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여우의 세상 이야기/내가 본 세계

사카슈빌리 전 조지아 대통령, "내가 다음 차례는 우크라이나라고 했잖아"

bluefox61 2014. 3. 5. 11:05

 

 " 조지아 다음은 우크라이나 차례라고 내가 이미 2008년에 경고했지만 서방 국가들은 무시했다. 심지어 망상으로 치부당하기까지 했다.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장악한 블라디미르 푸틴의 행보와 서방 국가들의 대응방식을 보면서 나는 데자뷔(기시감)를 느꼈다."


 지난 2008년 8월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전쟁을 치른 끝에 패배했던 조지아(그루지야)의 미하일 샤카슈빌리( 46·사진·재임기간 2004∼2013년) 전 대통령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4일자에 기고한 칼럼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서방 각국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푸틴이 약 6년 전 당시 조지아 내 자치공화국이었던 남오세티야를 침공해 조지아 군과 전쟁을 벌이면서 내세웠던 명분과 과정이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와 판박이처럼 닮았다고 주장했다.

 

  2008년 당시총리였던 푸틴이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의 러시아계 주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국경넘어 침공했고, 이번에도 크림반도에 병력을 투입시키면서 똑같은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또 푸틴이 침공을 단행하기 오래전부터 이 지역의 친러 분리주의자들을 선동, 교육, 무장시켰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샤카슈빌리는 지적했다. 당시 국제사회에서는 샤카슈빌리가 분리독립을 막는다며  남오세티야에 군대를 투입하는 '무리수'를 뒀다는 비판이 많았지만, 사실은 푸틴이 오래전부터 조지아를 도발해 전쟁을 유인했다는 것이다. 샤카슈빌리는 전쟁이 발발하기전 베이징(北京)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려고 출국하기 전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 항구에서 러시아 흑해함대 소속 전함들이 조지아 근해로 이동하고 있다는 정보를 받았던 사실을 칼럼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조지아와 러시아 간의 전쟁은 약1주일만에 국제사회의 중재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서 끝났지만 사실은 조지아의 일방적인 패배였다. 러시아는 현재까지도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에 상당수의 러시아 군을 주둔시켜 평화협정 조항을 어기고 있다. 더 나아가 조지아 정부와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를 독립국가로 인정해 조지아로부터의 분리독립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샤카슈빌리는 칼럼에서 "만약 서방 각국들이 도와달라는 우리의 요청을 받아들였더라면 러시아의 조지아 침략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서방이 적절히 대응했더라면 우크라이나 침략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방 정부는 (러시아 대신) 조지아 탓을 하는 '전문가 바보들'의 말에 귀 기울였다"고 비판하기까지 했다. 샤카슈빌리는 " 푸틴의 야욕은 조지아, 우크라이나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다음 차례는 발트해 국가(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 이것은 막고 싶다면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지금 즉시 행동을 취해 경제제재부터 군사적 억제까지 모든 옵션을 고려하라"고 주문했다.

 

 샤카슈빌리는 지난 2013년 경제난과 러시아와의 패전 책임 등을 묻는 반정부시위로 인해 퇴진, 현재 미국 보스턴 근교 터프츠대의 국제법 및 외교전문 대학원인 플레처스쿨에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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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패배하는 4가지 이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도박'이 결국 실패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타임지는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패배하는 4가지 이유'란 제목의 4일자 인터넷판 기사에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국민과 핵심 동맹국들의 외면과 경제적, 외교적 위기로 인해 "이득보다는 손해를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푸틴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바로 러시아 국민들의 여론이다. 푸틴은 4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인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주장했지만, 정작 러시아 국민들은 자국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에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3일 국립연구소 WCIOM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 우크라이나의 합법적인 정권을 퇴진시킨데 대해 러시아가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란 문항에 대해 무려 73%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지지 반응을 노골적으로 끌어내려는 표현에도 불구하고 , 응답자의 절대 다수가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최근 국영언론들이 우크라이나 반정부 세력을 '나치''극단주의자'로 보도해왔다는 점에서 의외의 결과인 셈이다.
 러시아 핵심 동맹국들도 푸틴의 개입 전략과 가능한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3일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관련국 모두에게 군사력 사용 중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국가'로 불리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더 루카셴코 대통령조차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 당시에는 친서방 세력을 비판했지만, 정작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군을 투입한 이후에는 일체의 지지의사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심지어 키예프 주재 자국 대사를 통해 과도정부의 성공을 기원하기까지 했다.
 경제상황도 푸틴의 발목을 잡고 있다.크림 반도에 대한 군 투입이 단행된 이후인 지난 3일 러시아 주가는 무려 10%포인트나 추락했다. 이날 하룻동안 공중으로 사라진 금액이 무려 600억 달러(64조 2359억원) 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푸틴이 소치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쏟아부었던 510억 달러보다 많은 돈이 단 하룻동안 사라져버린 것이다. 최근들어 루블화 가치의 추락과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러시아 경제에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이런 이유로 미국에서는 대러 경제압박론이 힘을 얻고있다. 월스트리저널은 5일자 사설에서  러시아의 경제문제는 우크라이나에 집착하는 푸틴에게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타임은  미국과 유럽이 밀어부치고 있는 '러시아 고립화'전략으로 인해 푸틴 대통령이 중대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