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태국 계엄령 .. 군부 또 정치개입

bluefox61 2014. 5. 20. 11:22

 태국의 현대사는 군부 정치개입의 역사라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태국 군부는 격변기 때마다 힘을 과시해왔다. 1932년 군부의 무혈 쿠데타로 절대왕정이 무너지고 입헌군주제가 수립된 이후 지금까지 성공한 쿠데타만 11차례나 되며, 실패한 쿠데타까지 합치면 20차례에 가깝다.
 지난 2006년 탁신 친나왓 정권을 무너뜨린 쿠데타 당시 현지언론 네이션은"1992년까지 약 60년동안 평균 3.3년마다 한번 꼴로 쿠데타가 발생했다"고 지적했을 정도이다. 계엄령 선포는셀 수없을 정도로 여러차례 선포돼 거의 일상화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탁신 전 총리도 지난 2004년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자 남부 지역 주에 계엄령을 내렸고, 탁신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 역시 지난해 11월 방콕 일대에 계엄령을 선포한 적이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쿠데타가 가장 빈번한 태국의 정치는 군부 또는 군부 출신의 정치인이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정권들로 점철됐다. 1932년 무혈 쿠데타 성공이후 수십년간 사실상 군부 정치가 이어지다가 1973년 대규모 민주화시위로 군부정권이 퇴진하고 민주선거가 치러졌지만, 결국 3년뒤인 1976년 10월 다시 쿠데타가 일어나 약 50명의 대학생들이 시위현장에서 사망하는 유혈사태가 빚어졌다. 1991년 5월 쿠데타에 성공한 수친다 크라프라윤 장군은 이듬해 민주화 요구 시위가 벌어지자 또다시 친위 쿠데타를 감행했다가,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개입해 이례적으로 추인을 거부하자 결국 모든 권력을 내려놓고 해외로 망명하기도 했다. 

 

<1992년 친위쿠데타 후 국왕 앞에 조아려 앉은 수친다 장군. 국왕의 권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이지만, 왕실과 군부의 유대관계는 늘 논란을 불러일으켜온 것이 사실이다>

 가장 최근에 쿠데타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06년이다. 당시 군부는 탁신 총리가 해외 순방길에 나선 틈을 타 15년만에 처음으로 전격적으로 쿠데타를 감행해 성공했으며, 2008년 아피싯 웨차치와 정권을 수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년뒤 대규모 친탁신 시위가 벌어지면서 정국이 극도로 불안해지자 군부는 무력으로 시위대를 진압, 이 과정에서 최소 100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초래하기도 했다. 군부는 지난 2006년 때와 달리 이번에는 쿠데타가 아니라계엄령에 국한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또다시 군부가 정치에 개입했다는 점에서 2010년 때와 같은 유혈사태가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태국군은 전쟁이나 폭동이 발생하면 해당 지역에 독자적으로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군은 계엄령 아래서 치안, 질서 유지를 위해 무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영장 없이 최대 7일 동안 범법 용의자의 인신을 구속할 수 있다.또 언론을 검열, 통제하고 우편, 통신을 중단시키거나 조사할 수 있으며, 모든 건물과 장소를 압수 수색은 물론 점령할 수 있다.
계엄령 선포 지역에 군법재판소를 열어 범죄 용의자들을 군법에 따라 판결하고,군대를 도울 수 있도록 민간인들을 동원할 수 있다.자동차 등 민간인 재산과 병참 물자를 군 작전 지원용으로 징발할 수 있으며, 민간인은 군의 활동 때문에 생긴 재산상의 피해에 대해 보상을 요구할 수 없다. 군은 국민에게 집회, 출판, 방송, 수송, 통신, 여행 등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어떤 행동도 금지할 수 있다.통금령을 내리고 어떤 건물이나 장소도 군의 필요에 따라 파괴, 제거, 조정할 수 있다.군 계엄령은 정부가 중단할 수 없으며 왕실 포고령에 의해서만 중지할 수 있다. 

   ▲2001.6.6 = 탁신 창설 정당 타이락타이당 총선 압승.
 ▲2005.2.6 = TRT 재집권. 총선 압승.
 ▲2006.1월 = 탁신 전 총리, 친기업 주식 테마섹에 매각.
 ▲2006.2.24 = 탁신 일가 탈세 의혹으로 반정부 시위. 탁신은 의회 해산 뒤 조기총선 발표.
 ▲2006.4.2 = 조기총선 실시. 타이락타이당 압승.
 ▲2006.9.19 = 1991년 쿠데타 이후 15년 만에 군부 쿠데타 발생. 탁신 실각 후 영국으로 망명.
 ▲2007.5.30 = 타이락타이당 해체판결.
 ▲2007.12.23 = 탁신계 신당 국민의 힘(PPP), 총선 승리.
 ▲2008.2.28 = 탁신 귀국.
 ▲2008.5.25 = 반탁신단체인 국민민주주의연대(PAD, 일명 옐로셔츠) 반정부 시위. 정부 해산 요구.
 ▲2008.8.11 = 탁신 부부, 해외 도피.
 ▲2008.8.26 = 옐로셔츠 시위대 정부청사 난입.
 ▲2008.10.22 = 대법원, 탁신에게 권력남용, 부정부패로 징역 2년 선고.
 ▲2008.11.25 = 옐로셔츠 시위대, 수완나품 국제공항 1주일동안 점거.
 ▲2008.12.2 = 헌재, '국민의 힘'당 등 집권 3당 선거부정 등 혐의로 해체 명령.
 ▲2008.12.15 = 의회, 민주당 아피싯 총재를 27대 총리로 선출.
 ▲2009.3.26 = 친탁신단체 독재저항민주연합전선(UDD, 일명 레드셔츠) 정부청사봉쇄. 의회해산 요구.
 ▲2009.4.11 = 친탁신단체 시위로 아세안+3 정상회의 무산. 비상사태 선포.
 ▲2010.2.26 = 대법원, 태국 내 동결된 탁신 재산 766억바트 중 460억바트 몰수판결.
 ▲2010.3.14 = UDD 회원, 방콕 랏차담넌 거리 집결후 의회해산 요구하며 반정부시위 돌입.
 ▲2010.5.19 = 정부, 시위대 강제해산. 92명 사망. 1천700여명 부상.
 ▲2011.7.3 = 조기총선 실시. 푸어 타이당 압승.
 ▲2013.11.1 = 하원, 포괄적 정치사면법안 승인.
 ▲2013.11.24 = 잉락총리 퇴진과 탁신체제 근절 요구 반정부 시위에 10만여명 참가.
 ▲2013.11.25 = 반정부 시위대, 정부청사 점거 개시.
 ▲2013.12.1 = 반정부 시위에 10여만명 참가.
 ▲2013.12.9 = 의회 해산 및 조기 총선 실시 결정. 반정부 시위에 수만명 참가.

 ▲2013.12.22 = 반정부 시위에 10여만명 참가
 ▲2014.1.13 = '방콕 셧다운(shut-down)' 시위 시작
 ▲2014.2.2 = 조기 총선
 ▲2014.3.21 = 헌법재판소, 조기총선 무효 결정
 ▲2014.5.7 = 헌재, 잉락 총리 해임 결정, 잉락 총리 실각
 ▲2014.5.20 = 군부, 계엄령 선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