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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촌것, 제주 올레를 가다(4) -거문오름을 가다

bluefox61 2013. 11. 1. 16:04

지난 4월말 제주를 여행한지 꼭 반년만인 10월말 다시 제주를 찾았습니다. 봄의 제주와 가을의 제주가 어떻게 변했을지 참 궁금했더랬습니다. 이번 일정은 봄 여행때보다 조금 짧았지만, 거문오름과 올레의 시작점인 1코스를 걸을 수있어서 행복했습니다.

10월말의 제주는 바람이 조금 세게 불기는 했지만 , 한낮에는 따가운 햇살이 여름의 끝자락을 느끼게 할 정도였습니다.

새파란 하늘, 온갖 오묘한 색깔을 내는 제주의 바다, 그리고 유난히 순하디 순한 제주 강아지들이 사랑스러운 곳.

서울 김포공항에 내리자마자, 다시 제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우선 , 거문오름을 소개합니다. 올레 코스에 포함돼있지는 않은 거문오름은 제주 동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오름 중에는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 거문오름은 분화구 내 울창한 산림지대가 검고 음산한 기운을 띠는데서 유래되었으며,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을 포함하고 있지요. 용암이 흘러나가며 만든 말굽형 분화구의 형태를 보입니다. 만장굴 등 제주의 유명한 굴들이 이 거문오름의 화산활동으로 형성됐다지요. 미리 예약해야하고, 반드시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야하는 거문오름 안으로 들어가봤습니다.

 

자, 우리의 가이드를 소개합니다.

지역 주민인데, 자원봉사로 거문오름 가이드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거문오름은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는만큼 ,가이드 분들의 지식이 풍부한 것같더군요.

원래 외지분(제주 말로는 '육지 것')인데, 사투리를 적절히 구사하고 제주 설화도 소개해주는 등 제주 사랑이 지극하신 분 같더군요.

 

 

거문오름 탐방로로 들어갑니다.. 핸 폰 사진이 열악해서 느낌이 잘 안사는데, 웬지 신성한 곳으로 발을 디디는 느낌이랄까...

 

 

탐방로를 조금 올라가면 넓은 들판이 나오고..

 

자, 이제 거문오름의 분화구로 이어지는 태극길 탐방로가 시작됩니다.

거문오름의 분화구입니다. 오름을 많이 가보지는 않았지만, 나무없이 잡목만 우거진 곳도 있고 완만한 곳이 있는가하면

가파른 곳도 있는 등 아주 다양합니다. 제주를 오름의 천국이라고들 하는데, 그 매력도 다양하기 짝이 없는 듯합니다.

거문오름의 분화구 내부는 이렇게 원시림에 가까운 상태입니다. 제주말로 곶자왈이라고 하지요.

분화구 안으로 난 탐방로를 걸어가다보면, 정말 사람의 접근이 힘들겠구나..란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래도 분화구의 입구쪽에는 이렇게 인공 삼나무가 조성돼있습니다. 하늘을 가릴 정도이지요. 일제시대에 이곳에 빨리 자라는 수종인 삼나무를 심었다고 합니다.

 

초록색 이끼가 곱게 끼인 삼나무에 아침 햇살이 비춥니다.

 

 

곳곳에는 이렇게 검은 구멍이 나있습니다. 곶자왈의 숨골이라고 하던가요.. 왠지 으스스...

 

 

아래 빨간 열매같은 것이 붙어있는 식물이 무엇일까요.

답은 바로 천남성 !!! 사약의 성분이라고합니다.

열매에 독성이 있답니다. 호기심에 한번 입안에 열매를 넣어보는 것은 금물!

가이드 말로는 어떤 분이 그랬다가 쓰러져서 , 119 구급대가 달려오고 난리도 아니었답니다.

 

 

 약 3시간 정도의 코스를 돌고 나면, 아까 길이 갈라 졌던 들판이 다시 나옵니다.

바람에 억새풀이 머릿결을 마구 흔들어대고 있네요.

제주 여행은 사시사철 좋지만, 가을에는 또 이런 낭만적인 풍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