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보이콧?

bluefox61 2014. 9. 3. 11:00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제재 방안으로 2018년 월드컵 보이콧을 논의 중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벨기에 브뤼셀 주재 EU 28개국 대사들이 지난 1일과 2일 회의에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보이콧을 적극적으로 논의했다고 3일 보도했다. 지난 7월 말레이시아 항공 보잉 777 여객기(편명 MH17) 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러시아군의 부크미사일로 추정되는 지대공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이후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보이콧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는 했지만 , EU 회원국 대사 회의에서 이를 공식적으로 논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지난 2월 소치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시점에는 러시아 정부의 동성애자 인권탄압법 제정에 대한 항의차원으로 보이콧 주장이 제기된 적이 있으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등 서방 주요국 정상들이 개막식에 불참하는 선에 그쳤다.
 FT는 브뤼셀 주재 EU 회원국 대사들이 2일 회람한 일명 '(대러 추가제재) 옵션 페이퍼'에 " 러시아를 국제적인 문화, 경제, 스포츠 이벤트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제안할지 여부를 논의 중"이란 표현이 포함됐다고 전했다.'스포츠 이벤트' 경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외에 세계최고의 자동차경주대회인 F1(포뮬라원), 유럽 프로축구대회 등이 제재대상에 해당될 수있다고 FT는 지적했다.
 그러나 EU가 이번 주 중 내놓을 추가 제재에 2014년 러시아 월드컵 보이콧이 포함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EU주재 라트비아 대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월드컵 보이콧 방안은 아직 컨셉트 단계"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해) 선의를 나타내지 않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보이콧 논의는 매우 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치·경제·국제문제 컨설팅업체인 유라시아그룹의 유럽담당 애널리스트 무차바 라흐만은 "월드컵 보이콧이 지금까지 EU가 해온 제재보다 러시아에 고통(sting)을 줄 수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EU과 미국 등 서방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보이콧할 경우 지난 1979년 러시아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해 서방이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참가를 거부하고, 4년 뒤 러시아 등 공산국가들이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보이콧한 이후 34년만에 처음이 된다.

 

 

 러시아 군의 우크라이나 침략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이번 주중 유럽연합(EU)이 내놓을 대러 추가제재와 4∼5일 영국 웨일즈 지방의 뉴포트에서 개최되는 나토(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U가 오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보이콧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만큼, 이번 EU 추가제재는 지금까지의 제재보다 훨씬 높은 수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후 미국 정부도 추가 제재를 발표한 가능성이 높다.이런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3일 에스토니아를 방문한다. 에스토니아는 28개 EU 회원국 중 가장 강경한 반러시아 노선을 취하고 있는 국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의 이번 대러추가제재에는 러시아 정부 발행 국채 거래 금지, 러시아의 모든 국방 관련 업체 및 국영 석유회사의 유럽 내 자금조달 금지, 러시아 심해 및 극지 에너지 탐사 ·셰일오일 개발에 대한 유럽기업 참여 금지, 민간과 군사용도로 사용될 수있는 기계류의 대러 수출 금지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월 EU는  러시아 정부가 50%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은행 채권의 유럽 내 판매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한 바있다. FT는 러시아 에너지 기업 경우 로스네프트, 가스프롬을 석유부문이 가스프롬네프트 등이 새로 제재대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도했다. 또 이같은 조치로 로스네프트의 지분 20%를 가지고 있는 영국의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심해 유전 탐사기업인 프랑스의 테크닙, 이탈리아 사이펨, 영국의 패트로팍 등 유럽기업들의 피해가 불가피해질 듯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 러시아 최대 국영 천연가스 회사인 가스프롬은 이번에도 제재를 피해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4∼5일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말레이시아 항공 보잉 777기(MH17) 피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서방의 다자안보회의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찰스 쿱찬 국장은 2일 AP통신 등 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의 메시지는 '우리(미국)는 당신(동유럽) 곁에 서있다. 러시아는 동유럽에 얼씬거리지 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관련해 나토는 '선봉(spearhead)'이라는 이름으로 약 4000명의 병력이 참여하는 신속대응군 창설계획이 이번 회의에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나토군의 폴란드 주둔,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대한 무기지원 등에 대해선 여전히 회원국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못하고 있다. 폴란드,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동유럽국가들은 적극 찬성하는데 비해 독일과 프랑스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주 EU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갈등은 군사적으로 풀 수없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미국과 영국은 유보적 자세를 취하면서도 찬성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미하일 포포프 러시아 국가안보위원회 부서기(부위원장)는  2일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토 확대, 미사일방어(MD) 문제,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대외정치 요소 때문에 군사독트린을 수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올해말까지 새 군사독트린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서방이 자신들의 가치를 다른 나라에 수출하기 위한 '색깔혁명'정책의 일환"이라면서 "아랍의 봄 사건, 시리아 사태, 우크라이나 사태 등은 모두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군사적 위험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