 전 방송인 비르지나 산주스트, 영화배우 이사벨라 오르시니, 남성지 모델 출신인 사비나 베겐, 러시아 모델출신의 VIP나이트클럽 종업원 라이사 스코르키나 등 수십명에 이른다.
13만5000유로를 받은 스코르키나는 베를루스코니의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와 관련해 밀라노 재판정에 서기까지 했다.베를루스코니는 악명높은 붕가붕가 섹스파티에 참석한 여성들에게 돈을 준 정황이 드러나자 "선의로 선물했을 뿐"이라고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