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더’ 속의 엄마는 달리고 또 달린다. 나가 노는 데만 정신이 팔린 아들 입에 밥 한숟가락이라도 더 넣어주기 위해, 억울한 ‘내 새끼’의 누명을 벗길 증거를 찾기 위해 엄마는 시장통으로, 어둡고 좁은 골목길로, 인적이 뜸한 들판으로 정신없이 달린다. 그 엄마를 연기한 배우 김혜자(사진)씨 역시 현실세계에서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끔찍한 빈곤과 질병 속에 놓여있는 아이들을 품에 안기 위해서, 그 비극을 세상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그는 애당초 그 일을 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50여년 동안 연기자의 길을 열심히 걸어온 배우로서, 자식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손자손녀까지 둔 할머니로서 안락한 삶을 누릴 자격이 충분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20여년 동안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굶어 죽어가는 아이들 입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