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그리스, 결국 파국인가

bluefox61 2015. 6. 19. 11:30

지난 5년동안 유럽은 물론 전 세계를 뒤흔들어온 그리스 경제위기는 결국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와 그렉시트(그리스의 탈유로존) 사태를 맞게 되는 것일까.
 

그리스 구제금융 체제 종료일(30일)을 불과 열흘 남짓 앞두고 18일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룩셈부르크에 모여 그리스 정부가 제출한 개혁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지만, 예상대로 타협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성명을 통해 "그리스 문제를 정치적 최고위급 차원에서 긴급 토론할 필요가 있다"며, 오는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긴급 정상회의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회의일은 25일이었다. 


만약 30일까지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구제금융 잔여분 72억 유로(약9조원)가 집행되지 않을 경우, 그리스는 국제통화기금(IMF)에 16억 유로를 갚지 못해 디폴트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IMF규정에 따르면 회원국이 상환일에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면 1개월간의 유예기간이 주어지지만, 그리스는 이미 지난 5일을 포함해 이달 중 4차례의 상환일정을 월말로 미뤘기 때문에 유예기간을 적용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역시 18일 "그리스의 상환일은 오는 30일이며 유예기간을 주지 않겠다"면서 "그리스 정부는 ‘눈속임(smoke and mirrors)’이 아닌 신뢰성있는 제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이 정면출동하고 있는 사항은 연금개혁과 세제개혁이다. 야누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18일 밤 카티메리니 등과 가진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포괄적 개혁안을 내놓았는데도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네덜란드 재무장관) 등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하면서 우리에게만 책임을 떠넘겼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특히 "이미 높을대로 높은 세율을 더 높이고, 사회의 최약자들에 대한 지원을 줄이라는 단순한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데이셀블룸 의장은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은 재정수지 목표를 달성하는데 부족하다"며 "며칠내로 새로운 개혁안을 제출하도록 그리스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카티메리니는 "그리스가 유로존으로부터 강제 퇴출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란 질문에 데이셀블룸 의장이 "지금 우리가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한편 디폴트 공포가 고조되면서, 그리스에서는 은행예금이 대거 인출되는 ‘뱅크런(bank run)’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리스 은행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정부의 금융통제정책을 우려한 예금자들이 지난 15~17일 약 20억 유로를 인출했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 5월 그리스 정부의 조세수입이 9억 유로(잠정치)로 목표치의 24%에 불과했다면서, 정부의 돈줄이 마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7일 그리스 중앙은행은 의회에 제출한  연례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그리스 은행에서 인출된 돈이 300억 유로 규모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