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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역사여행-⑤앙카라 : 아타튀르크를 찾아서...

튀르키예를 여행하는 분들 중 수도 앙카라를 찾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합니다. 아무래도 튀르키예 관광의 중심은 이스탄불이고 앙카라는 행정수도의 이미지가 강해서이겠지요. 특히 오스만제국이 망하고 20세기 현대 튀르키예 공화국이 출범하면서 수도가 된 곳이어서 역사적 관광지가 많지 않을 것이란 느낌 때문이기도 한 듯합니다.  제가 앙카라를 여행하고 보니, 확실히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떨어지는게 사실입니다. 앙카라의 역사는 기원전 2000년 경까지 거슬러올라가지만 고대 유적지는 그리 많지 않은 듯하더군요. 아래 사진은 앙카라 구시가지역인 울루스에 있는 앙카라 성의 모습입니다. 앙카라는 1356년 2대 술탄때 오스만 제국의 영토가 되었으며, 1차세계대전 종반쯤  민족주의 지도자 무스타파 케말(케말 아타튀르크)가 ..

튀르키예 역사여행-④에페수스 : 이오니아&헬레니즘 문명을 만나다

어린 시절 제가 사랑했던 책들 중 전집이 있었습니다. 거의 매일 끼고 살다시피할 정도로 그 책을 너무너무 사랑했었죠.  이 글을 쓰면서 혹시~~ 하고 찾아봤더니, 기억하고 있던대로 역시나 삼성출판사에서 출판된게 맞네요. 책을 좋아하는 딸내미를 위해 아버지께서 아마도 거금을 내고 집에 들이셨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래는 그 책의 광고입니다. "서가에 하이센스한 품격을 더해주는"이라고 했는데, 품격까지는 모르겠고, 겉장이 너덜너덜해지도록 읽고 또 읽고 했던 기억은 납니다.  그 책의 특징은 통사적 시각뿐만 아니라 당시엔 드믈게 칼라사진 도판이 매우 많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제 기억에 남아있는 많은 사진들 중엔 앞부분만 남은 오래된 돌건물 사진도 있었어요.  로마시대에 세워진 도서관 유적이란 설명이었죠. 그 ..

튀르키예 역사여행-⓷히에라폴리스 : 로마제국의 신성한 도시

'목화의 성'이란 뜻을 가진 파묵칼레 언덕 위에는 2000년이 넘는 로마시대의 도시 '히에라폴리스'가 있습니다. '히에라'는 '성스러운'이란 뜻이고, 폴리스는 '도시'란 뜻이죠.  파묵칼에의 온천수가 흐르는 새하얀 계단식 석회붕도   아름다웠지만,  더 흥미로웠던 것은 2000년 넘는 역사를 간직한 히에라폴리스 유적지였습니다. 이 곳에 이토록 드넓은 도시를 세운 사람들은 누구였을까요? 이 언덕 위에서 살며 온천 목욕을 즐기고, 오늘날의 헬스센터에서 처럼 체육관 시설을 이용하고, 공부하고, 원형극장에서 연극과 음악 공연을 즐겼던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요? 그리고, 한때 화려하고 번영했던 이 도시는 왜 멸망해 지금과 같은 폐허가 됐을까요?    히에라폴리스는 원래 기원전 7세기에 프리기아라는 소왕국에 ..

튀르키예 역사여행-⓶이스탄불 : 술탄 메메트 2세를 찾아서...

하기아 소피아 그랜드 모스크 내부. 거대한 크기의 원판 8개가 걸려있는데,  알라와 무함마드(마호메트), 그리고 초기 칼리프들의 이름이 씌여있습니다. 사진에서 오른쪽 두번째 글씨가 바로 '알라'입니다. 현지 가이드 덕분에 어디서든 이 글씨를 바로 알아볼 수있게 됐습니다.    이스탄불 여행은 대부분 하기아 소피아 그랜드 모스크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술탄 메메트 2세 역시 1453년 5월 29일 콘스탄티노플에 입성하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이 바로 이 하기아 소피아였습니다. 공방전이 이어지는 동안 수많은 시민들이 이 곳에서 모여 공포에 떨며 기도를 올렸다지요.  메메트 2세는 성당에 들어서기전 병사들이 베어온 콘스탄티누스 11세의 목을 성당 앞 원주에 내다 걸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동로마 제국을 세..

튀르키예 역사여행-⓵이스탄불 : 술탄 메메트 2세를 찾아서...

"스물 한 살의 젊은이는 오후 두 시가 조금 지났을때 대신들과 장군들, 거기에 이슬람교 고승들까지 거느리고 예니체리 군단 정예병의 호위를 받으며 카리시우스 문을 지나 콘스탄티노플에 입성했다.그는 이제서야 자기 것이 된 이 도시를 차분히 음미하려는 듯 큰 길 위로 천천히 말을 몰았다...성 소피아 대성당 앞까지 왔을때 메메트 2세는 말에서 내렸다. 그리고 몸을 숙여 한줌 흙을 쥐어 터번 위에서부터 흩뿌렸다... 성 소피아 대성당을 나온 술탄은 근처에 있는 황폐해진 구 황궁에 들른 뒤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방치된 고대 로마식경기장을 둘러보았다. 연후에 또다른 큰 길을 따라 페가에 문을 지나  자신의 천막으로 돌아왔다. 술탄의 순시가 이뤄지는 동안 저항의 총소리 하나 나지 않았고, 정복된 사람들 중에 말 앞을 ..