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와 벨기에에 대한 개인적인 인상은 꽃과 초콜렛에 진심인 나라, 아니, 미친 나라들이라는 겁니다. 물론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튜울립 때문에 버블경제와 경기침체까지 겪은 나라이고, 벨기에는 세계에서 1인당 초콜렛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라는 건 이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가보니,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이 나라 만의 독특한 꽃문화를 느꼈고, 벨기에에서는 초콜렛에 대한 자긍심이 느껴졌습니다. 물론 감튀도 있고, 홍합도 있고, 와플도 있고, 치즈도 있지요^^
네덜란드에 있는 동안 마침 튜울립 축제가 열리고 있어서 , 암스테르담 인근 큐켄호프 공원을 찾았습니다.
제가 갔을 땐, 아직 야외엔 튜울립이 덜 피었고 실내 전시장에서 다양한 튜울립들을 만날 수있었습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어르신들은 꽃사진찍기에 열광하는듯해요^^
심지어 기념품 숍에서 파는 가방도 튜울립 모양입니다.
김치에 진심인 우리나라에 김치냉장고가 있듯이, 튜울립에 진심인 네덜란드엔 튜을립 전용 꽃병이 있더라고요. 바로 이겁니다.
델프트에 있는 로열 델프트 도자기 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구매해, 튜울립을 꽂아 호텔방 선반을 장식해봤습니다. 마음같아선 이것보다 더 크고 멋진 꽃병을 사가지고 오고 싶었어요.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0층에 있는 도자기 등 공예 전시관에서 만난 로열 델프트사의 거대한 꽃병입니다. 분리할 수있는 꽃병들을 쌓아서 탑으로 만들었네요. 진정 꽃에 미치지 않고서야....이런 꽃병은 생전 처음 봅니다.
아래 사진은 로열 델프트 박물관에서 만난 꽃병. 튜울립 말고도 다양한 꽃들을 이렇게 아름답게 꽂아놓았네요.
그리고, 박물관 안에 있는 카페에서 애프터눈 티를 마시는 호사를 누려봤습니다. 모든 식기가 이 회사에서 만든 것들이예요. 다소 비싼 가격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애프터눈 티 가격이 만만치 않은 것을 생각해보면, 언제 또 델프트에서 이런 경험을 할까 싶어 과감한 투자를 해보았습니다.^^
암스테르담 운하 옆의 기울어진 건물들이 서로 어깨를 맞대고 지탱해주면서 서있는 모습. 내부 바닥도 기울어져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암스테르담 곳곳에서 '트리플 x' 표시를 흔하게 만날 수있습니다. 십자가에서 순교한 성자 성자 안드레아스의 십자가에서 따왔다는 설도 있고, 세금 전쟁 질병을 거부한다는 뜻이란 설도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 암스테르담 고유의 문장에 대한 시민들의 사랑과 자긍심은 지금도 큰 듯합니다.
잔세스칸스의 풍차풍경, 잔담의 레고같은 건물들도 인상적이었어요. 풍차마을을 찾았을땐 날씨가 10분마다 바뀌고 우박까지 내려서 제대로 구경하기도 힘들었다는... 네덜란드의 변덕스런 날씨의 끝판왕!!!
벨기에는 기대했던 것보다 볼 거리가 많은 나라였어요.
먼저 브뤼셀의 랜드마크 그랑플라스. 봄철에 꽃카페트가 깔리는 곳이죠. 사진과 방송화면으로 보던 것보다는 작은 크기였지만, 주변 건물들이 워낙 높아서 사진 한장에 담을 수없어요.
광장 주변에는 초콜렛 가게들이 지천입니다. 쇼윈도에 진열된 스틱들은 끝에 초콜렛 덩어리가 뭉쳐있는 형태인데, 컵에 뜨거운 물을 받아 스틱을 넣으면 초콜렛이 풀리면서 핫 초콜렛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못보던 신문물!! ㅎㅎ
아래의 초콜렛 흉상은 브뤼셀 구 시가의 유명한 아케이드인 갈르리 생튀베르 (Gallery St. Hubert)에 있는 프리미엄 초콜렛 브랜드 노이하우스(Neuhaus) 본점을 지키는 창업자 장 노이하우스. 한입 크기로 만든 프랄린 초콜렛의 발명자로 유명하죠. 벨기에를 대표하는 초콜렛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있을까 싶지만, 단 한개의 카카오 열매도 생산하지 않는 벨기에가 초콜렛 중심지가 될 수있었던 것은 제국주의의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더구나 아프리카 콩고에서 끔찍한 악행을 자행했던 레오폴드 2세의 국가라는 점을 떠올리면 입안에서 녹는 초콜렛의 향긋한 향기와 단맛이 편치 않아지는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벨기에는 맥주와 레이스 공예로도 유명하죠.
그리고 와플... 벨기에에 왔으니 초콜렛 소스를 왕창 끼얹어 와플 한개를 먹고 난 후 , 이것으로 됐다...싶었습니다.
유럽 3대 허무 관광지 중 하나라는 브뤼셀 오줌싸개 동상...진짜 쪼그마했어요. 오늘은 우편배달부 같은 옷을 입고 있네요.
벨기에는 만화왕국이기도 하죠. 이 나라 사람들은 뭐든 했다 하면 미치는 모양입니다. 중앙역 가는 길에 만난 스머프. 스머프에서 저의 최애캐릭터는 투덜이 스머트와 가가멜, 그리고 고양이 아즈라엘 !!
안트베르펜 광장의 동상.
분수대 보수 공사 중인데, 손에 들고 있는 저 노란 플라스틱은 뭔가... 궁금해 집에 돌아와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많은 스토리가 담겨 있었네요
전설에 따르면, 옛날옛적에 거인이 안트베르펜 옆을 흐르는 강을 오가는 뱃사공들에게 통행료를 받았는데 안 내거나 못내는 사공의 손을 잘라서 강물에 던져버렸대요. '손을 던지다'란 독일어에서 유래한 안트베르펜이 이 곳의 이름이 됐다고 해요. 거인의 악행에 큰 고통을 받던 중 용감한 한 소년이 몰래 거인이 살고 있던 성 안에 들어가 거인의 목을 베어버렸고, 이후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오갈 수있게 됐답니다.
그러고 보니까, 저 동상의 남자가 바로 그 소년인 모양입니다. 노란 플라스틱 손은 문제의 잘려나간 손인 듯합니다. 공사전 사진을 보니, 소년이 들고 있는 손모가지 가운데에서 물이 쪼르륵 흘러나오네요. 그렇다면 , 그 물은 잘려나간 손목의 동맥에서 흐르는 피란 뜻? 오줌싸개 동상도 그렇고, 벨기에 사람들의 상상력이 특이한 듯합니다. ㅎㅎㅎ. 참고로, 공사전 모습은 이렇습니다.
강 옆에 고성이 있는데, 거인이 살았던 곳일까요?
아름다운 안트베르펜 중앙역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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